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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가 16일 밤 JTBC <뉴스룸>을 마무리하면서 전날 불거진 취재윤리 위반 논란에 대해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가 16일 밤 JTBC <뉴스룸>을 마무리하면서 전날 불거진 취재윤리 위반 논란에 대해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 JT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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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가 JTBC의 취재윤리 위반 논란에 "비판을 받아들이고 감당해나가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앞서 15일 밤 JTBC는 '뉴스룸' 2부에서 <경향신문>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유족의 반대에도 성 전 회장이 <경향>과 한 마지막 인터뷰 녹음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경향>과 유족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언론계에서는 취재윤리에 어긋난 것이라는 비판이 크게 일었다(관련 기사 : 성완종 파일 무단방송... 손석희 '뉴스룸' 취재윤리 논란). 

손석희 앵커는 16일 밤 JTBC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룸'을 마무리하면서 "당초 검찰로 이 녹음 파일이 넘어간 이후에 이 녹음파일을 가능하면 편집 없이 진술의 흐름에 따라서 공개하는 것이 고인(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파일이 검찰 손으로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녹음파일을 공개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저희들은 <경향신문>이 전문 공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전문을 공개한다 해도 육성이 전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봤고, 육성이 담고 있는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서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설명했다.

손석희 앵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경쟁하듯 보도했느냐'라는 점에 있어서 그것이 때로는 언론의 속성인 것만으로 양해되지는 않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라면서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은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는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그리고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입수 경위라든지 저희들이 되돌아봐야 할 부분은 냉정하게 되돌아보겠다"라면서 "저나 저희 기자들이나 완벽할 수 없지만, 저희들 나름대로의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향> 기자 "도둑질 행위, 누군가는 직을 걸고 책임을 져야"

<경향>은 16일 오후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가 녹음파일을 유출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인성씨는 15일 <경향>이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하기 직전 서울 서초동의 한 연구소에서 진행된 보안작업에 참여했다. 보안 작업이 끝난 뒤에는 보안 서명을 했고, 대검까지 동행했다.

김씨는 <경향>에 "대검에서 나온 뒤 오후 5시 30분쯤 세월호 (사고 취재) 때부터 알던 JTBC 박아무개 기자가 전화 와서 '녹취파일이 있느냐'고 물어왔다"라며 "확인해 보니 작업 중에 지우지 않고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옮겨놓은 성 전 회장 음성파일이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오후 6시쯤 박 기자가 보낸 JTBC 기자에게 음성파일을 줬다"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뉴스룸'이 끝난 후 사과하겠다며 <경향>에 찾아가 "(JTBC에는) 내일 <경향신문>에 전재된 후 활용하라고 했다, 유족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이렇게 원칙 없이 사용할 줄 몰랐다,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JTBC 박 기자에게 항의하고, 같이 사과하러 가자고 했을 때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온라인에는 방송 파일을 올리지 않겠다고 나에게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녹음파일은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경향>은 "JTBC 보도국장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라며 밤새 울먹이며 전화를 한 유족들과 회사 관계자에게 음성파일이 공개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경향>은 "보안 서명까지 한 참석자에게 입수한 음성 파일을 <경향신문>과 상관없이 다른 곳에서 입수했다는 손 앵커의 말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면서 "통상 권력·광고주의 압력에 맞서 자주 통용되는 '알 권리'라는 말로 유족들의 호소도 외면했다"라고 지적했다.

박은하 <경향> 기자는 이날 대안매체 <슬로우뉴스>에 쓴 글에서 "누군가는 직을 걸고 도둑질 행위에 책임졌으면 한다, 그러지 않으면 손석희 사장의 현장 취재경험이 일천해 애써 취재한 결과가 통째로 빼앗기는 아픔을 모르는 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공간과 언론계에서는 JTBC의 취재윤리 위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페이스북 아이디 'Nina *******'는 "고인 가족 입장 되어보세요, 전국에 자살한 가장의 목소리가 떠돌아다니길 원하겠느냐"라면서 "고인이 <경향>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경향>이 오픈한 걸 갖다 써도 무리 없었을 텐데..."라고 전했다. 또한 "거기다 김인성씨 행동은 범죄 수준 아닌가요"라고 덧붙였다.

트위터 이용자 'comra****'는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매일같이 말하던 손석희 (앵커)는 타사의 특종을 가로채 방송이라는 이점을 살려 서둘러 보도를 해버렸다"라면서 "대체 뭘 잊지 않겠다는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윤리와 법적 책임을 무시한 결과가 세월호 (참사)"라고 지적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손석희 앵커 사과, #JTBC 취재 윤리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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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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