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3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는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며 개막 후 3연승을 달렸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베어스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유희관의 호투와 민병헌, 양의지의 홈런으로 6-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지난 주말 유니에스키 마야와 장원준에 이어 유희관까지 선발승을 따내며 강력한 선발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시범 경기에서 부진했던 좌완선발 유희관은 시즌 첫 등판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두산의 좌완 기근 해결한 보물

아마추어 시절 크게 주목 받지도 못했고 불 같은 강속구를 던지지도 못하는 유희관의 등장은 두산 마운드에 있어 축복과도 같았다. 지난 2009년 두산 입단 후 4년 동안 1군 무대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던 유희관은 상무에서 전역한 2013년에도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외국인 투수 게릿 올슨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 두산은 2013년 5월 4일 LG트윈스전에서 유희관을 선발로 예고했다. 그리고 유희관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 경기에서 5.1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내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특히 조금이라도 빠른 공을 던지려는 투수들 사이에서 시속 130km를 갓 넘기는 유희관의 속구는 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유희관은 그 해 10승 7패 평균 자책점 3.53의 성적으로 1988년의 윤석환 이후 25년 만에 베어스 토종 좌완 10승 투수에 등극했다.

유희관의 활약은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4.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유희관은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유희관은 지난해 시즌에도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12승 9패 4.42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비록 평균 자책점은 다소 올랐지만, 유희관이 소화한 177.1이닝은 지난해 토종 투수 최다이닝이었다.

최근 2년 동안 22승을 올리며 두산의 좌완에이스로 활약한 유희관은 지난해 시즌 1억을 거쳐 올해는 연봉 2억 원을 받게 된다. 2013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을 때 유희관의 연봉이 단 2600만 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실로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시범 경기 부진 씻고 시즌 첫 등판부터 6이닝 1실점 호투

두산은 FA시장에서 장원준을 영입하면서 유희관과 좌완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같은 좌완 투수로서 긴장하거나 경계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 긍정적이고 유쾌한 성격으로 유명한 유희관은 장원준이 합류해 선발 순번이 밀리더라도 팀이 그만큼 강해질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유희관은 풀타임 3년째를 맞는 올해 시범 경기에서 10.1이닝 11실점(9자책) 평균 자책점 7.84로 부진했다. 구속보다는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유희관은 날씨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매년 시범 경기 성적이 좋았던 투수다. 따라서 유희관의 갑작스런 부진은 두산 팬들을 걱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NC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 등판을 장원준에게 양보한 유희관은 지난 1일 한화전에 선발로 예고됐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부쩍 경기력이 좋아진 데다 지난 3월 13일 시범 경기에 등판했다가 4이닝 7피안타 5사사구 5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던 나쁜 기억이 있는 팀이다.

하지만 유희관의 시범 경기 부진은 완벽한 정규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었다. 유희관은 지난 1일 시즌 첫 등판에서 6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단지며 4피안타 1볼넷 1실점의 호투로 한화 타선을 틀어 막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4회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나이저 모건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내줬을 뿐 김회성을 삼진, 정범모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이날도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시속 134km에 불과했다.

타선에서는 민병헌이 1회 결승 선두 타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정수빈도 5번의 타석에서 4번이나 출루하며 테이블세터의 소임을 완벽히 수행했다. 포수 양의지도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화는 6명의 투수들이 무려 10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한화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유창식은 15연속 볼을 던지며 치명적인 제구력 난조를 드러냈다. 5선발 후보로 꼽히던 유창식은 시즌 첫 등판부터 김성근 감독을 크게 실망시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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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유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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