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 연설을 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7일(한국 시각)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26일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에게 미·일 유대의 발전을 위해 다음 달 29일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해달라고 초청했고, 아베 총리가 이를 수락한다는 답신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26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DC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개최하고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을 순방할 예정이다. 베이너 의장은 "아베 총리는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는 최초의 일본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역사적 이벤트를 주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은 지난 1954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상원 연설이 처음이며 1957년 아베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1961년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 등이 의회 연설에 나섰다.

그러나 상·하원 합동 연설은 아베 총리가 처음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상·하원 합동 연설을 추진했으나, 당시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면 의회 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주장해 무산된 바 있다.

일본은 이번 상·하원 합동 연설을 성사하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특히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공동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큰 선물을 안겨준 것이 맞아 떨어졌다.

베이너 의장은 "시장 개방과 자유 무역을 통해 새로운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 동맹국과의 경제와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들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TPP 관련 내용을 밝힐 것이라는 기대를 분명히 드러냈다.

아베, 과거사 반성 놓고 국제 사회 주목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 성사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 성사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관련사진보기


아베 총리의 이번 연설은 올해 2차 대전 종전 70주년에 연합군을 주도한 미국에서 열려 어떤 식으로든 일본의 과거사 언급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아베 총리의 반성과 사과 여부, 발언 수위 등을 놓고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연설하게 될 하원 본회의장은 일본의 진주만 침공 이튿날인 1941년 12월 8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한 '치욕의 날' 연설을 했던 곳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만약 아베 총리가 지난해 7월 호주 연설처럼 '호스트' 국가에만 사과하고 과거 침략 전쟁과 종군 위안부 문제 등을 충분히 사과하지 않는다면 한국, 중국 등과의 과거사 갈등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동아시아 안보 재정비를 위해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을 계기로 일본의 과거사를 사과하고 본격적으로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상·하원 합동 연설을 통해 강력한 미·일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해 나간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태그:#아베 신조, #미국 의회, #존 베이너, #일본 과거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