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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오늘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는 등교거부행사가 화개 쌍계초등학교에서 열렸다. 다른 시·군지역에 비해 비교적 일찍 무상급식을 실시했던 하동지역. 군수가 바뀌자마자,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지경이 되니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는 진보나 보수를 보지 않았다. 오로지 아이들만 보고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이 말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 전임 하동군수의 말이다.

행사장 옆에서 아이들이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면 놀고 있다.
▲ 행사에 참가한 쌍계초어린이들 행사장 옆에서 아이들이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면 놀고 있다.
ⓒ 최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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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을 두고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 진보니 보수니 다투는 어른들. 오늘 이 아이들의 엄마, 아빠라는 사실이 미안하고 한없이 부끄러웠다.

행사 사회자는 "오늘 이 행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올곧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인지 가르치는 자리"라고 말했다. 또 "앞선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과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들은 헐벗고 못 드셔도 자식만큼은 굶기지 않았다"며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늘 등교거부 행사에 참가한 한 어린이는 "이미 엄마·아빠들이 여러 번 시위했지만, 소용이 없었으니 우리가 시위한다고 해서 별로 바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가만있으면 안 돼서 우리 식판을 우리가 찾기위해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이 어린이의 말을 들은 어머니들은 이곳저곳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사회자가 읽고 있는 결의문을 듣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사회자가 읽고 있는 결의문을 듣고 있다.
ⓒ 최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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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마치고 약 700미터거리에 있는 학교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행사를 마치고 행진중인 아이들과 학부모 행사를 마치고 약 700미터거리에 있는 학교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최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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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가한 엄마는 "아무리 시위하고 도지사나 군수에게 요청해도 변함이 없고, 면담 또한 연거푸 거부하는 행태를 경험하고 선택한 방법이 '등교거부'"라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부모가 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행사후 다리를 건너서 학교로 향하고 있다.
▲ 다리건너는아이들과학부모 행사후 다리를 건너서 학교로 향하고 있다.
ⓒ 최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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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에도 상당 수의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길을 걸으며 대화하던 한 아이의 엄마는 "쌍계초등학교가 문을 연 이후 이렇게 많은 취재진으로부터 관심을 받은 적은 없었을 것"이라며, "도지사나 정부도 관심을 좀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나눌 도시락을 준비하던 한 엄마는 "홍준표 지사가 SNS를 통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가진 지도자라면 이성을 갖고 한국 사회의 미래를 봐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는데... 홍 지사가 정말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가진 지도자라면 이성을 갖고 한국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모든 행사를 마친 학부모들과 아이들은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나눴다.

등교거부행사를 마치고 엄마들과 즐겁고 평화로운 차별없는 점심을 먹고 있다.
▲ 행사후 엄마들과함께 점심 등교거부행사를 마치고 엄마들과 즐겁고 평화로운 차별없는 점심을 먹고 있다.
ⓒ 최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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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무상급식등교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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