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용불패' 임창용이 마침내 200세이브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 임창용은 지난달 31일 수원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경기에서 팀이 8-6으로 앞선 9회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비가 오는 날씨의 시즌 첫 등판. 마무리의 숙명인 듯 임창용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꿈틀거리는 그의 뱀 직구는 나이를 잊은 듯 여전했고 타석에 들어섰던 Kt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가를 뿐 정타와는 거리가 있었다.

임창용은 시즌 첫 상대인 김동명을 공 3개로 가볍게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두 번째 타자인 조중근도 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146km의 빠른공으로 파울을 유도해 낸 다음 110Km대의 느린 변화구로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아 내며 시즌 두 번째 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혼자서 4타점을 쓸어 담으며 kt의 타선을 이끌었던 외인 마르테를 4구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임창용의 200세이브는 김용수-구대성-오승환에 이은 개인통산 네 번째이고 100승 200세이브는 김용수에 이어 두 번째로 세운 대기록이다.

1995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고향 팀 해태에 입단했던 임창용은 1997년 본격적인 마무리로 전업 후 14승 8패 26세이브를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아홉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이듬해에도 34세이브를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뒷문을 굳게 지켰지만 IMF 이후 가세가 기운 팀 사정상 1999년부터 삼성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붉은피의 타이거즈 유니폼에서 푸른 피의 삼성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임창용에게 어색함이란 없었다. 임창용은 1999년과 2000년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올리며 삼성의 뒷문을 굳게 걸어 잠궜고 2001년부터는 선발로 전환해 2003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선발전환 2년차인 2002년 36경기에 나와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17승 6패 평균자책 3.08의 빼어난 성적으로 스승 김응용감독과 함께 삼성의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이끌었다.

2004년 팀 사정상 마무리로 전업 후 36세이브를 올렸지만 이듬해부터 잦은 부상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결국 임창용은 2007시즌 종료 후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전력이 있음에도 일본무대 진출해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활약했고 2012년 더 큰 꿈을 위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비록 메이저리그 통산 6경기 5이닝 3실점 평균자책 5.40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2014시즌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왔지만 구위는 여전했다. 특히, 오승환의 일본진출로 인해 무주공산이 되었던 삼성의 뒷문은 임창용의 복귀와 함께 정리되었다.

임창용 또한 복귀 첫 해 49경기에 나서 5승 4패 31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끌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기록한 9개의 블론세이브는 임창용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으로 돌아왔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와 예전 같지 않은 구위였기에 지난 시즌 나타난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은 제아무리 임창용이라 하더라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2000년 스물 세 살의 어린나이로 최연소 100세이브를 올렸지만 또 한 번의 100세이브를 올리기 위해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임창용이 우려의 시선을 모두 잠재우고 자신의 말처럼 300세이브까지 도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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