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기고한 '외부 맥주 반입 금지' 기사에서 걱정한 대로 세이프(safe) 캠페인에 관한 일반 팬의 반발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었는가의 여부다. 프로야구 관중이 이해할 만한 적정선의 가격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구비 되어 있다면 충분히 지켜질 수 있는 문제다(관련기사: '외부 맥주 반입 금지'... 야구팬 마음 떠날라).

기자는 구조 변경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학구장에 이어서 지난해 12월 한창 공사 중이었던 수원 야구장 방문 이후 서서히 기지개를 피고 있는, 신생구단 kt의 홈구장 수원 kt 위즈(kt wiz) 파크를 지난 22일에 다시 찾았다.

오는 31일 개막전이 열릴 수원 kt 위즈 파크를 미리 만나보자. 가장 먼저 만난 경기장 스태프들은 kt 위즈에 걸맞은 마법사의 옷을 입고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기자와 만난 조유민(18)씨는 "주말에 나와 고객을 안내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계속 되는 서비스 교육을 통해 수원 위즈 파크를 찾아 주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의 명물을 3루에서 만나다

kt의 지혜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수원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만두집과 통닭을 3루에서 만날 수 있었다. 3루 쪽 응원석은 대게 원정팀 응원석이다. 그렇다면 왜 수원의 명물을 3루 쪽 응원석 주변으로 배치를 했을까?

kt 마케팅팀 관계자는 "1루 홈팀 응원석을 찾아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수원 분들이기에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원정 응원을 오시는 팬 분들이 수원의 맛 집을 알고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3루 쪽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kt 위즈파크의 부대시설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정비된 모습.

▲ kt 위즈파크의 부대시설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정비된 모습. ⓒ 강윤기


이것은 지역밀착과 더불어 타지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수원의 맛을 알린다는 취지로 오랫동안 연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야구장이란 단지 야구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특성화 상품까지 판매 할 수 있는 종합 문화 시설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아는 바로는 체육 시설은 음식물 조리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하여 수원시청 체육진흥과 양기선 주무관은 "수원야구장 부대시설은 제2종 근린시설로 변경하여 음식점 입점이 가능하게 변경했다"고 말했다.

수원의 명물                 길게 서있는 줄 옆으로 wizzap 전용 창구가 눈에 띈다. 이처럼 전통과 첨단 IT의 조합은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 수원의 명물 길게 서있는 줄 옆으로 wizzap 전용 창구가 눈에 띈다. 이처럼 전통과 첨단 IT의 조합은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 강윤기


또한, 눈을 사로잡은 것은 길게 늘어선 줄 옆으로 한 사내가 쏜살같이 달려와 음식물을 받아가는 거였다. 그것은 바로 위잽(wizzap) 주문고객 전용 창구였다. 어플을 통해 앉은 자리에서 주문하고 음식물을 찾아 가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이는 통신사가 모기업인 구단이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또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수원 시민과 함께 호흡 하려는 kt의 의지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의 경우 수원삼성 블루윙즈라는 축구팀이 연고지를 두고 있는 곳이라, 수원은 축구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kt는 신생 구단이지만, 이미 스포츠 단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에 지역 밀착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듯하다.

첨단 IT의 게임                    위즈파크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할수 있다. 이밖에도 핸드 프린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 첨단 IT의 게임 위즈파크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할수 있다. 이밖에도 핸드 프린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 강윤기


다음 발길이 간 곳은 kt의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 능수능란하게 진행을 하고 있는 게임 대회였다. 통신 구단답게 대형 화면을 통해 그들만의 "홈런더비" 진행에 한창이었다. 이러한 이색 대결은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경기 외적인 즐거움을 주는 요소임이 분명하다.

