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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한 달 약값만 1천만원에 육박하던 다국적 제약사 한국화이자의 비(非)소세포폐암 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가 내달부터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여 환자의 약값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18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보험약값을 결정하는 협상절차에 따라 한국화이자와 건강보험공단은 잴코리에 대한 약값 협상을 벌여 협상마감 시한을 넘기기 바로 직전인 지난 6일 밤늦게 가까스로 협상을 타결했다.

복지부는 오는 29일 건강보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협상결과를 보고하고 반대의견이 없으면, 5월 1일부터 잴코리를 약제급여목록에 올려 건강보험을 적용할 예정이다.

양측이 합의한 잴코리 보험약값 상한가격은 1캡슐당 12만4천원이다. 애초 한국화이자가 협상 신청한 잴코리 보험약값보다 1만원 가량 낮은 가격으로 전해졌다.

건강보험공단은 잴코리에 이른바 '위험분담제'를 적용해 보험급여를 해주는 대신 매출액의 일부를 한국화이자로부터 되돌려받기로 했다.

위험분담제는 건강보험당국이 경제성(비용 대비 효과성)이 떨어지는 신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주되, 제약사는 보험재정에 지나친 충격이 가지 않도록 일정 비율의 매출액을 내놓기로 서로 합의하는 것이다.

신약의 약값 부담을 건강보험당국과 제약회사가 나누는 것으로, 제약사는 높은 보험 약값을 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당국은 보험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잴코리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비(非)급여약'으로 환자는 의사처방을 받아 1캡슐당 16만원 정도에, 하루에 보통 2캡슐씩 복용해야 했다. 하루에 32만원, 한 달에 960만원, 1년에 1억1천500만원의 비싼 약값을 부담했다.

암치료제는 보험 약값의 95%를 국가가 떠맡고 환자 자신은 5%만 부담하면 된다. 따라서 잴코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한 달에 잴코리 약값으로 37만원 가량만 내면 된다. 한 달에 약 1천만원에서 37만원으로 약값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폐암은 조직형에 따라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非)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90%를 차지한다.

잴코리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유전자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표적치료제이다.

2010~2012년 전 세계 21개국, 105개 센터, 347명의 환자 대상으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동완 교수가 대표 저자(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잴코리 3상 임상시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잴코리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을 8개월 정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의 신체와 감정기능이 개선되는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였다.

잴코리의 적용대상이 되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환자는 전체 비소세포폐암환자의 약 3~5%이며 국내에는 400명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건강보험, #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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