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가 극적인 끝내기 3점슛으로 인천 전자랜드의 돌풍을 꺾고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동부는 27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14~2015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마지막 5차전에서 혈투 끝에 전자랜드를 74–7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동부는 오는 29일부터 정규리그 1위 울산 모비스와 7전 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반면 정규리그 6위로 올라온 전자랜드는 거침없는 상승세로 '6위의 반란'을 꿈꿨으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동부의 노련함, 중요한 경기에서 빛났다

정규리그 2위와 6위의 대결이었지만 전자랜드의 기세가 더 좋았다. 4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했고, 탈락해도 잃을 것이 많지 않았다. 반면 동부는 데이비드 사이먼이 어깨 부상이 우려스러웠다.

그러나 동부는 역시 노련했다. 경기 초반부터 김주성과 윤호형이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어 높이의 우세를 최대한 이용했다. 앤서리 리처드슨도 타점 높은 외곽슛을 던지며 전자랜드를 괴롭혔다.

동부는 리바운드를 장악하며 안정적인 골밑 득점을 올렸고, 전자랜드는 1쿼터에 3점슛을 4개나 터뜨렸다. 동부가 25-22로 힘겹게 앞서며 1쿼터를 마쳤고, 본격적인 대결은 2쿼터부터 시작됐다.

동부는 리처드슨을 빼고 사이먼을 투입했다. 사이먼은 어깨 통증에도 불구하고 김주성, 윤호영과 함께 손발을 맞추며 공격을 이끌었다. 박병우의 3점슛과 사이먼의 덩크가 연거푸 터진 동부는 42-32로 달아나며 2쿼터를 마쳤다.

동부는 3쿼터에도 먼저 득점을 올리며 14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전자랜드도 더 이상 밀려날 수 없었다. 전자랜드의 해결사 리카르도 포웰이 연속 7득점을 올리며 동부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기회를 잡은 전자랜드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차바위와 김지완이 연속 3점슛을 터뜨렸고, 포웰이 과감한 돌파로 덩크를 내리꽂는 등 순식간에 54-5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동부산성' 재건한 초보감독 김영만 

동부는 사이먼의 덩크와 박병우의 3점슛으로 다시 달아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전자랜드는 다시 포웰과 김지완이 연속으로 3점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경기 막판 71-70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숨 막히는 접전에서 승부를 가른 것은 침착함이었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해결사 본능이 너무 지나쳤다.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해 무리한 골밑 돌파를 시도하다가 공을 빼앗겼다.

반면 동부는 리처드슨이 경기 종료 11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포웰을 앞에 두고 먼 거리에서 던진 3점슛이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4점 차로 달아나 전자랜드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로써 김영만 감독은 부임 첫해 만에 동부를 챔피언 결정전에 올려놓았다. 그동안 오랜 성적 부진과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려 힘든 시간을 보냈던 동부로서는 감회가 남다른 챔피언 결정전이 될 전망이다.

동부는 '외국인 콤비' 리처드슨과 사이먼이 각각 14득점, 13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토종 콤비' 김주성과 윤호영은 각각 7개, 9개의 리바운드를 따내며 궂은 일을 도맡았다.

반면 전자랜드는 끝까지 잘 싸웠으나 혼자 31득점을 올린 포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챔피언 결정전을 눈앞에서 놓친 전자랜드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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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원주 동부 인천 전자랜드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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