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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대한 관심이 놀라울 정도로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2014년 하반기이후 출간된 아들러 관련서적만 해도 12종에 이르고 있으며 3월의 베스트를 보더라도 2달째 종합베스트1위에 위치하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를 포함 인문학 분야에서 20위권 내에 3종이 아들러관련 서적이다.

열풍의 시작은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삶과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이 철학자는 우연히 접한 '아들러 심리학' 에게서 그 해답을 찾게 된다.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대화체로 쉽게 풀어낸 <미움받을 용기>(고가 후미타케와 공저)는 일본에서 2014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되며 그 열기가 그대로 한국으로 이어졌다. 

프로이트와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알려졌지만 집필보다는 강연과 상담위주의 활동으로 인해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가진 아들러가 새삼스럽게 2015년 대한민국에서 큰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지금 아들러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석이 쏟아져 나온 상황이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사실임에는 분명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아들러 심리학은 흔히 용기의 심리학으로 불린다.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상처받는 이유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낮은 자존감을 극복할 수 있는 미움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힐링과 위로의 자기계발서의 형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의 한 가지 차이점은 흔해빠진 힐링과 위로를 거부하는데 있다. 아들러에 의하면 모든 문제는 '나'에서부터 시작한다. 다른 외적인 요인이 그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거부하며 트라우마를 부정한다. 개인이 어떤 사건과 환경을 경험한 것이 원인이 되어서 특정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생각이 프로이트라면 아들러는 발생한 문제로 인해 오히려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낸다고 생각했다. 동일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해서 두 아이가 같아지는 것이 아닌 이유다.

아들러는 인간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갖는다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구조 속에서 '무엇 때문에 그렇다는 식'의 원인론은 더 이상 청춘들에게 나아갈 희망으로 보이질 않았을지도 모른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은 '아프고 흔들리는 상황이니 힘을 내라'는 위로에 마음의 안정을 찾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하는 용기를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사회를 바꿀 수 없다면 스스로 바꾸어 나가야겠다는 것. 그것이 2015년 대한민국에 아들러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태그:#아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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