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가 경남대학교를 꺾고 팀 역사상 최초로 춘계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인하대가 17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전' 결승전에서 선발 이도현의 짠물피칭에 힘입어 5-0으로 경남대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양 팀 모두 춘계리그 우승은 전무. 팀 역사상 최초 춘계리그 우승을 위해 두 팀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됐다.

지난해 선수권대회 준우승의 한을 풀겠다, 인하대

인하대는 지난해 제69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동국대와 우승을 놓고 일전을 펼쳤다. 결과는 8-5 동국대의 승리. 역전에 재역전이 거듭된 혈투 끝에 아쉽게 패하며 인하대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한 올해 인하대의 선수진은 투타의 균형이 안정적이다.

선수권대회 감투상에 빛나는 에이스 임서준(4학년, 우완)을 비롯해 지난해 선수권대회 깜짝 선발 이도현(2학년, 우완), 문성우(4학년, 좌완), 정성종(2학년, 우완), 박성모(2학년, 좌완)가 팀 평균자책점 1.86으로 이번 춘계리그 인하대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타선에서도 준우승 당시 탄탄한 전력이 유지되고 있다. 이성규(4학년, 내야수), 이찬기(4학년, 외야수), 채상현(4학년, 외야수), 김두환(3학년, 내야수), 배광환(3학년, 외야수), 조장근(2학년, 내야수), 김태연(2학년, 내야수)이 아직 건재하다. 여기에 배명고 출신 신입생 오선우의 활약도 눈여겨볼만하다. 채상현과 오선우는 이번 대회 7경기 동안 22안타 16타점을 합작하며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을 노린다, 경남대

경남대는 1982년 야구부 창단 이후 아직 메이저급 전국대회에서 우승컵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이 없다. 1993년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와 2003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거둔 준우승을 거둔 것이 전부. 하지만 모교 출신 2007년 김용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경남대는 서서히 달라졌다. 최근 3년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8명의 선수들이 부름을 받으며 높아진 경남대의 위상을 입증했다.

올 시즌 시작까지만 해도 경남대는 우승권이란 평가는 받지 못했다. D조 3위를 기록하며 턱걸이로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경남대는 첫 경기부터 암초를 만났다. 바로 지난해 춘계리그 포함 4개 대회 우승컵을 독식한 동국대와 경기를 펼치게 된 것이다.

영원한 강자와 약자가 없는 것이 스포츠라고 했던가. 경남대는 동국대를 4-3으로 무찌르고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인 디지털서울문예대마저 6-5 한 점차로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홍익대와의 준결승전 역시 만만치 않았다. 3-0으로 뒤지고 있던 8회 대거 7득점을 몰아치며 7-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민준(4학년, 사이드암)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4승 2패 3.3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최동우(3학년, 우완), 조성현(3학년, 사이드암)이 이민준의 뒤를 받힌다. 타선에서는 김준완(4학년, 내야수)이 7경기 28타수 12안타 2타점으로 4할대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준결승전에서는 임승빈이 5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어제도 홈런, 오늘도 홈런…계속된 인하대의 홈런행진

인하대는 준결승전과 마찬가지로 우완 이도현(2학년, 우완)을, 경남대는 에이스 이민준(4학년, 사이드암)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양 팀 모두 1회는 득점 없이 마쳤다.

인하대 김두환의 투런포로 0의 균형을 일찍이 깼다. 2회말 선두타자 김태훈이 유격수 키를 넘기고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김태훈은 빠른 발을 앞세운 공격적인 러닝으로 2루까지 들어갔다.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던 오선우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1사 2루가 됐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두환이 경남대 선발 이민준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일찍이 터진 김두환의 홈런에 힘입어 인하대가 먼저 2-0 리드를 잡았다.

5회 인하대가 두 점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내야안타와 상대실책,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성규의 희생번트로 2,3루를 채운 인하대는 채상현의 싹쓸이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경남대는 6회까지 매회 안타를 하나씩을 쳐내며 득점권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7회 인하대가 대타로 출전한 설재욱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5-0을 만들었다.

경남대, 약속의 8회는 오지 않았다

지난 준결승전 8회에만 대거 7득점하며 대역전승을 만들어낸 경남대. 이 경기 역시 8회에 다시 한 번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기대됐다. 선두주자 임승빈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임태경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추격을 위한 물꼬를 텄다.

이어 타석에는 김준완이 들어섰다. 올 시즌 경남대 내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선수(준결승까지 타율 0.429). 김준완이 중전안타를 쳐내며 1사 1,2의 좋은 기회가 만들어지나 싶었다. 하지만 이 때 선행주자 임태경이 오버런으로 태그아웃 당하며 득점권 주자가 사라졌다.

인하대는 7⅔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이도현을 내리고 에이스 임서준을 내보냈다. 경남대 타자들은 바뀐 투수 임서준을 상대로 9회 안타 두 개를 뽑아냈으나 박준호의 5-4-3 병살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경기는 그대로 인하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인하대, 팀 역사상 최초 춘계리그 우승컵 들다

인하대는 이번 대회 예선 5경기 전승을 거두고 8강에 선착했다. 결승에 오기까지 인하대는 두 번의 역전승을 거뒀다. 성균관대와의 8강전에서 7회 5점을 몰아치며 7-5 역전승을 거둔 인하대는 준결승전에서도 건국대를 상대로 5회 터진 오선우의 역전 쓰리런에 힘입어 9-5 역전승을 거뒀다.

인하대는 결승전 경기에서 준결승전과 마찬가지로 우완 이도현을 먼저 선발로 내세웠다. 이 날 이도현이 경남대를 상대로 호투하며 상대적으로 에이스 임서준이 등판이 늦춰졌다. 이도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서준 역시 9회 두 개의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위기를 병살타로 모면하며 팀의 영봉승을 지켜냈다.

2015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는 인하대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인하대는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춘계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을 산뜻하게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치룬 대회보다 앞으로 치룰 대회가 더 많다. 춘계리그 우승을 바탕으로 인하대가 올 시즌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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