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을야구의 추억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가 넥센에 12-2로 뒤진 9회 말. LG 팬들이 힘찬 응원을 펼치고 있다.

3월 28일 2015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는 LG 팬들. ⓒ 연합뉴스


FA계약이나 연봉협상 소식으로 애써 위안을 찾던 고통의 시간(?)은 끝났다. 수많은 야구팬들의 심장을 뛰게 할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드디어 28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개막전이 열리는 5개 구장 모두 비 소식이 없어 화창한 봄 날씨 속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중계권 계약도 순조롭게 마쳐 야구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은 TV를 통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사실 개막전은 지나고 보면 정규리그 144경기 중 한 경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각 구단들이 개막전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올해도 10개 팀이 한국시리즈 같은 마음으로 개막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흥행 요소 가득한 KIA와 LG의 챔피언스필드 개막전

90년대 최고의 인기구단이었던 해태 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맞대결은 당시 KBO리그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그리고 2015년 양 팀은 가장 시설이 좋다는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개막전 경기를 치른다.

KIA의 김기태 감독은 작년 시즌 LG를 이끌고 개막전을 치렀다. 하지만 2013년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LG는 작년 시즌 개막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추락했고 결국 김기태 감독은 시즌 개막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4월23일 전격 사퇴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김기태 감독이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감독 자리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고향팀 KIA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김기태 감독은 불과 11개월 전까지 감독으로 몸 담았던 LG를 상대로 공식 복귀전을 치르게 된다.

김기태 감독의 복귀전이라는 점 말고도 KIA와 LG의 개막전은 흥미요소가 매우 많다. KIA의 선발 양현종은 10개 구단 개막전 선발 투수 중 유일한 토종 선수이고 LG의 선발 헨리 소사는 지난 2012년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선수다.

마무리 보직이 유력한 윤석민이 개막전에서 등판할 상황이 만들어 질지도 관심거리다. 여러 흥행 요소들이 가득한 KIA와 LG의 개막전은 지상파 KBS2 TV에서 생중계가 예정돼 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스승 상대하던 김경문 감독, 올해는 '제자' 김태형 감독을 만났다

NC다이노스는 올해로 어느덧 1군 참가 3년 째를 맞는다. 하지만 NC가 KBO리그의 공식 개막일에 경기를 치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2년 동안 KBO리그는 홀수인 9개 구단 체제로 운영됐고 리그에 가장 늦게 참가한 NC는 언제나 뒷전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올 시즌 kt위즈의 합류로 다시 짝수 체제가 되면서 NC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 야구장에서 당당히 개막전을 치른다. 상대는 김경문 감독이 7년 반이나 감독으로 몸 담았던 '친정'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김경문 감독뿐만 아니라 이종욱, 손시헌, 이재학 등에게도 전성기를 보냈거나 프로데뷔를 했던 팀이다. 특히 좌완불펜 이혜천은 OB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2001년 두산의 마지막 우승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NC 김경문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은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베터리코치와 선수, 혹은 감독과 코치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OB시절의 스승이었던 김성근 감독과 묘한 라이벌관계를 형성했던 김경문 감독이 올해부터는 자신의 지도를 받았던 김태형 감독과도 지도자로 경쟁하게 된 것이다.

올해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NC는 에이스 찰리 쉬렉을 선발로 예고했다. 두산 역시 더스틴 니퍼트로 맞불을 놓을 예정이었지만 니퍼트의 골반통증으로 인해 선발을 유니에스키 마야로 교체했다. 비록 에이스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양 팀의 양보 없는 개막전 승부는 여전히 유효하다.

김성근표 한화 이글스, 드디어 공식전에서 베일 벗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을까. '야신' 김성근 감독의 부임 이후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3승9패로 신생팀 kt에게도 뒤진 최하위에 머물렀다. 12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짧은 일정 속에서도 5연패를 당하는 남다른 '클래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시범경기의 전력을 한화의 베스트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화는 시범경기 기간 동안 젊은 선수들을 실험하는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고 투수들 역시 몸상태가 완벽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개막전에 만나는 상대 넥센 히어로즈는 한화가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는다 해도 넘기 힘든 상대다.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넥센은 10개 구단에서 가장 강한 펀치력을 가졌고 넥센의 개막전 선발 앤디 밴 헤켄은 작년 시즌 20승 투수이자 투수부문 골든 글러브 수상자다.

게다가 한화는 턱부상을 당한 2루수 정근우와 시범경기를 소화한 후 어깨통증을 느낀 송광민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확실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유력한 중심타선 후보였던 송광민의 이탈은 한화 전력에서 매우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과거 이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도 신통방통하게 성적을 내던 지도자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가 KBO리그 최강의 화력을 가진 넥센을 상대로 개막전에서 어떤 경기를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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