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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 한 중학교의 인조잔디 운동장. 내구연한이 지난 인조잔디 구장은 아토피 등의 원인이 되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구와 경북교육청은 대부분 철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내 한 중학교의 인조잔디 운동장. 내구연한이 지난 인조잔디 구장은 아토피 등의 원인이 되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구와 경북교육청은 대부분 철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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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 지역의 인조 잔디를 설치한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한 결과, 일부 학교에서 기준치가 초과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하지만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인조 잔디를 설치한 경북 123개 학교와 대구 89개 학교에 대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유해성 검사를 한 결과 경북에서 10개, 대구에서는 9개 학교가 유해 물질 수치가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당 경북도당이 경상북도교육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 울진의 한 중학교는 인조잔디 파일(잎)에서 중금속인 납이 허용 기준보다 무려 46.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6가크롬도 기준치보다 훨씬 높았다.

경북에서 유해 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10개 학교 중 5개 학교는 내구 연한 7년이 지났고, 3개 학교는 올해 안에 내구 연한이 초과된다. 나머지 2개 학교는 2016년에 내구 연한 초과 시점이 도래한다.

하지만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경북교육청은 일부 학교에 대해 유해 물질 검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도 유해 물질이 검출된 학교와 검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공개될 경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들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교육청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검사를 한 뒤 유해 물질이 초과된 학교에 대해서만 통보를 받았다"며 "알려질 경우 학부모의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역시 직접 검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검사 결과 비공개는 국민 알 권리 침해하는 것"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조잔디 유해성을 조사한 결과 경북에서는 10개 학교가, 대구에서는 9개 학교가 납 등 중금속이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북의 한 초등학교 인조잔디 검사 시험성적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조잔디 유해성을 조사한 결과 경북에서는 10개 학교가, 대구에서는 9개 학교가 납 등 중금속이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북의 한 초등학교 인조잔디 검사 시험성적서.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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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조잔디 유해성 검사를 한 결과 경북의 한 중학교 인조잔디에서 납의 경우 46배가 넘게 검출되었고 6가 크롬도 기준치가 훨씬 높게 검출됐다.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조잔디 유해성 검사를 한 결과 경북의 한 중학교 인조잔디에서 납의 경우 46배가 넘게 검출되었고 6가 크롬도 기준치가 훨씬 높게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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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녹색당 경북도당은 "인조 잔디의 위해성 검사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업 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경북교육청, 교육부는 비밀 행정을 중단하고 시민 앞에 상세 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며 "공개하지 않을 경우 행정 심판과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이어 "인조 잔디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넘어졌을 경우 부상위험, 초고온 현상으로 인한 화상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고 교체 대신 철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학교 인조 잔디는 접촉 빈도가 높기 때문에 더더욱 기준치나 내구 연한에 큰 의미가 없다"며 더 이상의 신설이나 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인조잔디 교체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 올해 안에 10개 학교 중 9개 학교는 인조 잔디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1개 학교는 인조 잔디를 뜯어내고 마사토를 깔아 친환경 운동장으로 만든다고 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2010년 이전에 설치한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유해성 물질이 많이 발생하고 그 후 설치한 곳은 유해성 물질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올해 안에 문제가 된 학교의 운동장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난해 전국에 걸쳐 인조 잔디 운동장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운동장 1037개 중 174개소인 16.8%에서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성 물질 중 기준이 초과된 중금속은 납이 12.8%(133개교)로 가장 높았고, 6가크롬 1.4%(15개교), 카드뮴 0.2%(2개교), 다환방향족탄화수소 4.3%(45개교) 등으로 조사됐다


태그:#인조잔디, #유해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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