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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회장의 빈소
 성완종 전 경남기업회장의 빈소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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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 생각해 보니 (성완종) 회장님이 사고 3일 전인 지난 6일부터 모종의 결단을 한 것 같습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 상례원에서 기자와 만난 성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 A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A씨와 또 다른 최측근 인사인 B씨의 대화를 종합, 성 전 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했다.

성완종, 지역구 인사들 만나 억울함 호소하기도

성 전 회장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로부터 사기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앞서 성 전 회장은 '마당발 인맥'을 동원, 정치권·법조계·청와대 등에 '부당한 수사를 받고 있으니 구명해 달라'는 '구명 로비'를 집중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성 전 회장은 A씨로부터 자신을 모셔온 운전기사가 3월 급여를 못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성 전 회장은 '나를 위해 고생하는데 월급을 어떻게든 챙겨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다음 날인 7일에도 성 전 회장은 재차 A씨에게 운전기사 월급을 줬냐고 묻고 빨리 조치하라고 다시 지시했다.

이어 이날 기업을 운영하는 동생들에게 '나를 위해 수고하고 있는 A씨와 B씨를 너희들이 거둬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8일, 성 전 회장은 은행연합회관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맨 왼쪽)이 지난 2013년 12월 1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운정회' 창립식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이완구 국무총리(당시 국회의원)등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맨 왼쪽)이 지난 2013년 12월 1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운정회' 창립식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이완구 국무총리(당시 국회의원)등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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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이후 그는 과거 자신의 지역구에서 올라온 태안군의회 이용희 부의장, 김진권 전 의장과 만나 다시금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은 "성 전 회장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도대체 왜 내 말을 누구도 믿지도, 들으려 하지도 않는지 모르겠다'며 '의장님 저는 아니에요, 저를 믿지요?'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당시 성 전 회장이 (말하길)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여러 차례 통화 시도 후 겨우 연결이 됐지만 '전임 총리(정홍원)가 한 일로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더불어 당시 자리에 함께한 태안 지역 핵심 측근인 C씨에게 성 전 회장이 작성한 '서산·태안 지역 주민에게 드리는 마지막 유언' 형식의 글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본인이 성 전 회장님의 유언과도 같은 글을 현재 소지하고 있다"라며 "아직은 유족과 상의가 안 됐지만 마지막으로 고향 주민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글인데, 어떤 식으로든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희 부의장은 "성 전 회장이 두 손을 잡으며 '먼 길인데 해떨어지기 전에 조심히 가시라'며 눈물을 흘린 것이 마지막이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 이후 집으로 가는 길에 기자회견 기사를 접했는데,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의 취지와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보도되자 크게 낙심했다. 그러면서 '내일 (9일) 언제 해가 뜨는지 알아봐 달라'고 지시해 A씨는 '요즘은 해가 6시경이면 환해진다'고 보고했다.

다음 날(9일)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성 전 회장은 자택에서 등산복 차림으로 길을 나서 택시를 타고 북한산으로 이동, 등산하면서 <경향신문>과 50분간 인터뷰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경, 10시 30분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하기 위해 변호사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 때문에 A씨는 오전 6시경 출근해 정신 없이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걸려온 전화를 못 받았다. 전화번호를 확인하니 성 전 회장이었고 다시 전화를 했지만 성 전 회장은 받지 않았다.

"구명 활동 벌였으나 외면 당하자 모멸감 커진듯"

서산의료원 상례원 입구에 한 지역주민이 성완종 전 회장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붙여놓기도했다.
 서산의료원 상례원 입구에 한 지역주민이 성완종 전 회장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붙여놓기도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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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씨는 일명 '성완종 리스트'의 글씨가 성 전 회장의 서체가 분명하며, 내용도 맞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유족이 광장히 불안해 한다"면서 "자원외교 비리로 시작한 수사가 결국은 분식회계와 횡령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남은 가족도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을 운영하는 성 전 회장의 동생들까지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A씨는 할 말은 많으나 유족에게 피해가 갈 것이 우려돼 아직 정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 검찰이 자원 외교 비리로 수사를 시작하더니 아무것도 없자, 결국 사기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성 전 회장님을 파렴치범으로 몰았다"면서 "'내(성 전 회장)가 국고로 어린 학생들의 장학금을 주는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놈이냐'며 크게 낙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방송 3사 메인뉴스에 3일 연속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여론 재판이 나오자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어 평소 도움을 줬던 분들에게 억울함을 알아 달라며 전화도 하고, 만남을 청하는 등 구명 활동을 벌였으나 외면 당하자 인간적 모멸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6일 검찰의 사전영장 청구를 앞두고 이완구 총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청원 최고 의원 등 각계에 구명 로비를 시도했으나, 이마저 좌절되자 모멸감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마지막 수단으로 국민 호소문을 냈으나, 이마저 성 전 회장에 대한 정치적 해석만 쏟아내자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다. 이제 성완종 전 회장의 지역적 정치 기반이었던 충남 서산·태안 지역 주민을 향한 마지막 심경이 담긴 서한문(A4 용지 3장 분량으로 알려짐)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그:#성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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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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