경기장 안으로 가자, kt의 마스코트들이 한창 경기장 안에서 익살스런 퍼포먼스를 펼치며 팬들의 흥을 돋우고 있었다. 이미 일본 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는 익숙한 장면이기에 약간은 식상한 부분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좀 더 색다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가족과 나들이 나온 분위기 외야 공원

외야는 아무래도 내야와 달리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외야 플라이를 제외하고 자세히 보기엔 거리상 멀다. 그렇기에 kt 위즈 파크는 외야에 잔디를 설치하여 가족 중심의 팬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광판 옆에는 아직 개장하지 않았지만, 하이트 펍을 설치하여 맥주와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kt 위즈 홍보팀 이재혁 대리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팬들이 가장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wiz 파크 외야 전경                          외야잔디밭과 하이트 펍이 눈에 들어온다. 최신식 전광판을 자랑하는 wiz 파크

▲ wiz 파크 외야 전경 외야잔디밭과 하이트 펍이 눈에 들어온다. 최신식 전광판을 자랑하는 wiz 파크 ⓒ 강윤기


어린이들이야 말로 미래 프로야구의 주역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원년 슬로건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다. 기자 또한 인천 도원 야구장에서 꿈을 키웠다.

미래의 야구소년들                           이들이야 말로 미래 프로야구의 주역일지도 모른다.

▲ 미래의 야구소년들 이들이야 말로 미래 프로야구의 주역일지도 모른다. ⓒ 강윤기


언제나 그렇듯이 야구장 한 켠에 아이들이 야구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글러브와 공을 가지고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밖에 가족과 함께 나와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표정이다. 이런 야구소년들이 있기에 프로야구는 매년 꿈과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kt 위즈파크의 리모델링이 주는 교훈

kt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구장 내 매점 계약과 광고 등 구단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 했다. 지난해 12월에 염태영 시장이 말한 그대로 실천되고 있었다. 이에 반대점에 있는 곳은 잠실야구장이다. 잠실야구장은 임대료로 연간 25억 원 이상을 받는다. 그리고 광고권도 직접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설은 어떠한가?

현재 프로야구 경기장 중 시설이 가장 낙후된 구장은 대구구장과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이 사용하고 있는 잠실야구장이다. 대구구장의 경우, 올 시즌을 끝으로 새로운 구장으로 이전한다. 그러나 잠실야구장은 1982년 개장한 뒤 30년이 지나도록 신축과 증축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지 비용을 들여 개보수를 하고 있지만,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SAFE 캠페인의 피해자.                               이제는 야구장에서 맥주를 저렇게 마셔야 할지 모른다. 종이컵에 일일이 언제 따라 마시며 쓰레기는 이중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

▲ SAFE 캠페인의 피해자. 이제는 야구장에서 맥주를 저렇게 마셔야 할지 모른다. 종이컵에 일일이 언제 따라 마시며 쓰레기는 이중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 ⓒ 강윤기


기자와 인터뷰한 열혈 LG 팬인 장재준씨는 "좌석은 매년 개보수를 해서 많이 편해졌으나 기본적으로 간격 사이가 좁은 편이고 네이비 좌석 위층의 경우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보니 이동할 때 움직임이 어렵다. 또한 아무리 폭우가와도 야구장이 워터파크로 변신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충구씨는 격한 어조로 말을 이어 나갔다.

"수년째 연간 회원권을 끊고 야구를 보는 LG 팬인데 매표소도 적고 출입구가 매우 적어 혼잡하다. 또한 좌석 종류가 다른 구장에 비해 많이 없고 테이블 석은 예약조차 어렵다. 목동 구장 또한 마찬가지다. 좌석이 없고 상당히 좁다. 이쯤되면 서울시 차원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큰 결단 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좋은 시설이 관중을 부르는 법이다. 시민의 건전한 여가 생활과 수익을 위해 서울시의 통 큰 결정을 기대해 본다.

물난리난 잠실야구장                             작년 잠실야구장 레드석에 물이 가득차 있다. 옆에 덩그러니 놓여진 LG 트윈스의 응원봉이 가슴아프게 느껴진다. 워터파크?

▲ 물난리난 잠실야구장 작년 잠실야구장 레드석에 물이 가득차 있다. 옆에 덩그러니 놓여진 LG 트윈스의 응원봉이 가슴아프게 느껴진다. 워터파크? ⓒ 강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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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다음 기사는 연고지 이전에 관련하여 고척돔구장을 직접 방문하여 기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KT WIZ 잠실야구장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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