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프로농구 역대 최다인 9번째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모비스는 지난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5전 3선승제)에서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창원 LG의 도전을 78-67로 꺾었다.

모비스는 뜨거운 접전 끝에 LG를 3승 2패로 물리치고 통산 9번째이자 3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는다. 이로써 모비스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3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유재학 감독의 승부수는 '체력 대결'

경기의 주도권은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도전자' LG의 몫이었다. 4차전 승리로 상승세를 탄 LG는 경기 초반부터 김시래를 앞세워 기동력 넘치는 공격으로 모비스를 압박했다.

반면 모비스는 LG의 빠른 공격을 막지 못하며 끌려 다녔다. 크리스 메시와 김종규가 골밑을 지키고 김시래가 공격을 주도한 LG는 1쿼터를 18-17로 마쳤고, 2쿼터 초반까지 앞서나가며 대역전 드라마를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모비스는 발톱을 숨기고 기다렸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5차전 혈투를 치렀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까지 치르느라 소진된 LG의 체력을 약점으로 겨냥했다.

유재학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1쿼터에 체력을 아껴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쿼터 중반부터 골밑을 휘저으며 8득점을 올렸고, 양동근도 과감한 돌파와 외곽슛으로 득점에 가세하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체력이 떨어진 LG는 대인 방어가 아닌 지역 방어로 모비스의 공세를 막아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모비스와의 격차가 벌어지자 문태종이 3점슛을 연거푸 시도했지만, 모두 빗나가고 말았다.

LG의 야투 성공률은 3쿼터가 되자 20%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반면 모비스는 라틀리프, 함지훈, 양동근 등 주전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을 올리면서 힘 빠진 LG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모비스의 완승, 챔피언 관록 과시하다

모비스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아이라 클라크의 3점 플레이와 함지훈의 득점으로 LG와의 점수를 15점 차이까지 벌렸다. LG는 김영환이 4득점을 올리면서 고군분투하며 추격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김영환마저 5반칙 퇴장으로 코트를 떠나면서 LG의 추격은 마지막 남은 동력마저 잃어버렸다. LG가 할 수 있는 반격은 어렵게 슛을 시도하다가 상대의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밖에 없었다.

모비스는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박구영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터뜨렸고, 더 이상 추격 의지가 남아있지 않은 LG는 수비조차 하지 않고 남은 시간을 흘려보내며 완패를 인정했다.

양동근은  16득점, 4리바운드, 4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클라크는 4쿼터에만 9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장악했다. 문태영도 10득점, 6리바운드로 활약하며 LG 문태종과의 '형제 대결'에서 승리했다.

LG는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체력이 떨어지자 집중력도 흔들렸다. 이는 슛 성공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3점슛 15개를 던져 단 1개만 성공했고, 자유투도 24개 중 6개나 놓쳤다.

하지만 LG는 전력과 체력의 열세를 딛고 모비스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명승부를 펼쳤다. 비록 챔피언 결정전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퇴장했지만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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