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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가족협의회가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6일 오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안산시민단체 회원들이 '세월호 참사 1년 지금도 국가는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안산시민사회단체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겐 국가가 없다" 4·16가족협의회가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6일 오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안산시민단체 회원들이 '세월호 참사 1년 지금도 국가는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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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가족협의회가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릴 추모식 행사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자리가 비어있다.
▲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빈자리 4·16가족협의회가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릴 추모식 행사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자리가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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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하늘에서 가랑비가 흩뿌렸다. 몰아치는 바람에 하늘 위에서 펄럭이던 대형현수막이 전광판에 걸려 '찌지직' 소리를 내며 찢어졌다. 현수막에는 '돈보다 생명을...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다'란 문구와 함께 '아무도 없나요?'라고 적힌 세월호가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뿔이 많이 났네요. 어제도 (진도) 팽목항에서 아이들에게 미안해 죽을 뻔했는데, 오늘은 만 배는 더 미안합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모임인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고 유예은양 아버지)은 16일 오후 2시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서 "(유족들은) 정부 시행령안 즉각 폐기와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한 세월호 인양을 주장했으나, 정부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모든 1주기 추모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에서 발표한 7분 담화 전문을 봤지만 하나마나한 말"이었다며 "결국 대한민국 누구도 희생자를 추모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공식행사를 취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났는데 유족들이 추모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정부와 대통령에게 매우 서운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안산에서 있을 공식 추모행사에 와달라. 와서  '세월호 선체인양'과 '시행령 폐기'를 선언해달라"고 요청했다(관련기사 : 세월호 유족들 청와대에 '최후통첩'). 그러나 박 대통령은 16일 낮 12시께 사고해역 인근인 진도 팽목항에 방문했다. 그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로 팽목항 분향소에도 들어가지 못했다(관련기사: 박 대통령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인양").

참사 후 1년 지났지만... 그치지 않는 유가족들의 눈물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과 시민들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고 있다.
▲ 김무성 세월호 참사 분향에 항의하는 시민들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과 시민들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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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려하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권순범 학생의 어머니 최민옥 씨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약속해달라"며 김 대표의 차량에 매달리고 있다.
▲ 김무성 대표를 향한 유가족의 울부짖음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려하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권순범 학생의 어머니 최민옥 씨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약속해달라"며 김 대표의 차량에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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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려 하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약속해달라"며 김 대표의 차량에 매달리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울부짐 뒤로한 채 떠나는 김무성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의 항의로 조문을 못한 채 자리를 떠나려 하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약속해달라"며 김 대표의 차량에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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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해 총 304명이 희생된 지난해 4월 16일, 그러나 1년이 지나도 유가족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참사 1주기에 맞춰 오전에만 22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조문객이 이어졌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이완구 국무총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은 유가족의 거센 항의에 밀려 발길을 돌렸다.

특히 김무성 대표를 앞세운 여당 지도부 10여 명은 오후 1시 40분께 분향소 안에 들어갔으나, 이를 뒤늦게 안 유족들이 와서 "어디 조문을 와, 가슴에 (노란) 배지 떼라", "시행령 폐기 결정되면 와라"고 항의해 분향도 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선체를 인양하고, 시행령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명선 가족협의회 위원장(고 전찬호군 아버지)은 "책임지고 인양할 수 있냐", "시행령 수정이 아니라 '철회'다"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한 유족의 어머니는 이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다가 "내 새끼 살려내, 우리 혜선이 내 앞에 데려다 놔…"라고 크게 오열하며 주저앉아 주변 사람들이 그를 부축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분향소 도착 15분 만에 발길을 돌려 나가는 김무성 대표를 200m 가량 뒤쫓아가며 "우리 아이들 얼굴 다 봤냐, 부끄럽지 않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단원고 2학년 1반 유미지 학생의 아버지 유해종씨는 이날 검은 옷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분향소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유미지' 명찰이 달린 모자를 쓴 유씨는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야 아프지만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나"라며 "아무리 (유족들이) 말하고 요청해도 박 대통령은 만나주지 않는다"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 

한편, 이날 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경찰복을 입은 안산지역 경관 50여 명, 초등학생 100여 명 등 단체 조문이 이어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재정 경기교육감,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도 조문했다. 안산시민으로서 조문을 왔다는 신문수(65, 남, 고잔2동)씨는 "영정 속 아이들이 다 딸 같고 아들 같고 그렇다, 저도 자녀가 있어 그런지 눈물만 났다"고 말했다. 

안산 분향소에 함께 모여있는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4·16 약속의 밤'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합동분향소 앞 5시께 모여 버스를 타고 함께 서울로 이동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석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분향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분향소 찾은 이석태 위원장 "박근혜 대통령 추모식 불참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석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분향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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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추모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 세월호 참사1주기, 안산 분향소 찾은 조희연-이재정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추모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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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세월호 1주기, #안산 분향소, #세월호 분향소,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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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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