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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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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공평하다. 그는 키가 크고 잘 생겼다. 열여덟 나이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고, 스물여덟에 대학 교수가 됐다. 페이스북·트위터에서 정치·사회적인 사안을 언급할 때마다 반응이 뜨겁다. 주류 중의 주류인 그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적 있는 진보적 지식인이기도 하다니. 이쯤 되면 그가 누군지 눈치 챘을 것이다. 조국(50)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더할 것이 없어 보이는 그의 '잘남' 목록은 최근 더 두터워졌다. 2004년 이후에 발간된 국내 학술지·논문 정보 등을 모아놓은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따르면, 조국 교수의 논문 피인용횟수는 282회로, 법학 분야 2496명의 학자 중 1위를 차지했다. 논문 피인용횟수는 학자의 학문적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는 걸출한 학자였던 셈이다.

지금까지 조국 교수는 보수진영에 의해 '폴리페서' 이미지로 덧칠됐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둔 그해 10월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조국 교수를 향해 "선거철 학업에 몰두하기보다 정치장사를 하면서 이름을 파는 교수들이 적지 않지만 그중에도 대표적인 인물은 조국 교수"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연구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궁금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번 논문 피인용횟수 발표는 이상일 대변인, 아니 보수 진영에게 충분한 답이 됐을까. 조국 교수는 "어떠한 통계를 대도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앞으로 '공부 안 한다'는 얘기는 줄어들겠구나 싶다"면서 껄껄 웃었다. 이번 소식은 조국 교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놀라운 일이다. 그는 도대체 언제 학문을 닦는 걸까.

그의 공부하는 법이 궁금했다. 지난 9일 오후 조국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그 뒤로 여러 차례 이메일을 교환했고, 전화통화를 했다. 그는 어떤 얘기를 들려줬을까. 

"연구와 수업에 집중.. 그렇지 않으면 논문 못 쓴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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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따르면, 법학 분야 논문 피인용횟수 1위에 올랐다. 
"저의 사회·정치 활동을 두고 학교나 정치권에서 '공부는 안 하고 정치질만 한다'며 마뜩하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그런 비판이 늘었다. 하지만 제 나름대로는 제가 할 도리는 다한 뒤에 지식인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인 정치·사회 참여를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매년 비슷한 양의 글을 발표했다. 논문 피인용횟수 등 어떠한 통계를 대도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공부 안 한다'는 얘기는 줄어들겠구나 싶다.(웃음)"

조국 교수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오전 9~10시에 출근해서 오후 7~8시에 퇴근한다"고 했다. 강의는 한 학기에 보통 2, 3과목을 맡는다. 올해 1학기에는 월·화·목요일에 2시간씩, 토요일에 3시간 등 모두 9시간 강의를 진행한다. 강의 준비 시간을 포함하면 썩 바쁜 하루를 보내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형사정책학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발언을 많이 하다 보니, 조국 교수가 정치판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욕을 먹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는 한 달 전쯤부터 강의시간 등을 피해 광화문광장 연설을 하는 등 외부활동을 많이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시장을 위해 처음 거리 유세를 했다. 그때 말고는 주로 서울대에서 연구와 수업에 집중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많은 논문을 쓸 수가 없다.(웃음)"

조국 교수는 대선 직후 '동안거'를 선언하고 집필에만 매진했다.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600쪽짜리 책 <절제의 형법학>이 그 결과물이다. 그는 "요즘 논문을 쓰고 있고, 번역 작업도 하고 있다"고 했다. 올리버 웬델 홈즈 전 미국 연방대법관의 <법의 길>, 벤자민 카도조 전 대법관의 <법의 성장> 번역작업물을 기자에게 내보였다. "번역은 논문 피인용횟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손해 보는 일"이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는 걸까. 그를 두고 하루 종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한다는 뒷말이 나온다. 그는 "1년에 6개월만 트위터를 하고, 하루에 보통 네다섯 개의 트윗을 날린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본다. 출근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쓴다. 하루 1~2편이다. 이를 나눠 트위터에도 쓴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들이는 시간은 30분 가량일 것이다. 뉴스를 보는 시간을 더해도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사회·정치 참여를 하면서 대중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제 글을 보는 수십만 명에 대한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도망갈 수 없다.(웃음)"

폴리페서에 던지는 조국 교수의 질문 "기본은 하고, 정치에 참여하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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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의 학문적 성과를 보면서, 보수 쪽 학자 출신 정치인의 학문적 성과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조국 교수와 대비되는 인물이 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었다가 지난해 7월부터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다. 헌법학자인 그의 논문 피인용횟수는 조국 교수의 1/6도 안 되는 42건으로, 법학 분야 순위는 400위 밖이다. 조국 교수가 41편의 논문을 쓸 동안, 9편의 논문을 쓰는 데 그쳤다.

- 정종섭 장관의 학문적 성과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정종섭 장관은 좋은 책을 많이 냈다. 하지만 책은 논문 피인용횟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40대에는 아주 열심히 연구를 한 학자였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그때 전후로 연구보다는 정치 참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보다는 학자 정종섭이 더 소중한데, 아쉽다."

- 행정자치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 1주기를 준비하는 부처인데, 정 장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정 장관의 관심은 공무원 연금에 있을 것이다. 전공을 살려 헌법재판소에 갔으면 좋았을 텐데, 더 적극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단순히 장관을 했다는 걸 비석에 새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나.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알려진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0년 동안 쓴 논문은 4편에 불과하다. 피인용횟수는 10건이다. 보수 성향의 학자 출신 정치인의 연구 업적이 낮은 건 아닐까. 기자의 의구심에 조국 교수는 "진보·보수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의 학문적 성과를 치켜세우며 말을 이었다.

"정치를 더럽고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에 참여한다면 나쁜 놈, 정치꾼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정치 참여는 대한민국이라는 정치공동체에서 주권자가 가지는 권리이자 의무다. 지식인이라면 더욱 더 참여해야 한다. 대학 교수의 정치 참여는 법률·정치적으로 허용된다. 다만, '기본은 했느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학자로서 논문을 꾸준히 썼고, 휴직 등으로 학교 행정에 폐를 주고 있지 않느냐'가 비판의 기준이 돼야 한다."

논문피인용횟수 순위표가 사라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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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뒤,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서 조국 교수가 1위에 오른 논문 피인용횟수 순위표가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곳 관계자는 기자에게 "<미디어워치>로부터 '조국 교수의 논문 피인용횟수가 잘못됐다', '시스템을 내리라'는 지속적인 공격과 협박성 메일을 받았다, 그 이후 전문가 회의를 통해 순위표를 없앴다"면서 "그러나 지금도 검색하면 학문적 성과는 확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변희재씨가 주도하는 이 매체는 지속적으로 조국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와 조국 교수가 박사학위를 딴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로스쿨 쪽은 2013년 그의 논문들이 연구윤리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조국 교수는 "<미디어워치>는 제 석사 논문을 두고, 조성민이라는 사람이 1987년에 번역한 책 <자본주의국가와 법이론>을 베꼈다고 주장했다"면서 "조성민은 저다, 당시 가명을 사용했다"면서 허탈한 웃음을 내보였다. 그의 말이다.

"(표절 논란은) 학문적 연구와 표절 판단 기준을 이해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 편향적 인물들이 악의를 가지고 벌이는 소동이다. 학계와 대학의 기준과 절차에 따라 문제가 없다는 결정이 났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고 있다. 저를 흠집 내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화가 많이 났고 소송도 생각했지만, 그들의 언동에 개의치 않기로 했다."

조국 교수의 정의롭게 공부하는 법② 편이 이어집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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