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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앞에 천막이 세워졌다. 비를 막을 비닐이 덮어졌다. 기계소리가 멈춘 곳에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노노갈등 부추기는 관리자는 물러가라", "전조합원 단결투쟁 민주노조 사수하자!"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어 공단에 울려 퍼진다.

조합원들은 차별철폐와 노노갈등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한국카모플라스트 현장의 현수막 조합원들은 차별철폐와 노노갈등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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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공단에 위치한 한국카모플라스트(주)는 고무소재의 크로라를 만드는 회사로 캐나다 기업 카모플라스트가 지난 2008년 대륙화학공업과 합병하여 운영되고 있는 회사이다. 지난 13일 민주노총 화섬노조연맹 한국캄모플라스트지회는 총파업을 선언하고, 전조합원이 퇴근도 없이 공장 앞에 천막에서 생활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주임급 이상 조합원에 대한 탈퇴공작과 복수노조 결성을 통하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임금교섭안과 근무차별 시정, 환경 개선등을 요구하며 협상을 벌였지만, 회사와 정상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 회사는 근무차별은 인사권으로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행하고 있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또한 "노동조합은 교섭 기간에도 출근, 중식 선전전을 진행하고 전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잔업 거부 투쟁을 진행하면서 회사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지만, 회사 쪽은 아무런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파업투쟁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건 파업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던 자신들의 처지를 토로했다.

조합원들은 3일 째 이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다.
▲ 조합원들이 숙식하는 파업 현장의 천막 조합원들은 3일 째 이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다.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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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카모플라스트 사측은 "노동조합과 사측과의 주장이 상반되는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은 그런 대립각보다는 대화를 통해서 상황을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답변보다는 사측의 일반적인 입장을 밝혔다.

파업 투쟁의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하고 있는 조철목 지회장(화섬노조 한국카모플라스트지회)을 만나 전면 총파업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화섬노조 한국카모플라스트지회 조철목 지회장
▲ 조철목 지회장 화섬노조 한국카모플라스트지회 조철목 지회장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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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크게 세가지 정도의 요구안을 가지고 싸우고 있습니다. 차별철폐, 환경개선, 임금인상이 그것입니다. 요구안을 가지고 5차례 정도의 교섭을 진행했는데, 사측의 입장은 근무차별과 관련해서는 인사권이므로 논의할 가치가 없고, 임금인상은 몇 년간의 평균치 수준을 주장하고 있어,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합의되지 못하고 조정중지가 결정되어 파업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조합원 62명이 참석하여 61명이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되고, 지난 13일부터 전면파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차별철폐면 회사 내에서 차별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구체적 사례가 있나요?
"우리 회사 같은 경우 퇴직 후 보통 촉탁직으로 근무를 하는데 전에는 보통 타 공장으로 발령을 내었습니다. 주임급(부서장)들이 현 공장에서 계속 근무를 하게 되면 체계가 잡히지 않는 문제가 있어 타 공장으로 가야하지만, 갑자기 이 분들을 현 공장에서 계속 근무하게 하는 것이 생산성이 오른다라고 하며 원칙없이 진행된 것입니다. 저희 노동조합은 이것이 복수노조 상황에서 노동조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고, 원칙없이 이루어지는 인사라고 보고 차별을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환경개선과 관련된 내용은 어떤 내용입니까?
"저희들은 화학약품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화학 약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집진시설 보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집진시설이 소음이 심하고 효과가 없어 다시 보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처리되지 않고 있어 조합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환경시설 개선을 요구해왔고, 앞으로도 요구할 계획입니다."

조합원들이 천막 안에서 파업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 천막 속의 조합원들 조합원들이 천막 안에서 파업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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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막 구호가 "노노갈등"에 대해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떤 부분입니까?
"연장근무와 관련해서 차별대우와 노노갈등이 발생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인들은 연장근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나머지는 연장근무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회사에서는 회사와 관련없다라고 이야기하며, 확인해보겠다고 하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이것이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이 아닌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오늘이 파업 3일째 되는 날인데 현재 회사로부터 아무런 안도 제시받지 못했습니다. 일단 회사에서 진전된 안이 나올 것을 기다리고 있고요, 차별대우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꼭 필요하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차별대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또 다른 차별이 진행될 수 있기에 차별철폐를 최우선으로 보고 투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측에서 이와 관련된 진전된 안이 도출되면 언제든 협상에 나서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끝낸 조철목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모여있는 천막으로 발길을 옮겼다. 천막 앞에는 조합원들이 마음을 모은 손도장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회사 벽면에 조합원들의 결의를 담은 손도장으로 자보를 만들어 붙여두었다.
▲ 조합원들의 결의를 담은 손도장들 회사 벽면에 조합원들의 결의를 담은 손도장으로 자보를 만들어 붙여두었다.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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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병준 기자는 민주노총 대전본부 교육선전부장입니다.



태그:#민주노총, #대전, #화학섬유, #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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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통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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