시즌 초반 분위기가 사뭇 다른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 모두 선장이 바뀐 가운데 한 팀은 아직까지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하위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고, 한 팀은 6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2위에 올라 우승을 노리고 있다.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늑대축구와 철퇴축구로 대변되는 인천과 울산이 4월 19일 일요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역대상대전적에서는 울산이 16승 7무 9패로 우열을 점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는 1승 1무 1패로 호각세를 보인 두 팀이다.

시즌 전, 홈팀 인천은 팬들의 우려를 살 만큼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감독선임 작업에서의 잡음과 주축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인한 조직력 와해 등으로 인해 이번 시즌 강등후보 1순위로 뽑힐 만큼 약체로 평가됐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인천의 축구를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늑대로 비유하며 인천이 결코 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다짐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천은 12팀 중 4무 2패로 10위에 올라있다. 인천의 문제점은 득점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에 있다. 개막전인 광주와의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이후 멀티골을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인천이다. 다만,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비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4경기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을 정도로 수비조직력이 올라오고 있는 인천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트윈타워를 보유하고 있는 울산을 상대로도 강력한 수비를 뽐낼 예정이다. 하지만 인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디까지나 너무나 빈약한 득점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전방의 케빈과 이천수 등이 더욱 분발하여야 울산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길 수 있다.

원정팀 울산은 현재 6경기 무패행진(3승3무)을 달리며 2위에 올라 1위 전북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신임 윤정환 감독의 스타일이 완벽히 팀에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다. 트윈타워로 불리는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과 김신욱의 활용에도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울산이다. 리그 대표 장신공격수로 대변되는 두 선수는 울산의 최전방에 있어 최대의 고민거리라 할 수 있다.

시즌 초 4-2-3-1 전술을 활용하며 부상에서 막 복귀한 김신욱 대신 양동현을 적극 활용한 윤정환 감독은 양동현의 활약이 이어지며 재미를 봤다. 하지만 김신욱의 컨디션이 올라온 이후의 경기에서 양동현과 김신욱의 투톱을 가동하는 4-4-2 전술을 활용하였지만 경기내용적 측면에서 많은 불안함을 보이며 윤정환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들었다.

일단 지난 수원전에서는 다시 4-2-3-1 전술로 돌아가 양동현이 원톱으로 출전하였다. 이번 경기 역시 양동현이 선발로 출전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신욱과 양동현, 두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윤정환 감독이 찾았을지 주목이 된다.

예상 선발 라인업

예상 선발 라인업 인천 4-1-4-1 울산 4-2-3-1

▲ 예상 선발 라인업 인천 4-1-4-1 울산 4-2-3-1 ⓒ 황경수


Key Player

이제는 터져야 한다

벨기에 국적의 케빈은 2012년 대전에 입단하며 K리그에 데뷔하였다. 이듬해 전북 현대를 거쳐 2014년에는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올해 인천에 입단하며 다시 K리그로 돌아온 케빈은 192cm의 큰 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가 강점인 선수다. 또한 활동반경도 넓어 수비 시는 물론 공격 시에도 많은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케빈이 이번 시즌 아직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득점 없이 도움만 1개를 기록하고 있는 케빈은 인천의 승리를 위해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득점포를 가동해야 한다. 현재 인천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0.66득점으로 1골을 채 넣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빈약한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를 필두로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는 울산의 골문을 열기 위해서 케빈의 분발의 요구되는 이유이다. 장신의 케빈이 울산의 수비수들을 괴롭혀 줄 때 양쪽 측면의 윙어들이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는 인천의 플레이 특성상 더 많은 찬스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케빈 개인적으로도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울산을 상대로 K리그 복귀골을 터뜨린다면 앞으로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인천의 득점을 책임지는 케빈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패스마스터, 경기를 지배하라

