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첫 번째 선수 교체는 83분이 넘어 이뤄졌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준비가 잘 된 팀과 안 된 팀의 차이가 느껴졌다. 그만큼 스타팅 멤버를 알차게 준비해 의미있는 승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축구장에서 선수들이 발휘하는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둥가 감독이 이끌고 있는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전 5시 프랑스 생드니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프랑스와의 맞대결에서 간판 골잡이 네이마르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3-1로 승리를 거두고 삼바 축구의 부활을 알렸다.

 

라파엘 바란, 코너킥 세트 피스 선취골

 

경기 시작 후 7분 만에 그라운드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홈팀 프랑스가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얻어 골잡이 카림 벤제마의 이마가 빛났다. 하지만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이 공을 브라질 골키퍼 제페르송이 몸을 날리며 기막히게 쳐냈다.

 

브라질도 그냥 밀릴 수는 없었기에 19분, 네이마르의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각도를 잘 잡고 그 공을 응시한 프랑스 골키퍼 만단다가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쳐냈다.

 

그리고는 반대쪽 골문에서 프랑스의 선취골이 터졌다. 역시 코너킥 세트 피스의 위력이 남달랐다. 21분, 마티유 발부에나가 오른발로 감아올린 공을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 솟구치며 머리로 돌려 넣어 브라질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제대로 꿰뚫었다. 이제 경기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은 이대로 전반전을 끝낼 수 없다는 듯 40분에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좁은 공간에서 발끝으로 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적 감각이 놀라웠다. 피르미누가 미끄러지며 발끝으로 밀어준 공을 오스카도 역시 발끝으로 공 방향을 바꿔 그물을 흔들었다. 프랑스 수비 숫자가 많았지만 축구의 킥 기술 중에서 토 킥이 얼마나 유용한가를 잘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브라질의 훌륭한 역습, 네이마르 역전 결승골

 

브라질은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역전골까지 뽑아내며 삼바 축구의 실력을 자랑했다. 56분, 미드필더 윌리안이 역습 기회에서 프랑스의 노련한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를 따돌리고 찔러준 공을 네이마르가 받아서 왼발 끝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슛 각도가 넉넉하지 않았지만 네이마르의 발 기술은 자신감이 넘쳤다.

 

프랑스의 주장 완장을 찬 골잡이 카림 벤제마는 그로부터 3분 뒤에 왼쪽에서 넘어온 공을 받아서 수비수의 저항 없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너무 높게 뜨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홈팀 프랑스는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공격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었고 브라질 또한 이 흐름을 잘 읽고 역이용했다. 여기서 브라질의 공격 트리오 '네이마르-오스카-윌리안'은 프랑스 선수들이 좀처럼 감당할 수 없는 역습의 수준을 자랑했다.

 

브라질은 그렇게 얻어낸 코너킥으로 69분에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윌리안이 올렸고 수비형 미드필더 루이스 구스타보가 슬쩍 빠져나가며 이마로 정확하게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이에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74분에 미드필더 콘도그비아와 페키르를 한꺼번에 들여보내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9분 뒤에는 올리비에 지루까지 들여보내며 주장 벤제마와 함께 트윈 타워를 가동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그러는 동안 브라질 벤치에서는 얄미울 정도로 선수 교체를 통해서 흐름을 딱딱 끊어버렸다. 둥가 감독은 역시 이길 줄 아는 감독이었다. 아무리 평가전이라고 하지만 83분간 스타팅 멤버를 믿고 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대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여러 장의 교체 카드를 쓰면서 필드 플레이어들의 다른 조합을 시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써 브라질은 둥가 감독 취임 이후 7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패배를 포함하여 23년간 이어진 프랑스 원정 경기 무승이라는 불편한 기억도 단숨에 지워버린 것이다.

 

반면에 UEFA EURO(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6 개최국으로서 우승을 노리고 있는 프랑스는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프랑스는 이제 30일 오전 3시 45분 덴마크와 평가전을 치른다.

덧붙이는 글 | ※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27일 오전 5시, 스타드 드 프랑스)

★ 프랑스 1-3 브라질 [득점 : 라파엘 바란(21분,도움-발부에나) / 오스카(40분,도움-피르미누), 네이마르(56분,도움-윌리안), 루이스 구스타보(69분,도움-윌리안)]

◎ 프랑스 선수들
FW : 앙투완 그리즈만(74분↔나빌 페키르), 카림 벤제마, 마티유 발부에나(81분↔디미트리 파예)
MF : 블레이즈 마투이디(83분↔올리비에 지루), 모간 슈네이델랭, 무사 시소코(74분↔제프리 콘도그비아)
DF : 파트리스 에브라, 마마두 사코, 라파엘 바란, 바카리 사냐
GK : 스티브 만단다

◎ 브라질 선수들
FW : 네이마르
AMF : 오스카(86분↔소우자), 호베르투 피르미누(88분↔루이스 아드리아누), 윌리안(83분↔더글라스 코스타)
DMF : 루이스 구스타보(90분↔페르난지뉴), 엘리아스(90+1분↔마르셀루)
DF : 필리페 루이스, 미란다, 티아구 시우바, 다닐루
GK : 제페르송

2015.03.27 09:30 ⓒ 2015 OhmyNews
덧붙이는 글 ※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27일 오전 5시, 스타드 드 프랑스)

★ 프랑스 1-3 브라질 [득점 : 라파엘 바란(21분,도움-발부에나) / 오스카(40분,도움-피르미누), 네이마르(56분,도움-윌리안), 루이스 구스타보(69분,도움-윌리안)]

◎ 프랑스 선수들
FW : 앙투완 그리즈만(74분↔나빌 페키르), 카림 벤제마, 마티유 발부에나(81분↔디미트리 파예)
MF : 블레이즈 마투이디(83분↔올리비에 지루), 모간 슈네이델랭, 무사 시소코(74분↔제프리 콘도그비아)
DF : 파트리스 에브라, 마마두 사코, 라파엘 바란, 바카리 사냐
GK : 스티브 만단다

◎ 브라질 선수들
FW : 네이마르
AMF : 오스카(86분↔소우자), 호베르투 피르미누(88분↔루이스 아드리아누), 윌리안(83분↔더글라스 코스타)
DMF : 루이스 구스타보(90분↔페르난지뉴), 엘리아스(90+1분↔마르셀루)
DF : 필리페 루이스, 미란다, 티아구 시우바, 다닐루
GK : 제페르송
축구 프랑스 브라질 네이마르 윌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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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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