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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한창입니다. 특히 광주 서을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여러 변수가 생기면서 후보 간 치열한 각축이 예상됩니다. <오마이뉴스>는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후보들을 연속 인터뷰합니다. [편집자말]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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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가 거 약속 안 합디요. '정승이 광주에서 당선되면 최고위원이고, 예결위원이고 다 시켜준다'고."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는 인터뷰 내내 걸쭉한 전라도 말을 구사했다. 전남 완도 출신의 정 후보는 전남대 경제학과 재학 중이던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이번 선거 출마 전까지 30년 넘는 기간 동안 공직생활을 해왔다. 가장 최근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역임했다.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정 후보는 "공직생활 동안 '정승이에게 한 번 물리면 안 해주곤 못 배긴다'고 해서 불독이란 별명이 붙었다"며 "공직생활 동안 겪은 수많은 소통 경험을 이용해 광주가 필요하면 예산이 됐든지, 법안이 됐든지, 후배들 취직이 됐든지 불독같이 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광주엔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광주의 국회의원 자리 8석 중 7석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를 통해 여당 국회의원 1명이 탄생하면 국회의원 8명 이상의 엄청난 효과가 날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입고 다니는 붉은 색 조끼에 '7+1>8'이란 문구를 써놓고, "1번을, 1년 간, 한 번만 써보라"고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천정배 후보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두고는 "(광주에서 여당 후보의 당선이 아니고는) 큰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 8명 중 7명이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이다. 이 지역 국회의원직을 그 동안 계속 야당이 점유해왔다. 만약 내가 당선된다면 처음 여당 의원 한 명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끼리끼리 안주하며 경쟁력 없던 야당이 얼마나 정신을 차리겠나. '공천만 받으면 되는 게 아니구나' 생각하며 얼마나 치열하게 일하겠나. 때문에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큰 의미가 없다."

광주 서을은 2012년 총선 때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출마해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뒤져 낙선했지만 40%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곳이다. 이후 이 의원은 지난해 7·30재보궐선거 순천·곡성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당선된 오 전 의원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로 의원 자격을 잃어 이번에 선거를 치르게 됐다.

"정승 당선, 새정치연합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변화시킬 것"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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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자신이 이번에 당선된다면 "새정치연합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 안 주니 관심 안 갖고, 관심 안 가지니 표 더 안 주고…. 그동안 새누리당과 호남의 악순환 관계였다"라고 진단한 그는 "이번에 당에 가서 '우리가 먼저 관심 갖고 관심 줍시다, 진정성을 보입시다'라고 제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이후 당의 지원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선되면 1년 임기의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며 "그동안 우리 당이 정승이에게 약속한 것을 착실하게 수행 안 하면 내년 총선에 또 찍어 주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또 만약 내가 당선돼 김무성 대표가 약속한 대로 최고위원이 된다면,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10명 중 (나와 이정현 의원) 2명이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으로 채워진다"라며 "(당이) 이 두 사람 말을 안 들어주겠나"고 덧붙였다. 

아래는 정 후보와 한 인터뷰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한창 선거운동 중일 텐데.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본 결과 현재 선거 분위기는 어떤가.  
"광주 시민들이 말하길, 30년 동안 한 당만 찍어줬단다. 새정치연합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옛 이름인 민주당을 거론하며 '줄곧 그 당만 찍어줬더니 된 게 뭐가 있나? 자기들끼리 주도권 싸움이나 했지'라며 쓴소리를 한다. 표 달라고 할 땐 무릎 꿇고 악수하던 후보들이 당선되면 코빼기도 안 보이고 손 한 번 잡기 힘든 모습에 유권자들은 '당만 보고 찍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시민들의 바람대로 되리라고 생각한다."

- 선거운동 하면서 입고 다니는 붉은 조끼에 '예산 불독'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불독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다, 정승이에게 한 번 물리면 안 해주곤 못 배긴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고 그만큼 정승이 해야하는 일이라면 '정말 해야하는 일이구나'라고 믿어주는 이들이 많았다는 말이다. 나는 공직생활을 하며 상하 간의 소통은 물론, 정부, 산하기관, 시민사회단체, 여야 정치권, 언론, 국제 사회 등과 수많은 소통을 해왔다. 마당발을 이용해 광주가 필요하면 예산이 됐든지, 법안이 됐든지, 후배들 취직이 됐든지 불독같이 일하겠다."

"광주 유권자, 그동안 패거리 다툼 정치꾼에 큰 실망"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오른쪽)가 4일 이정현 의원과 함께 광주 서구 풍금사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오른쪽)가 4일 이정현 의원과 함께 광주 서구 풍금사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정승 후보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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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8'이란 문구도 흥미롭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당선한다면 광주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과 잘 화합할 수 있겠나.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 8명 중 7명이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이 지역 국회의원직을 그동안 계속 야당이 점유해왔다. 만약 내가 당선한다면 처음 여당 의원 한 명이 생기는 것이다. 그 동안 야당 의원들이 못했던 것을 여당 의원 한 명이 해낼 수 있다.

