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또리 KT위즈의 공식 마스코트 빅과 또리.

▲ 빅, 또리 kt위즈의 공식 마스코트 빅과 또리. ⓒ kt위즈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은 KBO리그가 8개 구단으로 운영될 때도 틈만 나면 "리그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10구단 체제가 돼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2013년, '제10구단' kt위즈가 창단하면서 허 위원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던 kt는 올해부터 1군 무대에서 선배들과 당당히 자웅을 겨룬다. kt는 지난 겨울 외국인 선수 영입과 보호 선수 20인 외 특별 지명, FA 영입 등을 통해 착실히 시즌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 리그 3위에 그쳤던 kt는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최하위 후보로 꼽힌다. 실제로 kt가 10개 구단 중 전력이 가장 약해 보이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kt는 시범 경기에서도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하지만 kt를 이끄는 조범현 감독은 SK와이번스 부임 첫 시즌(2003년)에 한국 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KIA타이거즈 부임 2년째(2009년)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끈 인물이다. 조범현 감독의 지도를 받는 kt 선수들도 선배들의 '승리 자판기' 노릇이나 하며 1군에서의 첫 시즌을 보낼 마음은 없다.

[투수력] 외국인 선발 트리오와 영건들의 조화

2년 전 NC다이노스가 그랬던 것처럼 kt도 신생 구단으로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 중에서 기존 구단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은 외국인 선수 1명 추가 혜택이다. 신생팀은 이를 활용해 외국인 투수만으로 선발 트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 역시 외국인 투수 카드 3장을 모두 선발 투수 영입에 사용했다. 지난해 시즌 중반 데려온 장신 좌완 앤디 시스코와 빅리그를 경험했던 우완 필 어윈, 그리고 국내 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옥춘이' 크리스 옥스프링이다.

조범현 감독은 외국인 선발 트리오가 30승 이상을 수확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2년 동안 2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옥스프링이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외국인 트리오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두 자리는 kt에서 지명한 신예들과 특별 지명을 통해 이적한 선수들을 경쟁시켰다. 시범 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세웅의 선발 진입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는 우완 장시환과 좌완 정대현이 번갈아 가며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덕에 선발진의 구색은 어느 정도 갖출 수 있지만, 불펜은 여전히 조범현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FA로 영입한 김사율에게 뒷문을 맡길 예정이지만, 김사율은 이미 롯데에서도 마무리 자리를 내려 놓은 선수다.

다만 시범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2년 차 사이드암 고영표는 kt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고영표와 김기표, 윤근영, 이성민, 심재민, 엄상백 등으로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그 사이에서 '진주'를 발굴할 예정이다.

[타선] '미생'만 상대하던 kt 타선, 1군 투수들에게도 통할까

 KT 위즈로 이적한 이대형

지난해 kt 위즈로 이적한 이대형 ⓒ 연합뉴스


2013년 NC는 FA시장에서 이호준을 영입하며 나름대로 알차게 타선을 보강했지만, 팀 타율 .244에 그치며 그 해 팀 타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 '미완'의 2군 투수들만 상대했던 kt의 방망이도 올 시즌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kt는 스토브리그에서 2루수 박경수와 유격수 박기혁을 FA로, 포수 용덕한과 중견수 이대형을 특별 지명으로 영입하면서 센터라인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 타율 .157로 부진했던 박기혁은 시범 경기에서 .381의 맹타를 휘두르며 골든글러브 출신 유격수의 자존심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Kt는 부족한 장타력을 보강하기 위해 빅리그 통산 308경기 출전에 빛나는 앤디 마르테를 영입했다. 마르테는 시범 경기에서 안정된 3루 수비와 더불어 2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타율이 .174에 그치면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프로 15년 차의 '만년 대타 요원' 조중근의 반전도 놀랍다. 조중근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450 4타점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뽐냈다. 조중근이 정규 리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생애 첫 풀타임 주전도 꿈이 아니다.

외야는 '슈퍼소닉' 이대형과 퓨처스 홈런왕 김사연이 주전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중심 타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상사' 김상현의 시범경기 부진은 조범현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김진곤, 배병옥 등 신예들마저 시범 경기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김상현의 부활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주목할 선수] 1루수 변신 명철신의 '유혹'은 끝나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 '유혹의 명철신'으로 불리며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내야수 신명철은 2012년부터 주전 자리를 뺏긴 후 야구 팬들에게 잊힌 존재가 됐다. 2013 시즌이 끝나고 삼성에서 나와 kt에 입단할 때도 신명철의 행보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신명철은 작년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08 2홈런 24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햄스트링 부상으로 45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프로 14년 차의 경험치를 증명하기엔 충분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kt가 2루수 박경수를 영입하면서 신명철의 입지는 다시 좁아졌다. 신명철은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로 변신을 꾀했지만, kt의 1루는 '스나이퍼' 장성호를 포함해 조중근, 문상철, 김동명 등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리다.

하지만 신명철은 시범 경기에서 식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뽐내며 주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시범 경기 타율 .300 4타점을 기록한 신명철은 비록 홈런은 없지만, 안타 6개 중 4개가 장타(2루타 3개, 3루타 1개)일 정도로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수준급의 수비는 신명철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최근 3년 간 1군 출전이 81경기에 불과한 신명철이 kt의 풀타임 주전 1루수로 활약할 가능성은 사실 썩 높지 않다. 하지만 은퇴가 임박했던 38세 주장의 노익장은 kt의 어린 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기 충분하다. 2015년에도 신명철의 '유혹'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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