인천전에서 울산의 핵심이 돼줘야 할 선수는 바로 우즈베키스탄 패스마스터, 제파로프이다. 이번 시즌 울산으로 이적한 후, 윤정환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 잡은 제파로프는 특유의 정확한 패스와 넓은 시야를 이용해 울산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제파로프를 거치는 패스를 통한 공격이 울산의 첫 번째 공격옵션일 정도로 제파로프가 현재 울산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제파로프가 이번 경기에서 울산의 공격을 다시 한 번 이끌어줘야 한다. 강력한 전방압박을 구사하는 인천의 수비를 깨기 위해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제파로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파로프의 좌우, 전방을 가리지 않고 연결되는 패스를 이용해 인천의 전방압박 수비를 무너뜨린다면 울산의 공격진들은 더욱 수월하게 인천의 수비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인천의 압박수비가 효과적을 제파로프를 봉쇄한다면 울산의 공격도 같이 봉쇄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울산의 측면 공격을 맡고 선수들이 적절히 제파로프를 지원하며 인천의 수비가 분산되도록 움직여줄 필요가 있다.

득점이 터진다면 측면에서 시작 될 확률이 높다

하위권과 상위권에 올라 시즌 초반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천과 울산이지만 공통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수비 시 측면에 대한 방어가 약하다는 점이다.

인천의 기본 수비 포메이션은 4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공격 시 인천의 4백은 3백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수비를 두텁게 유지하면서 공격을 전개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는 공격이 끊겼을 때 상대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전방압박을 구사하려는 포석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방압박을 구사할 때 인천의 측면은 순간적으로 허점을 노출하게 된다.

3백을 바탕으로 펼치는 수비의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인천의 양쪽 풀백들은 공격으로 나설 시 마치 미드필드의 윙어와 같은 움직임을 가지며 상대진영 깊숙한 곳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한다. 이때 인천 수비진영의 3백은 가운데를 두텁게 하는 수비적 움직임을 가지며 상대역습에 대비하게 되는데 가운데를 두텁게 하다 보니 측면에 대한 대비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인천의 이러한 측면수비의 허점을 울산의 측면공격수들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공략한다면 인천의 골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울산 또한 수비에서 측면에 대한 허점을 가지고 있다. 울산이 치른 최근 두 경기(대전, 수원전)에서의 실점장면을 보면 상대팀이 순간적인 측면전환 패스를 활용할 시 거기에 대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실점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팀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벌려주는 패스를 시도할 때 울산의 미드필드 진영의 선수들과 수비진영의 선수들이 빠르게 자신들의 가운데 진영을 보강하며 측면전환 패스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취해야 하는데 이러한 대처가 늦으니 순간적으로 수비진영의 가운데에서 허점을 노출하게 되고, 이 허점이 실점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울산의 불안한 측면수비는 공격 시 깊숙한 곳까지 올라가는 양쪽 풀백들의 움직임도 한몫 한다 할 수 있다. 울산의 양쪽 풀백들은 공격상황에서 측면공격을 주 무기로 하는 울산의 팀플레이 특성상 상대진영 깊숙한 곳까지 공격에 가담하게 된다. 이때 순간적인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수비에 복귀하지 못하며 상대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허용할 때가 많다. 따라서 인천이 이번 경기에서 울산의 골문을 열기 위해서 이런 허점을 철저히 공략해야 할 것이다.

양 팀 모두 측면수비에 허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는 측면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 예상된다. 인천과 울산의 맞대결에서 골이 터진다면 측면에서 시작될 확률이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경기일정

전북 VS 제주 - 4월 18일(토) 오후 2시 전주 월드컵경기장

수원 VS 서울 - 4월 18일(토) 오후 3시 수원 월드컵경기장

광주 VS 성남 - 4월 18일(토) 오후 4시 목포 축구센터

부산 VS 전남 - 4월 19일(일) 오후 4시 부산 아시아드경기장

대전 VS 포항 - 4월 19일(일) 오후 4시 대전 월드컵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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