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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바로가기] ☞ 내게 맞는 동네는? '실전 셋방 찾기' 지도검색

서초 1동의 주택가. 주택가에서 3분 거리에 술집과 음식가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서초 1동의 주택가. 주택가에서 3분 거리에 술집과 음식가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 송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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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까지 야근이나 회식이 있는 날은 택시비만 5만 원씩 깨져요. 아침마다 광역버스 타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이럴 바에는 회사 근처에 원룸을 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인천 연수구에 살던 한아무개(28, 직장인)씨는 지난 2013년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원룸을 얻어 자취를 시작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다달이 내는 월세 80만 원이 부담스러웠지만, 만원 버스로 출퇴근하며 버리는 4시간은 더 아까웠다.

그는 "기회비용 따지면 이게 낫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회사 끝나고 집에 가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자취방을 얻은 후로는 헬스장도 다니고 여자친구도 더 오래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집값 높기로 이름난 강남 뒷골목에는 의외로 한씨 같은 '직딩'들이 많다. 이들은 매달 높은 세를 내면서 좁은 방에 몸을 누인다. 압도적으로 편리한 교통과 편의시설 때문이다.

출퇴근 노린 '직딩'들... "기회비용 따지면 비싸도 이게 더 낫다"

논현 1동에 정차하는 버스. 간선버스 외에도 광역버스와 마을버스 개수가 많아서 서울과 수도권 이동이 용이하다.
 논현 1동에 정차하는 버스. 간선버스 외에도 광역버스와 마을버스 개수가 많아서 서울과 수도권 이동이 용이하다.
ⓒ 송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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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안전행정부의 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동'은 강남구에 있는 역삼1동(1만3345가구)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65%가 '혼자 사는 사람'이다. 2011년 '서울 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구' 단위에서도 강남구는 서울에서 다섯 번째로 1인 가구 비율이 높았다.

강남·서초구는 '부자동네'인 만큼 원룸, 주택의 월세도 비싸다. 대부분 10년 이상 된 건물들이지만, 강남·서초 지역의 12평 원룸·주택 가격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 관리비 5만 원이 보통이다. 에어컨과 세탁기만 있는 조건이다. 세간이 모두 들어 있는 '풀옵션' 방은 80만 원부터 시작한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1인 가구들이 강남·서초를 택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교통이다. 서초구 원룸주택가인 서초1동에서는 강남역, 삼성역, 학동사거리, 신사역 등 강남권의 오피스타운을 편도 20분에 끊을 수 있다. 서초동 원룸에 거주 중인 권예린(30·직장인)씨는 "직장 때문에 이곳에 왔다"며 "지하철이 잘 돼있고, 마을버스를 타면 집에서 강남역까지 30분 만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1인 가구 밀집 지역인 논현동·역삼동 주택단지도 비슷하다. 서초1동에 사는 방아무개(28·직장인)씨도 "차나 택시를 이용할 때도 출퇴근 시간 테헤란로 방향만 막히지, 다른 부분은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다"며 "택시비 6000원이면 10~15분 만에 해결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인가구 비율이 높아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배달업체가 잘 되어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인가구 비율이 높아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배달업체가 잘 되어 있다.
ⓒ 송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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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업이 잘 갖춰져 있는 것도 강남권 주택가의 특징이다. 논현1동에 사는 정아무개(29·직장인)씨는 "물 하나, 라면 하나도 배달해준다"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밥집이나 배달업체가 잘 돼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강남구 사회조사에 따르면 강남 지역 1인 가구의 66.5%가 여성이다. 세대 분류에서는 30대가 1/3 정도를 차지한다. 가처분소득 수준과 소비성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 동네에서는 '심부름 장사'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분식업체인 '스쿨푸드'는 역삼동과 강남지역 일대에서 배달을 해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작년 말부터 서울 4개 지역에서 배달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한곳이 역삼동이다.

집에서 밥 해먹을 여유가 없는 직장인을 목표 삼은 도시락 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역삼-서초-논현 지역에서 영업하는 A도시락 업체의 이아무개 사장은 "식권을 발행하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이 10장, 20장씩 사가서 밤에 시켜 먹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논현동에서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는 신아무개씨도 "수요가 많아져서 도시락 가게들도 1년 전에 비해 꽤 많아졌다"면서 "예전에는 레토르트 식품 위주였는데 지금은 잡곡밥에 연탄불고기, 생과일 주스 등 반찬과 메뉴 수가 다양해졌다"고 덧붙였다.

"서로에게 관심 없는 분위기... 아가씨 살기는 안 좋아"

논현동 주택가는 경사진 곳이 많고 일방통행인 길이 많다. 표지판과 횡단보도도 잘 마련되어 있지 않아 위험하다.
 논현동 주택가는 경사진 곳이 많고 일방통행인 길이 많다. 표지판과 횡단보도도 잘 마련되어 있지 않아 위험하다.
ⓒ 송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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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 오래 산 '토박이'들은 동네의 취약점으로 치안을 꼽았다. 작은 크기의 원룸이 모여 있어서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지만, 동네 전체로 보면 비어 있는 집이 많다는 이유다.

역삼동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백아무개씨는 "세가 워낙 비싸서 상가 1층이 비어 있는 경우도 많다"면서 "대로변 아니면 세가 잘 안 나가 아가씨 살기는 안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웃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동네 분위기라 더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검찰청의 '2014년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구 중 가장 많은 범죄(3만8408건)가 발생한 곳이 강남구다. 여성 세입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CCTV 설치 수준도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윤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012년 낸 자료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면적 1㎢ CCTV 평균 설치대수는 23.7대였다. 하지만 강남구에는 단위면적당 전체 평균 이하인 19대, 서초구에는 평균을 약간 웃도는 25.1대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동에서 자취하는 방아무개(28·직장인)씨는 "교대(서울교육대학교) 주변이라 술집이 적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주변에 회사가 많아 매일 밤마다 술 취한 사람이 많다"며 "작은 골목 쪽으로 들어가면 가로등도 많지 않아 불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논현1동 원룸에서 거주하는 박아무개(23·대학생)씨는 "24시간 음식점이나 편의시설이 많아 안전한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유흥가 주위에 옷을 벗고 있거나 길거리에서 잠자는 사람들이 많아 혼자 다니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 편집|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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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집다운 집을 찾는다면... 그것도 반전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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