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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바로가기] ☞ 내게 맞는 동네는? '실전 셋방 찾기' 지도검색

"저도 집 구할 때 한 30~40군데는 본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집값이나 편의시설, 물가까지 따져봤을 때 여기만한 곳은 없더라고요."

취업준비생 차우경(28, 남)씨는 직장에 근무하던 지난 2013년 관악구 신림동(신사동)에 월세를 얻었다. 7평(23.1㎡) 남짓한 원룸 가격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이었다. 그는 "7호선 숭실대입구역에서 보라매역,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낙성대역까지 샅샅이 비교하면서 얻은 집"이라며 자신있게 웃었다.

8일 찾은 관악구 도림천 모습. 모처럼 풀린 날씨에 산책을 하러 나온 주민들이 하천 양옆으로 난 산책로를 걷고 있다.
 8일 찾은 관악구 도림천 모습. 모처럼 풀린 날씨에 산책을 하러 나온 주민들이 하천 양옆으로 난 산책로를 걷고 있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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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악구는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다. 전체 주민 10집 중 3집 이상(37.4%)이 1인 가구다. 신림 고시촌을 중심으로 포진한 수험생, 대학생들과 2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1인 가구세대의 주요 구성원들이다.

과거에는 고시촌이 밀집해 있던 신림동(신림 9동)이 압도적인 인구밀도를 자랑했지만 지난 2009년 로스쿨제도가 도입되면서 사정이 변했다. 5만여 명까지 북적이던 고시생들이 지금은 2만 명 정도로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과 외국인 노동자가 이 빈자리를 일부분 채우고 있지만 일부 고시텔 등은 공실률이 상당한 수준이다.

여성 1인가구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안전한 서울대입구 방면을 주거지로 더 선호하는 편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1년간 봉천동에 살았다는 이아무개(28, 여)씨는 "신림은 위험하고 낙성대 쪽은 주거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라면서 "서울대입구 근방이 영화관과 아울렛이 있어 밤에도 밝고 사람이 많이 다녀 안전하고 싸서 좋다"고 말했다.

화려한 신림역 vs 조용한 고시촌... 신림의 두 얼굴
 
2호선 신림역 주변은 이 지역을 처음 찾는 이에겐 다소 어리둥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역 주변에서는 '고시촌'의 인상을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 지하철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대형 쇼핑몰 2개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보인다.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도 즐비하고 술집, 나이트클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도림천 방향으로 7분 가량 걸어야 한다. 신림동은 도림천을 기점으로 번화가와 주택가로 나뉘는데 주택가는 소박한 동네의 모습을 띠고 있다. 주택가에서 20분 가량을 더 걸으면 '고시촌'이 등장한다. 신림동은 11개의 행정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서림동과 대학동이 고시촌의 중심이다. 두 동 사이에는 수험생들과 서울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가 거리인 '녹두거리'가 있다.

신림동 내 주택가 전경.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경사가 꽤 가파르다.
 신림동 내 주택가 전경.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경사가 꽤 가파르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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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용 주거지로서 신림동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이 지역에서는 4평(13.2㎡) 원룸을 보증금 500만 원-월세 30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관리비를 받지 않는 조건도 많다. 오래된 주택이 집중되어 있는 높은 지대로 올라가면 임대비용은 더 낮아진다.

특히 보증금에 후해 100만~200만 원 정도의 보증금으로도 방을 구하기가 쉽다. 이 지역 거주자인 김아무개씨(27, 남)는 "적은 보증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매물은 신림에 제일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여름 직장에 입사하면서 신림동의 한 원룸을 보증금 200만 원, 월세 38만 원에 계약했다.

생필품 물가도 비교적 싼 편이다. 저렴한 물가는 관악구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인데 관악구 내에만 25개의 시장이 있다. 기자가 직접 가 본 인헌시장, 봉천제일시장, 신원시장은 사람이 많아 활발한 분위기를 띠었다.

