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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새누리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았으나 대책회의의 거부로 분향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영규 새누리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았으나 대책회의의 거부로 분향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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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새누리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아 추모하려 하자 세월호참사대전시민대책회의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며 분향을 거부하고 있다.
 이영규 새누리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아 추모하려 하자 세월호참사대전시민대책회의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며 분향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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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새누리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당원들이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마련한 분향소를 찾아 추모하려 했으나 대책위의 거부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세월호참사대전시민대책회의는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시민분향소'를 마련, 시민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도록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이 흰 천막 안에 내걸리고, 그 아래 단상에 향로와 촛대가 놓이면서 분향소가 마련되자 가장 먼저 대책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대표자들이 분향을 했다.

곧 이어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대전시의회 의원 및 직원 등이 분향을 했다. 문제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새누리당 대전시당 주요당직자들이 분향에 나서면서 일어났다.

새누리당대전시당 당직자들이 분향에 나서자 대책회의 박희인 상황실장은 "정부가 마련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 입법취지를 훼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에 집권 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면 적어도 잘못된 시행령의 폐기 입장을 밝힌 뒤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 대책회의는 분향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책회의 회원들은 '시행령을 폐기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분향소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에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새누리당은 국민이 아닌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데 왜 그런 정치적 논리를 들이대느냐"고 따졌다. 특히 이영규 시당위원장은 "시행령의 제정과 폐기는 정부가 할 일이고, 우리와는 상관없다"며 "우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로하고, 안전의식을 다시 한 번 고취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이 자리에 왔다, 만일 끝까지 분향을 거부한다면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영복 대책회의 공동대표가 나섰다. 그는 "우리가 정치논리로 특정당의 분향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당신들이 미리 기자들에게 알린 뒤, 이렇게 한꺼번에 분향하러 나선 것이 바로 정치적 행위"라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의 입장을 밝히고 분향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맞섰다.

이에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시민 분향소라면 그 누구라도 분향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면서 "정치적 이유로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한 뒤 분향을 하지 않은 채 돌아갔다.

발길을 돌린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강한 불만을 터트리며 "이게 무슨 시민분향소인가", "시민분향소라고 하지만 대부분 특정정치세력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대책회의를 비난했다.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에 시민들이 찾아와 추모하고 있다.
 16일 오전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에 시민들이 찾아와 추모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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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누리당 당직자들이 떠난 후 시민분향소에는 일반 시민들이 찾아와 헌화와 분향을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4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분향에 나선 윤희정(대덕구 상서동)씨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희생당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물만 흐른다, 이렇게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오게 됐다"며 "벌써 참사 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 것 같아 정말 가슴 아프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군에 사는 한연숙(금산읍)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소식을 듣고 혼자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너무 미안하기만 하다"며 "아직 아이들이 바닷물 속에 있다, 빨리 인양해서 가족들 품에 돌아가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많은 시민들이 서대전시민공원의 시민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으며, 대전시가 마련한 대전시청 1층 분향소에도 권선택 시장을 비롯한 대전시청 공무원, 시민 등이 찾아 분향과 헌화를 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태그:#세월호참사, #세월호1주년, #서대전시민공원, #새누리당대전시당, #세월호시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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