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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히면서 400~500 m구간을 뒤덮고 있다.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히면서 400~500 m구간을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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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봄나들이 하기 좋은 때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연미산 자락에도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하지만 고개만 잠시 돌리면 물가에 물고기, 새, 조류 사체 등이 썩으며 나는 냄새로 얼굴이 찌푸려진다.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로 보의 안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공주보에 지난주부터 잠수부가 동원되어 수중에 시멘트를 쏟아붓고 있다(관련기사: 자꾸 시멘트 투입, 수생태계 악영향).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서다.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이 발생한 공주보가 지난주부터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 잠수부가 동원 시멘트를 강에 쏟아 붙고 있다.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이 발생한 공주보가 지난주부터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 잠수부가 동원 시멘트를 강에 쏟아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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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의 유지관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원활한 공사를 위해 공주보 상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혀 400~500m 구간을 뒤덮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주 시민들의 소풍 장소이자 봄이면 나물 뜯는 여인들로 넘쳐나던 곰나루 인근과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쌍신공원 인근 둔치 역시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낚시꾼으로 넘쳤던 버드나무 군락지도 지금은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조류, 새, 물고기 사체 썩는 냄새 진동하는 금강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부터 잉어, 민물가마우지, 뿔논병아리, 남생이까지 물가엔 사체로 넘쳐난다.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부터 잉어, 민물가마우지, 뿔논병아리, 남생이까지 물가엔 사체로 넘쳐난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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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27일 공주보 주변 수변을 걸어서 돌아보았다. 물에는 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닌다. 발길이 가는 물가엔 죽어서 떠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 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도 쉽게 눈에 띈다. 이틀간 확인한 물고기만 30여 마리 정도다.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창살 같은 시설물에 물고기가 끼어서 죽어가고 있다.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창살 같은 시설물에 물고기가 끼어서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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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주보 좌안에 설치된 복합형 어도. 수공의 용역을 맡은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것이다. 물고기가 어도에 들어와 머무는 시간과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것을 측정하는 장비이다. 그러나 창살같이 설치된 시설물에도 물고기가 끼어 죽어가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관심대상 종인 뿔논병아리와 민물가마우지까지 죽어서 썩어간다. 물고기 사체와 과일 껍질까지 먹어서 강의 정화를 돕는다는 토종 거북인 남생이도 죽었다.


시민들의 민원에 시달리던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시민들의 민원에 시달리던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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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흐름을 멈추고 물이 썩으면서 물고기가 죽어가면서 날파리도 극성이다. 둔치에 운동을 나온 시민들은 악취가 진동한다고 난리다. 급기야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금강둔치에 운동을 나왔던 신관동 아무개(52, 여)씨는 "(4대강 사업 이전) 예전에는 상큼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운동을 해왔는데 지금은 물이 갇혀서 그런지 날파리가 득실득실하고 강에서 악취가 심해서 운동을 하기 어렵다"며 "차를 타고 가면서 강을 멀리서 바라보면 물이 많아져서 좋은데 가까이 다가오면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장에 나왔던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정책국장은 "4대강 사업이 끝나기 무섭게 강은 호수로 변모하면서 썩어간다. 썩어가는 강물은 수질 악화를 가져오며 물고기와 상위 포식자인 새들까지 원인도 모르게 죽어가고 있다, 정부는 4대강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면서도 반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어 강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수질 오염과 악취로 인한 제보 전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온다. 굽이굽이 여울져 흐르는 모습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금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다.


태그:#4대강 사업,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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