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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벼룩 시장 형태의 '나눔중구 옛날장터'. 중구청 공무원들이 기증한 도서와 문구류를 싼 가격에 판매하자 시민들이 북적였다
 28일 낮,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벼룩 시장 형태의 '나눔중구 옛날장터'. 중구청 공무원들이 기증한 도서와 문구류를 싼 가격에 판매하자 시민들이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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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는 온종일 갖가지 문화행사가 열렸다.

사무실과는 자동차로 5분, 걸어가도 20분이면 족한 거리라 구경 삼아 이곳을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나눔중구 옛날장터'에는 중구청이 수십 개의 천막을 마련해 여성단체 등이 들고 나온 물품들을 시민들에게 내다 팔았다.

'자원재활용과 녹색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행사 의도가 통했는지 장터에는 옷가지부터 시작해, 신발 등 재활용 생활용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눈길을 끈 곳은 도서와 문구 판매점. 마침 막내가 필기구를 찾던터라 이곳에 먼저 발걸음이 머물렀다.

이 천막에는 울산 중구청 공무원들이 기증한 100여 권의 도서가 진열돼 있었다. 그중 눈에 들어온 것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울산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역 공무원이 읽고 내놓은 책이라니 흥미롭다.

나는 이 책을 이미 읽었기에 어린이용 책 두 권을 권당 500원에 구입했다. 공무원들이 기증한 볼펜류와 샤프심 등은 한 개당 100원에 판매하기에 '웬 떡인가' 싶어 다량 구입했다. 한 보따리를 사도 2000원.

28일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나눔장터에서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이 여성단체 회원들이 판매하는 봄철 초화류를 보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8일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나눔장터에서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이 여성단체 회원들이 판매하는 봄철 초화류를 보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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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구와 자매도시인 충북 음성군 주민들도 장터를 찾아 인삼과 노루궁뎅이버섯, 잡곡을 비롯해 음성군 농가에서 직접 만든 반찬과 된장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기도 했다. 천연세제 만들기 체험, 폐형광등과 폐건전지 수거, 탄소포인트제 홍보, 무단투기와 생활쓰레기 환경사진전 등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식목일 행사에 맞춰 무료로 나눠주는 산수유와 감나무 등 유실수 묘목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서있던 줄이 잠시 장터를 둘러보는 사이 없어졌다. 금방 묘목이 동이난 것.

울산 도호부사 취임 행차 재연한 가장행렬

28일 오후 3시부터 울산 중구 도심에서 열린 도호부사 행렬 재현행사. 뒤에 도호부사가 근무하던 동헌이 보인다
 28일 오후 3시부터 울산 중구 도심에서 열린 도호부사 행렬 재현행사. 뒤에 도호부사가 근무하던 동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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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는 동헌을 시작으로 남쪽 태화강쪽으로 나 있는 거리를 말한다. 이곳에서는 오후 3시부터 조선시대 울산 도호부사가 취임할 때 하던 행렬을 재현한 '도호부사 행차 재현행사'가 열렸다.

임진왜란 때 왜적 토벌에 울산 읍민들의 공이 커 선조 31년(1598) 울산군이 울산도호부로 승격했다. 도호부사는 오늘날의 울산시장으로 보면 될 듯하다. 숙종 7년때인 지난 1681년 울산부사 김수오는 울산읍성 일대에 관청을 지었는데 이곳이 곧 동헌으로, 도호부사가 집무를 하며 근무하던 곳이다.

재현 행사에서는 가마를 탄 도호부사가 호위무사와 취타대, 연희단을 거르니고 지역주민들에게 자신의 취임을 알렸다. 울산중구문화원이 주관해 오는 11월 28일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도호부사 행차 재현행사를 연다고 한다.

울산 중구에 있는 동헌. 도호부사가 근무하던 곳으로 숙종 7년때인 지난 1681년 울산부사 김수오가 지었다. 현재 이곳을 중심으로 조성된 문화의 거리 등으로 중구 문화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울산 중구에 있는 동헌. 도호부사가 근무하던 곳으로 숙종 7년때인 지난 1681년 울산부사 김수오가 지었다. 현재 이곳을 중심으로 조성된 문화의 거리 등으로 중구 문화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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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에서 잇따른 문화행사 왜?

울산 중구청이 구정을 홍보할 때면 흔히 '울산의 종갓집'이란 표현을 쓴다. 또한 시내 중심가인 중앙동을 '원도심'이라 부른다.

지난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될 당시 울산의 전체 인구가 10만 명(현재 120여만 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당시는 중구가 울산의 중심이자 도심이었던 것.

울산 중구는 그후 수십 년 간 침체기를 맞았다.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후 조선(동구), 석유화학(남구, 울주군), 자동차(북구) 등 산업이 발달하며 산업수도로 발전했지만 유독 중구만은 산업단지가 없어 먹거리가 부족했던 것. 이 때문에 중구는 종갓집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그동안 이 주변 상권 살리기와 문화산업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 1월 16일 중구 장현동이 정부로부터 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중구는 이제 문화산업과 첨단산업단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세다.


태그:#울산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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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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