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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남 공원에 마련된 그의 형상 앞에 헌화하고 있는 후배들의 모습
▲ 후배들이 헌화하는 광경 여정남 공원에 마련된 그의 형상 앞에 헌화하고 있는 후배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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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2시 대구광역시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앞 여정남 공원에서는 빨갱이로 몰려 꽃다운 나이 30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여정남 열사 추모제가 열렸다. 여정남 열사는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사형 선고 24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다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로'란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여정남 열사 40주기 행사위원회(이현세 위원장) 주최로 열렸고, 경북대학교 총학생회(지홍구 총학생회장)가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4·9통일열사 여정남 정신계승'을 위한 20개 단체와 선후배 동문들이 참여해 그의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또 젊은 후배들이 포토존과 민주커피다방, 행사 공연까지 다채롭게 무대를 꾸며냈다.

여정남 열사의 후배들이 특별하게 무대에 올라 합창하고 있는 광경
▲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의 특별공연 여정남 열사의 후배들이 특별하게 무대에 올라 합창하고 있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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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다른 대구 경북대 졸업생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광경. 이들 역시 민주화 투쟁으로 학교 재학 당시 수배와 옥고를 치르기까지 했다.
▲ 여정남 열사를 위한 합창제 광경 포럼 다른 대구 경북대 졸업생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광경. 이들 역시 민주화 투쟁으로 학교 재학 당시 수배와 옥고를 치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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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주관한 지홍구 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은 "올해 6년째 참여하고 있는데 이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선배님께서 사법살인이란 초유의 사태로 희생을 다하셨다. 선배님은 여야와 정치성향을 떠나 누구나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가족으로 참여한 조카 여상화씨는 "학생들이 총학생회, 단과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어 보기 아름답고 좋은 것 같다. 선배의 정신(32년 만에 무죄)을 이어받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뜻 깊고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씨는 "아직도 현대사에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언젠가는 이런 아픔을 지닌 사람들의 치유하는 날이 빨리 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찬수 여정남 추모기념사업기념사업위원장도 "선배 운동가가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되살아나는 것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 때문이다"라며 "민주동문과 후배들의 자리를 이어주는 소통과 교감의 자리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여정남 공원은 1991년 학내(인문대 앞)에 설치된 뒤에도 학내 경찰 난입과 강제철거(1996년 6월 18일)를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12월 30일 여정남 공원은 인문대 앞에서 옮겨와 사회대 앞 원형 녹지화단 약 100평으로 조성됐다.

여정남 열사는 1945년 5월 7일 대구 중구 전동에서 출생, 1962년 3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입학, 1975년 4월 9일 소위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사형집행(만 29세), 32년 만에 2007년 1월 23일 재심판결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2008년에는 여정남 열사에 대한 명예졸업장이 46년만에 수여됐다.

이날 주요 행사로는 단대 풍물패 연합의 길놀이와 함께 법과대학 몸짓패의 공연, 그랜드 챕스의 초청공연, 선후배 동문들이 펼치는 '사월에 피는 합창제'가 있었다. 행사의 말미에는 <경북대학생운동사> 초고 책과 인혁당 재건위사건 재심백서를 여정남 추모 흉상 앞에 헌정하기도 했다.


태그:#여정남, #경북대, #인혁당재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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