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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 삼국유사의 군위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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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중학교를 개조한 세트장
▲ 산성 중학교를 개조한 세트장 산성 중학교를 개조한 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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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굴러가듯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추억은 힘이 있다.

얼마 전 JTBC <비정상회담>에서 사교육에 관해 토론한 것을 보며 요즘 아이들에게도 내가 가진 '추억'이란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란 것이 박물관이나 엄마, 아빠 이야기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되어 버린 요즘.

90년대 노래를 들으며 환호할 수 있고, '공부'가 아닌 '추억'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을 일이란 걸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 깨닫게 된다. '토토가'로 90년대 노래가 다시 부각된 것처럼.

어린 시절 추억을 되뇌어보고 싶을 때, 타임머신 타고 옛날로 돌아간 듯 옛 풍경과 물건들이 고스란히 놓여 있는 공간이 있다. 대구와 영천 언저리에 있는 작은 도시. 군위를 가본 사람은 누구나 '그땐 그랬지'라는 말을 한 번쯤을 내뱉게 될 것이다.

간이역 박물관, 화본역
▲ 간이역 박물관 간이역 박물관, 화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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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축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화본역은 상행(청량리, 강릉 방면) 3번, 하행(동대구, 부전 방면) 3번으로 하루 총 6번 기차가 정차하는 간이역이다. 

지난달 17일, 군위 화본역에 다다랐을 때쯤 오래된 빛깔의 작은 간이역이 눈에 띄었다. 나름 기대가 컸는데, 세트장 하나가 덜렁 놓여 있는 듯 작은 규모의 마을에 놀랐다.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만발해 기차역의 풍경에 한 수 더한 느낌이지만 사람의 발길도 뚝 떨어져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쓸쓸해 보이는 플랫폼을 보자니 못내 계절이 아쉬웠다.

 화본역 안, 플랫폼 안으로 들어가려면 500원의 소박한 입장료를 지참해야 한다. 
 화본역 주소: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화본역
 주차: 무료

폐교가 세트장으로 변신한 산성 중학교
▲ 폐교가 세트장으로 폐교가 세트장으로 변신한 산성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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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폐교가 있다.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운동회 때나 볼 수 있는 만국기가 펄럭이고 입구에서조차 캐릭터가 어서 오십시오!라고 손짓한다. 이 특이한 학교는 예전 산성 중학교를 활용해서 만든 세트장이다.

실제 학교에 있던 물품들뿐만 아니라 이발소, 문방구, 서점 등 옛 풍경을 세트장으로 구현해두었다. '육 남매' 드라마 세트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옛날에 이런 불량식품 많이 먹었는데"로 시작해, "저런 TV, 옛날 우리 할머니 집에 있었는데"라는 자랑으로 끝이 났다.

추억의 문방구
▲ 추억의 문방구 추억의 문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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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교실 내부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교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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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조그마한 나무 책상과 삐거덕 거리는 나무 의자가 귀엽게 옹기종기 모여있다. 도시 중간에는 기름내 날 것 같은 난로가 떡하니 놓여있고, 주변에 풍경은 오래된 교실 모습 그대로였다.

고등학교 때까지 난로로 겨울을 났던 우리. 게다가 난 난로 담당이여서 기름을 옮기던 일을 했던 터라 난로 모습만 봐도 기름 냄새가 풍겨져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실수로 친구 발에 난로를 퍼부었던 기억은 아직도 미안한 마음으로 남아있다.

책상 선반 위로 올라가 보니 널찍해 보였던 교실도 한눈에 들어온다. 어릴 적 생각해보면 친구 등 뒤에 숨어 선생님이 안 보일 거라 생각하며 장난을 쳤던 기억, 잠을 잤던 기억에 새삼 떠오른다.

아련하게 떠오르는 추억의 방울을 달고 부모님과 함께 와보길 추천한다.


태그:#군위, #군위여행, #군위역, #화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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