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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지방공무원 시험이 군·구별로 시행된다는 공고가 발표되자 공무원 취업을 준비하던 학원가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9급 공무원은 그동안 군·구의 위탁을 받은 시가 전체 선발 예정 인원을 채용한 뒤, 각 지자체에 배치했으나 올해부터는 군·구에서 자체 면접을 실시해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게 돼 '공무원시험준비생(공시생)'들이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

이 때문에 공무원 임용시험이 대학입시처럼 눈치 보기식 지원이 될 수 있고, 향후 시와 기초단체 간 인사 교류·적체 해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반면 오히려 우수 인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방공무원 임용 방식이 크게 바뀐다. 제도 변경은 최근 열린 지역 군수·구청장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다. 그동안 시에 위탁했던 임용을 다시 환원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 이는 군·구별로 지역에 맞는 인재 선발이 가능하다는 점과 자체 인사교류를 통한 적재적소에 필요인원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6월 예정된 '인천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시험'을 통한 최종 선발 권한은 기술직의 경우 시에서 갖고, 행정직은 각 군·구에서 자체적으로 선발 권한을 가진다. 1차 필기시험은 6월 27일 통합 시행되고, 면접은 8월 10~14일 각 군·구별 일정에 따라 치러진다. 또 기존에 시 소속 사무관이 10개 군·구 전체 면접을 보던 것이 군·구별 각 과장(사무관) 2명으로 교체된다.

하지만 변화된 지방공무원 임용 방식에 대해 공시생 대부분은 명분 없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시와 군·구별 면접관이 달라짐으로써 공통된 기준은 사라지고 상·중·하로 평가받는 점수 배점은 모호함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점수제가 아닌 '합·불'제로 공정성 논란을 빚었던 면접이 군·구 자체 시행으로 결정나자 공시생들은 벌써부터 눈치보기에 들어가는가 하면, 내정자가 있는 상황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에 휩싸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추진된 임용 방식 개선은 명분도 잃고 있다는 것이 공시생들의 견해다. 비슷한 임용 방식을 도입한 경기도의 경우 지역 간 거리가 멀어 부득이 각 기초단체에서 필요 인력을 채용하지만 인천의 경우 시에서 전체 인원을 뽑아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는 설명이다.

부평에서 공무원학원을 다니는 이아무개(27·여)씨는 "면접 5개 항목을 상·중·하로 평가해 합격자들만 필기성적 순으로 합격시켰던 것도 문젠데, 이렇게 바꾸면 원하는 사람을 대놓고 뽑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면접관이 다 달라지면 뒷돈 찔러주는 사람이나 인맥 있는 사람이 합격 점수를 받을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시생 김아무개(29)씨는 "같은 인천시 지방공무원으로 임용이 되는데 군·구별로 면접을 보면 면접관이 다 달라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앞으로 각 군·구 공무원으로 뽑힐 경우 시와 군·구 간 인사교류도 줄어들 것 같고 지자체장의 의중에 따라 승진 같은 것이 멋대로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무원학원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되는 것도 기술이라고 농담을 하는 판국에 군·구별 자체 채용에 따라 공시생들만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연용 인천시 인사과장은 "일부 눈치작전이나 지원자 기피 등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기관별 면접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응시자들도 해당 군·구에 애정이 높을 수 있어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인천시 공무원시험, #공무원학원, #공시생, #기술직, #행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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