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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거나 답답할 때 주로 찾는 것이 정신과 의사 및 심리학자인데,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답답한 일이 있으면 절대적으로 역술가 또는 무속인을 많이 찾게 된다. 그리고 미래를 예언한다는 신비주의적인 부분과 일반대중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미래에 대한 적중률은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궁금증과 흥미를 야기한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종편방송 JTBC의 <이영돈PD가 간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지난 2월 설날특집으로 "대한민국의 10대 점술가를 찾아라" 라는 주제로 한국의 많은 역술가와 무속인의 실력을 직접 상담하면서 검증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그리고 필자도 관련 분야의 종사자로써 흥미롭게 지켜 보았는데,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한 제작진들의 수고와 노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존중하고 이해가 되지만 역술가 및 무속인의 평가 기준 및 검증 절차에 문제가 있고 또한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포착할 수 있었다.

해당 방송 제작진이 역학(易學)에 대해 전문지식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접근 방법을 당연시하고 흥미 위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해 잘못된 평가 방법에 의해 검증 절차에서 탈락하면서 실력이 없다는 오명을 쓰는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역술가 및 무속인도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론 일반 대중들의 관점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을 흥미 위주로 그대로 받아 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학(易學) 및 사주팔자에 대한 어느정도 이해도와 상담 경험이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방송의 평가 방법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대중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게 아래와 같이 논리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1. 동일한 사주팔자를 지닌 사람이라도 동일한 삶을 살아가진 않는다

사주팔자를 다루는 학문 중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많이 쓰이면서 이번에 역술가들이 주로 사용했던 학문은 명리학(命理學)이다. 그리고 명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운의 흐름까지 감안하면 약 100만가지 정도의 사주팔자 경우의 수가 나오게 된다. 현재 한국의 인구가 약 5,000만명 정도가 되니 각 개인과 동일한 사주팔자를 가진 사람의 수가 약 50명이라는 사실을 도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과 동일한 사주팔자를 지니 약50명이라는 사람들이 자신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동일한 삶을 살아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선 태어난 나라가 다를 수 있고 자신의 부모의 사회적인 지위 및 재물적인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동일한 사주를 지니고 있더라도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서 태어나게 된다면 한국에 태어난 사람과 비교했을 때 많은 삶의 환경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나비효과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차이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동일한 사주를 지니고 있어 동일하게 재력을 지닌 부모 밑에서 자라났다 하더라도 상대적인 재력의 차이로 인해 삶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재력이 있는 부모라고 하더라도 10억 정도의 재력을 가진 부모와 50억 정도의 재력을 가진 부모의 사회적인 지위 및 경제적인 자유도는 차이가 많이 나게 되며 그 차이에 의한 영향을  자신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살아오면서 겪게 되는 사소한 환경의 작은 차이라고 하더라도 나비효과에 의해 시간이 흐를 수록 동일한 사주를 지니고 있더라도 그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 사주명리학이라는 학문은 개인의 삶의 틀, 환경, 흐름 등을 보는 것이지 족집게식 학문이 아니다 (참고기사: 족집게 도사에 대한 대중들의 무모한 환상)

방송을 보면 과거 악행을 많이 저지른 Y씨의 사주를 보여주면서 과거사를 얼마나 잘 맞추는가로 역술가들을 검증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 방법은 상기에 언급한 동일한 사주라고 동일한 인생을 할지 않는다라는 진실에 위배된 잘못된 평가 방법이다. 즉 흑백논리를 기반으로한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평가법인데 이것은 일반 대중들도 사주팔자를 볼 때 많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역술가 평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운의 흐름을 분석할 때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므로 비슷한 범주의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열거할 수 있지만, 정확히 딱 찍어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무조건적으로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역술가는 신이 아니며 일반 대중들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고 단지 차이가 있다면 사람의 운명을 볼 수 있는 도구를 익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도구를 아주 정밀하고 예리하게 사용하거나 무디게 잘 사용하지 못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 정확한 100%의 족집게 같은 예언을 기대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유명인 중에 의사 및 교수를 거쳐 백신 프로그래머 그리고 사업가로 변신한 후 다시 교수가 되고 지금은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A씨가 있다. 이 분이 만약 역술가에게 20대 초반에 자신의 사주팔자를 분석해 달라고 했다면 "당신은 현재는 의대를 다니고 있지만 추후 의대교수가 될 것이고 독학으로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공부하여 한국 최초로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며, 선진국 모 기업에서 10억원에 백신 프로그램 판권을 요구한다면 거절할 것이다. 하지만 추후 법인 회사의 창업자로써 3,000억원대의 거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공부 후 유명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할 것이고 갑작스러운 대중적인 지지에 힘을 입어 대선에 출마하게 되지만 잘 되지 않고 흐지부지 끝날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특정지역에서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라고 정확히 족집게처럼 맞출 수 있는 역술가는 없을 것이다. 

3. 태생시에 대해서 애매모호하게 알거나 심지어는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상담을 하다보면 많이 겪는 일 중에 하나가 자신의 태생시를 잘 모르거나 아예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태어나는 순간에 자신의 태생시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으니 결국 타인에 의해 태생시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게 된다. 그러므로 당시 시계가 잘못 맞추어져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자신의 태생시를 전달자가 정확히 확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못된 태생시를 가지고 사주를 풀게 된다면 전혀 다른 사람의 삶을 이야기 하게 되니 한순간에 돌팔이로 전락할 수 있다. 즉 방송에서 역술가를 평가할 때 풀어 달라고 건내어 준 사주의 태생시도 정확한지 의문이 들고, 사전에 태생시를 정확히 검증하는 절차도 생략된 것으로 보였다.

4. 무속인 vs 역술가는 분야가 다르다

역술가는 학문적으로 인간의 운명에 태생년월일시를 기반으로 한 사주팔자를 가지고 접근하는 집단이고 무속인은 학문이 아닌 영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운명에 접근하는 집단이다. 즉 역술가와 무속인은 엄연히 다른 방법을 가지고 인간의 운명을 예측하게 되는데 이질적인 두 집단을 가지고 서로 비교해 가며 평가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역술가 집단끼리 경쟁을 시키거나 무속인 집단끼리 경쟁을 시키고  평가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완전히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운명을 예측하는 집단끼리 경쟁을 시키는 것은 엄연히 잘못된 평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매체라는 것은 대중들에게 상당한 파급효과를 행사할 수 있는 존재인만큼 아주 사소하고 작은 보도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연관된 사람들에게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역술가 및 무속인 같은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에는 제작진 입장에서 평가 대상의 집단보다 월등히 뛰어난 관련 분야 지식이나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가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상기에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전문가 집단을 평가하면서도 제작진의 운명, 사주팔자 와 같은 역학(易學)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평가기준은 일반 대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니 많은 잘못된 오해를 양산해 낼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앞으로는 어떤 집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검증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에 앞서 제작진들의 해당 평가 분야에 대한 전문성, 지식, 경험 등이 우선시 되어야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유익한 TV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할 것이다. 이 기사를 통해 대중들의 잘못된 역술가에 대한 평가 기준이나 사주팔자에 대한 오해를 개선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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