신림동 도림천 뒤편의 신원시장에는 1인 가구를 위해 채소를 낱개로 팔거나 각종 반찬을 파는 가게들도 찾아볼 수 있다. 반찬 한 팩 가격은 2000원 선이다. 간편하게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국수 등 즉석 먹거리들의 가격도 2000~3000원 정도.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공산품들도 대형 마트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돈 많은 사람은 더 좋은 데 가서 살지 몰라도 시장 있고 교통이 좋아 웬만한 사람들에겐 신림이 살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최근 신림동에는 외국인 거주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지역 ㅎ공인중개사 대표 김아무개씨는 "외국인들이 늘어서 좀 불안해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림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택가에서는 메뉴판이 중국어로 쓰여진 중국음식점과 슈퍼마켓 4, 5곳을 확인할 수 있다.

유흥시설 NO! 공원 많은 가족단위 주거지역 서울대~낙성대

8일 오후 관악구민운동장의 모습. 주말을 맞아 운동을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8일 오후 관악구민운동장의 모습. 주말을 맞아 운동을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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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이 인구밀도가 높은 '시내'의 느낌이라면, 서울대입구 쪽은 비교적 한적한 '동네' 느낌에 가깝다. 주택가 외곽에 위치한 상점들의 업종도 쇼핑과 유흥보다는 주로 식당과 카페에 한정된다. 주택과 주택 사이의 간격도 서울대입구 쪽이 확연히 넓고 골목마다 설치되어 있는 CCTV 수도 더 많다.

서울대입구 매물을 취급하는 ㄱ부동산 최아무개 대표는 "서울대입구에서 낙성대 사이는 완전 주거지역"이라면서 "외국인이 거의 없고 가족 단위의 거주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근방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다니는 피아노학원, 보습학원 등이 눈에 자주 띄었다. ㄷ공인중개소 박아무개 대표는 "여성들이 특히 이 주변을 두루 다니면서 집을 알아보다가 결국 서울대입구에 정착한다"면서 "내가 딸 방을 얻어준다고 해도 몇 만원 더 주고 이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시설도 서울대입구 쪽이 더 잘 갖춰져 있다. 관악구민운동장, 덕수공원, 낙성대공원이 서로 멀지 않은 거리에 함께 있고, 주택가 근처에 자리해 있다. 특히 주택가 바로 뒤에 조성된 관악구민운동장은 걸어서 5분 거리인데다 야구장, 테니스장, 축구장이 갖춰져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이런 차이는 가격으로 직결된다. 서울대입구 원룸은 크기 4평(13.22㎡) 남짓에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40만 원이 보통이다. 여기에 적게는 5만 원, 많게는 9만 원의 관리비가 붙는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감안하면 월 평균 50만 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 ㅎ공인중개사무소 김아무개 대표는 "신림과 서울대입구 부근은 (월세가) 15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임대 매물들이 주는 인상도 신림동쪽에 비해 더 정돈된 느낌이었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건물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주택 간 간격이 비교적 넓어 일조량이 큰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서울대입구역 주위 또한 역 뒤편으로는 경사가 있고, 언덕을 올라갈수록 노후된 주택이 많아지고 월세가 5만~10만 원가량 낮아진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2호선 편리하지만 강북 가기엔 불편"

신림동과 서울대입구 지역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은 지하철 2호선이다. 실제 이곳에 사는 직장인 주민들 역시 2호선 출퇴근이 가능한 구로디지털단지나 강남에 회사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강 이남 2호선 라인에서는 가격대비 만족 면에서 이곳만큼 우수한 거주지역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신림동은 마을버스와 지선 설계가 촘촘히 되어 있어 이를 이용하면 어디에 살든지 지하철역까지 걸리는 시간이 비슷하다. 밤 12시 13분까지 신림2동 현대아파트에서 신림역을 오가는 관악 05번의 경우 가파른 언덕이 있는 신림동 주택가 안쪽까지 운행하는데 꼭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버스가 오가는 길목에 승객이 서 있으면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종로, 대학로 등 강북 지역에 직장을 둔 일부 주민들은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2호선 환승 효율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다른 노선에 비해 특히 혼잡하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 피로도가 높다는 것이다.

대학로에 직장을 둔 정지은(31)씨는 "2호선이 출퇴근 시간에는 강남 쪽이든 신도림 쪽이든 엄청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한 채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퇴근할 때는 일부러 저녁을 먹고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서 집에 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종각에 직장이 있는 김아무개(27)씨는 "신촌이나 시청, 종로 쪽에서 이 근방으로 한번에 오는 버스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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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실전 셋방찾기, #관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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