만약 광주에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탄생한다면 대한민국 정치사를 새로 써야 한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끼리끼리 안주하며 경쟁력 없던 야당이 얼마나 정신을 차리겠나? '공천만 받으면 되는 게 아니구나' 생각하며 얼마나 치열하게 일하겠나?

새누리당 또한 엄청 변할 것이다. '그동안 표 안 준다고 관심 안 가졌는데 정승이 같은 놈 내보내서 전폭적 지원 약속하니 마음의 문을 열었다'라며 내년 총선, 대선에서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모든 효과는 광주 시민이 받게 된다. 이 정승이는 시민 여러분을 정승처럼 잘 모실 준비가 돼 있다."

-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이를 극복할 방안이 있나.
"표 안 주니 관심 안 갖고, 관심 안 가지니 표 더 안 주고…. 그동안 새누리당과 호남의 악순환 관계였다. 이번에 당에 가서 '우리가 먼저 관심 갖고 관심 줍시다, 진성성 보입시다'라고 제대로 말했다. 김무성 대표가 '당선하면 최고위원도, 예결위원도 시켜주겠다'고 약속한 게 뭐겠나.

이정현 의원이 당선한 것도 그런 거겠지만 표 안 준다고 계속 홀대할 게 아니라 결국 우리가 먼저 진정성을 갖고 관심과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 그동안 개인의 호가호위나, 패거리 다툼을 위한 정치꾼들에게 호남 유권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나는 현직에서 바로 나와 아직까지 때묻지 않았고, 이번에 당선하더라도 내년 총선을 또 치러야 하므로 호가호위할 시간도 없다. 이럴 때 한 번 써먹어 달라."

- 1980년 행정고시 합격 후 이번 선거에 나서기 직전까지 공직 생활을 해왔다. 국회의원 후보로서 30년 넘는 공직 생활이 갖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 나는 정부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상품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적 네트워크가 정말 중요하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수많은 부처와 관계해왔다. 이게 얼마나 큰 자산인가? 국회에도 여당 의원 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출신이다보니 야당 의원들도 많이 안다. 이런 인적 네트워크를 예산 따 오고, 법 고치는 데 이용하겠다."

"천정배? 무소속 의원 한 명, 의미 없어"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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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30년 넘는 공직 생활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일단 공직 생활 중간에 사회에 나와 일한 적이 많다. 그러면서 '정부 내의 의사결정 과정이 굉장히 합리적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위 관료로 있으면서 국회의원을 많이 상대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통하는 방법을 안다. 정부 뿐만 아니라 국회가 돌아가는 매커니즘을 아는 것이다. 정치만 계속 했던 사람은 정부 매커니즘을 잘 모른다.

'유연성이 없지 않느냐'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나는 공무원의 제 1덕목으로 '봉사'를 꼽는다. 공직생활 하는 동안 '무한도전 봉사'를 후배들에게 강조했다. '무조건 도와줘라', '한 없이 도와줘라', '도와줄 수 있을 때 도와줘라', '전화가 안 와도 도와줘라'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하물며 표를 호소하는 정치인은 어떻겠는가? 그런데 당선되면 코빼기도 안 비치고 손 잡기도 어렵다니…. 나는 그런 사람은 안 되겠다."

- 당 지도부, 특히 이정현 의원의 지원이 도드라지는 것 같다. 당선 이후에도 당 지도부의 지원은 이어질 수 있는 것인가.
"당선되면 1년 임기의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 당이 정승이에게 약속한 것을 착실하게 수행 안 하면 내년 총선에 또 찍어 주겠나? 또 만약 내가 당선해 김무성 대표가 약속한 대로 최고위원이 된다면,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10명 중 (나와 이정현 의원) 2명이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을 채워지는데 이 두 사람의 말을 안 들어주겠나?"

- 호남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새정치연합은 어떻게 평가하나?
"당 자체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어찌됐든 일당독점 체제를 깨뜨려야 한다. 그래야 새정치연합도 더 건전하게 발전하고, 이어 새누리당도, 광주도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천정배 무소속 후보는 "호남을 바꿀 인물"로 자신을 소개하며 탈당 후 출마했다.
"선거에 나오는 것은 자유이나 무소속 의원 한 명이 당선되는 건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광주에 필요한 건 여야가 공존하는 정치 체제다. 광주 발전을 위한 그 믿음에는 변함이 없고, 광주 시민들도 그걸 바라고 있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존경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에게 정말 간곡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광주 발전을 위해  일 잘하는 일꾼, 이 정승이를 한 번 뽑아달라. 정부 여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 정승이에게 1년만 기회를 주면 심부름꾼 역할 잘 하겠다. 1년만 한 번 써봐라. 시민들의 용기있고 위대한 결단을 바란다."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정승 새누리당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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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29재보선, #광주, #서을, #정승,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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