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월 25일 삼척시청 앞에서 열린 '동양시멘트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집단 해고 규탄대회'. 규탄대회 중, 삼척 시내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노동자들.
 지난 2월 25일 삼척시청 앞에서 열린 '동양시멘트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집단 해고 규탄대회'. 규탄대회 중, 삼척 시내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노동자들.
ⓒ 김동환

관련사진보기


동양시멘트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시민모임이 결성됐다. 삼척과 동해 지역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동양시멘트 간접고용철폐 삼척동해 지역대책위원회(아래 지역대책위)'는 2일 동양시멘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양시멘트에 "불법, 부당하게 해고된 101명의 삼척, 동해 시민들을 정규직으로 복직 조치하고,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의 판정을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지역대책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동양시멘트 노동자 집단 해고 사태는 지난 2월에 발생했다. 동양시멘트 사내하청업체 중 하나인 동일(주)는 설 연휴 하루 전인 지난 2월 17일, 노동자 101명을 집단으로 해고했다. 이 같은 노동자 집단 해고는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이 지난 2월 13일 동양시멘트의 일부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동양시멘트와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있다"고 판정한 데서 비롯됐다.

태백지청은 동양시멘트에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동양시멘트는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대신, 동일(주) 등 하청업체와 체결한 도급 계약을 해지했다. 그 후 동일(주)가 노동자 101명을 집단 해고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해고 노동자들은 지난 3월 4일부터 현재까지 동양시멘트 정문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역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척, 동해 시민들은 동양시멘트와 생사를 같이 하며 동양시멘트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부당을 묵인하고 덮어왔다"며, 그동안 동양시멘트와 맺어온 특별한 관계를 생각해 꾹꾹 눌러 참아왔던 분노를 터트렸다. 동양그룹과 동양시멘트를 위해 많을 걸 희생했지만, 그 결과 주민들에게 돌아온 건 무시와 박대뿐이었다는 주장이다.

지역대책위는 "동양그룹 동양시멘트는 삼척과 동해 시민들의 희생 속에서 국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해온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동양그룹이 오히려 삼척과 동해 시민들을 무시해 왔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덧붙여, 지역대책위는 "2년 전 삼척 시민들은 동양시멘트가 향토기업이라는 이유로 굴지의 기업들이 신청한 화력발전소를 동양그룹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했던 것에도 배신감을 나타냈다. 지역대책위에 따르면, 정부는 '주민수용성이 높다'는 이유로 동양그룹을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사업권자로 확정했다.

지역대책위는 "삼척 시민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양시멘트를 살리려고 하나같은 마음으로 화력발전소 유치 서명을 했고, 다수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서명을 받아 모으기도 했"으나, 결국 "동양그룹이 동양파워(화력발전소)를 매각해 거대 이익을 챙김으로써 삼척 시민들을 우롱하고 자존심을 짓밟아 버렸다"고 비난했다.

결국 이번 노동자 대량 해고 사태가 그동안 동양그룹과 동양시멘트의 '횡포'에 묵묵히 침묵을 지켜온 삼척과 동해 지역 주민들을 크게 자극한 셈이다. 지역대책위는 끝으로 "동양시멘트가 자행한 불법 해고를 즉각 중단하고 설날 길거리로 내몰린 노동자 101명에 대한 즉각적인 복직조치와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이 판정한 직접고용 이행을 요구"했다.

지역대책위는 이날 출범식을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 직접적인 행동에 들어가 ▲ 부당해고 철회 및 정부의 판정(직접 고용) 이행 촉구 현수막을 단체 이름으로 게시하고 ▲ 삼척 동해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 지역대책위 이름으로 동양시멘트 최종구 대표에게 면담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대책위는 또 "삼척 동해의 시민사회단체 등에 제안하여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의 문제들을 지역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지역대책위에는 현재 '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삼척지부', '삼척학습실천연대', '전국교수노동조합강원지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강원지회' 등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태그:#동양시멘트, #부당 해고, #하청노동자, #삼척, #동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