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연복 셰프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연복 셰프 ⓒ JTBC


최현석 셰프가 해외 출장을 떠난 사이, 30일 방영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43년 경력의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가 등장했다. 그는 얼마 전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했던 레이먼 킴이 극찬해 마지않았던 탕수육의 주인공이다. 셰프가 추천하는, 셰프가 경애하는 대가의 솜씨는 어떨까. 그는 등장에서부터 <냉장고를 부탁해>의 여타 세프들에게 보기 힘들었던 장인의 느낌이 물씬 났다.

이연복 셰프가 준비한 요리는 바로 짬뽕이었다.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이규한의 요청으로 그는 짬뽕을 선택했고, 상대는 육개장을 준비한 이원일 셰프였다. 인턴 셰프의 패기냐, 아니면 대가의 관록이냐. 흥미로운 대결 구도였다.

헌데 대결 시작을 맞이하면서 그는 긴장의 기운을 내비쳤다. 대가와 긴장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15분 안에 요리를 해내야 한다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규칙은 대가마저도 떨게 했다. 사실 짬뽕은 국물을 우려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요리이기 때문에, 그의 걱정도 짧은 시간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느냐에 있었다.

하지만 긴장하는 것도 잠시, 중식도를 든 순간부터 그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졌다. 옆 테이블에서 대결 상대인 이원일 셰프가 숙련된 칼질을 선보이는 사이, 그의 중식도는 숙련을 넘어서는 경지를 보여주었다. 이연복 셰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중식도에 시선을 뺏긴 채, 경탄해 마지 않았다. 마치 기타리스트의 속주를 보듯, 중식도의 움직임과 경쾌한 도마를 내리치는 소리는 '요리는 예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했다.

이연복 셰프는 15분에 시간을 다 채우지 않고서 여유 있게 완소짬뽕을 완성했다. 중간에 국물 맛을 본 김성주는 "수심 300m까지 내려 갔다 온 느낌"이라는 평을 전하며 그의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윽고 냉장고 주인 이규한이 먹었다. '요리의 완성은 먹는 것에 있다'는 말처럼, 맛있게 먹는 이규한의 모습은 이연복의 요리가 어떤지를 정확히 말해주는 것 같았다.

결과는 이연복 셰프의 승리였다. 15분의 시간은 짧았지만, 그의 요리는 43년의 세월을 품고 있었다. 평생 중식 요리에 몸담았을 그가 가장 많이 만든 요리 가운데 하나는 바로 짬뽕일 것이다. 긴 시간 동안 불 앞에서 열과 성을 다했을 그의 지난 시간의 깊이가 짬뽕에 담긴 채 브라운관을 넘어 전해졌다.

중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청자에게 선보인 대가 이연복 셰프의 등장으로 제작진의 시름은 깊어질 듯하다. 이연복 셰프에게 환호한 것처럼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의 갈증 해소를 위해,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은 어떻게 대처할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제형 시민기자의 팀블로그(byulnigh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이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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