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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바로가기] ☞ 내게 맞는 동네는? '실전 셋방 찾기' 지도검색

[기사 수정 : 2일 오후 1시 25분]

"사실 동네 이름만 듣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처음엔 좀 망설였어요."

강북구 미아동 주민인 이아무개(30·여)씨는 본인이 살고 있는 곳을 누군가에게 말해야 할 때면 남모를 불편함을 느낀다. '미아동'을 '미아리 텍사스'(성매매업소촌)로 이해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씨는 "어머니도 이사한 뒤에 뜬금없이 '돈을 많이 못 보태줘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웃었다.

일명 '미아리 텍사스'의 실제 위치는 성북구 하월곡동이다. 미아동과는 도보로 20분이 넘는 거리이다. 게다가 '미아리 텍사스'에 남아있던 집창촌의 일부는 2012년 성북구 하월곡동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며 아파트 몇 동이 들어섰다.

하지만 이씨는 여전히 미아동에 '미아리 텍사스'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가끔씩 생기는 이런 상황이 당혹스럽지만, 이씨는 6년째 계속 이곳에서 살고 있다. 직접 살아보니 서울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동네 중, 주거지로서의 장점이 가장 뛰어난 곳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는 미아동과 강북구의 장점을 저렴한 주택 가격과 치안으로 꼽았다.

'치안' 강한 강북구... 25개 구 중 범죄건수 23위

미아사거리역 역주변 번화가를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원룸과 소형주택들이 몰려있다.
▲ 미아동 주택가 미아사거리역 역주변 번화가를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원룸과 소형주택들이 몰려있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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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역 6번출구나 8번출구로 나와 한두블록만 걷다보면 주택가가 나온다.
▲ 수유동 주택가 수유역 6번출구나 8번출구로 나와 한두블록만 걷다보면 주택가가 나온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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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집을 고를 때 특히 치안을 주요하게 고려한다. 이씨 역시 그 점을 꼼꼼히 살폈다. 대학가 주변에 살던 당시, 귀가 때마다 불안함을 느꼈던 기억 때문이다. 이씨는 "대학을 다니며 흑석동에서 4년을 살았는데, 골목이 어둡고 CCTV도 없는데다 술에 취한 사람도 많았다"면서 "한 번은 모르는 남학생이 계속 따라와서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미아동으로 이사한 후 평범한 주택가와 대학가의 명확한 차이를 알게 됐다. 그는 "대학가는 옆집에 살아도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데, 주택가는 상가 아주머니부터 시작해서 동네 사람들이 서로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나도 인사만 잘 하면 자연스럽게 안면을 틀 수 있었다"면서 "훨씬 든든하다"고 말했다.

미아동을 포함해 대부분의 행정구역이 주택가로 구성되어 있는 강북구는 범죄건수가 서울에서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대검찰청의 '2014 범죄분석'에 따르면 강북구의 범죄발생 총 건수는 1만1505건으로 25개 구 가운데 23번째이다. 범죄 발생 건수가 가장 높은 강남구(3만8408건)에 비하면 채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인구대비 범죄건수 역시 25개 구 가운데 15번째로 낮은 편이었다.

주택 가격도 다른 구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는 현재 미아역에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주택에 산다. 1층이 주인집, 2층이 이씨의 집이다. 개인 사정상 방이 2개 이상 있어야 해서 방이 2개인 15평형(전용면적 49m²)을 골랐고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는 50만 원을 부담하고 있다. 초역세권으로 분류되는 위치나 집 상태를 고려하면 꽤나 저렴한 가격이다.

"복학 후 공부에 전념하려고 수유동 왔어요"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 입구
▲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 입구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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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주택 가격은 미아동뿐만 아니라 강북구 전체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장점이다. 지난 3월 초,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은 서울 5~18평 원룸·주택·아파트 가격을 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강북구 수유동의 5평(16.5㎡) 월세 가격은 평당 7만 원 정도로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였다. 미아동은 5평 월세 가격이 평당 7만5000원 대로 수유동에 이어 2위다.

강북구 수유동에서 4년간 거주한 정영일(28·남)씨는 군 전역 후 공부에 몰두 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찾다가 수유동을 선택했다. 대학 근처가 아니면서도 적당히 편의시설이 있고 월세가 싼 점이 매력이었다.

"복학하면서 공부를 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대학 주변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술자리도 많고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정씨가 학교 근처에 얻었던 곳은 반지하 원룸으로, 10평(전용면적 33㎡) 크기에 보증금 500만 원, 월세 25만 원짜리 방이었다. 수유동 집은 12평(39㎡)으로 면적도 커지고 위치도 반지하가 아니라 지상 3층인데 가격은 예전과 같다. 그는 "교통도 돈암동, 혜화, 종로와 같은 강북 중심지는 30분 이내에 도착한다"면서 "수유동의 집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태 대비 저렴한 가격... 번동의 '언덕 반지하'

오패산 터널을 통하는 언덕이 있어 주변의 원룸과 주택들 역시 모두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 강북구 번동의 오패산 터널 오패산 터널을 통하는 언덕이 있어 주변의 원룸과 주택들 역시 모두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 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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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가 강북구 미아동으로 들어섰다. 3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옮겨오면서 이 지역에도 셋방을 구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사철을 놓치면 싼 집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상태 대비 저렴한 가격의 주택을 찾고 있는 이라면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로 가는 길에 있는 오패산 터널 주변을 주목해 볼 만하다. 번동의 오패산 터널을 낀 좌우 주변에는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반지하 매물들이 포진해 있다. 언덕 위에 지어진 '언덕 반지하'다. 대략적인 시세는 월세 25만 원 정도. 기자가 직접 찾았을 때 가장 저렴한 매물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짜리였다.

이곳의 '언덕 반지하' 주택들은 보증금과 월세가 보통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반지하와 언덕이 거주환경상 단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주민들은 언덕에 있는 반지하라는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강조한다. 반지하 특유의 단점이 가려진다는 것이다.

번동 주민 김아무개(30·여성)는 "언덕에 위치한 집이기 때문에 반지하이지만 집에 물이 차는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지하 특유의 습기가 차는 현상도 이 지역은 열외다. 김씨는 "반지하도 반지하 나름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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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집다운 집을 찾는다면... 그것도 반전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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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실전 셋방찾기, #강북구, #미아동, #수유동, #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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