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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외교 비리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성 회장은 이명박 정부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MB(이명박) 정부의 피해자가 어떻게 MB맨이 되겠냐"며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나는 MB맨이 아니다"고 말했다.
▲ 눈물 흘리는 성완종 "나는 MB맨 아니라 MB 정부 피해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외교 비리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성 회장은 이명박 정부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MB(이명박) 정부의 피해자가 어떻게 MB맨이 되겠냐"며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나는 MB맨이 아니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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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 기자와 한 인터뷰 녹취록 전문이 15일 공개됐다.

성 전 회장은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배신감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이미 공개된 바 있듯이 성 전 회장은 이 총리를 "사정 대상 1호"라고 비판하면서 "(이 총리는) 자기 욕심이 (많아서) 너무 많이 남들을 나쁘게 이용해요,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렇게 이용해서 사람을 많이 죽이고 그러네요"라고 말했다.

"반기문 의식해 청와대·이완구 짝짜꿍 수사"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수사에서 경남기업과 자신이 표적이 된 이유를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친분에서 찾았다. 성 전 회장은 "사실 내가 대통령한테 밉보일 것도 없고 대통령이 저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 안 할 것이다. 제가 볼 때는 이렇게 제가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 아픈 거죠"라면서 반 총장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반기문을 대통령 만들어야 되겠다고 한 게 아닌데 지난번에 얼마나 떠들었습니까"라며 "내가 반기문하고 가까운 건 사실이고 (반 총장의)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 총장이) (충청)포럼 멤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반기문을 의식해서 계속 그렇게 나왔잖아요"라며 "(제가) 반기문 쪽에 서서 그렇다라는 보도도 나왔다"라고 밝혔다. 또 "솔직히 말해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꿍해서 (수사)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덧붙였다.

여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이완구 총리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반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깨끗한 정부 돼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나타냈다. 그는 "(내가) 조그만 기업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내가 참여해서 정권 창출한 것은 온 시민들이 많이 알지 않습니까"라며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요, 제가 하나 희생양이 됨으로써 박근혜 정부가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성 전 회장은 "대통령 재가 없이 수사할 수 있나"라며 "저는 진짜 박 대통령한테 너무 실망했고 아마 나 같은 사람이 앞으로 계속 나오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내가 무슨 잘못한 게 없는데 이렇게 하니까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너무 치졸하고 대통령이나 청와대도 이렇게 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나 같은 사람이 하나 희생됨을 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라며 "정치는 신뢰를 중시하는 것 아닌가, 가족도 직장도 신뢰관계인데 완전히 병신 만드는 거잖아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금품 제공 관련 언급은 없었지만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있었다.

이병기 언급은 자제... "내가 이야기하면 그 사람 죽는다"

<경향신문> 기자가 '청와대나 총리실이 이렇게 정리하는 거 보면서 이번에 (이 실장에게) 실망하셨거나 화난 게 있으신 거잖아요'라고 묻자 성 전 회장은 "그렇지요, 그러면 안되지요, 신뢰를 중시해야지요"라며 거듭 "이렇게 하면 안되지요"라고 말해 섭섭함을 나타냈다. 

그는 이 실장에 대해 "홍성 사람이고 착한 분이다, 나하고도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허태열 실장, 김기춘 실장 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인데 이분도 처신을 잘해야 해요"라며 "그 양반을 굉장히 정치적으로 신뢰하고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잘해야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야기하고 싶은 팩트(사실)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이고 뭐 (이야기)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라며 "내가 얘기하면 그 사람이 죽기 때문에 그건 좀 그렇다"라며 입을 닫았다.  

이날 공개된 인터뷰 녹취록 전문에서 성 전 회장의 점퍼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기록된 여권 인사 8명 중 유정복 인천시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완구 총리의 2013년 4·24 재선거 공천 문제 관련 내용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으로 한 번 언급됐다.

<경향신문>은 녹음된 통화 전체 분량은 48분 14초이고 글로 풀어쓰면 200자 원고지 84장 분량이라고 밝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성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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