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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중앙대학교의 정문(왼쪽)과 후문(오른쪽) / 설명 : 중앙대학교의 정문은 흑석동이며 후문은 상도1동이다.
 중앙대학교의 정문(왼쪽)과 후문(오른쪽) / 설명 : 중앙대학교의 정문은 흑석동이며 후문은 상도1동이다.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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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과 가격은 집을 구하는 이들의 영원한 고민거리 중 하나다. 주변 환경이 좋은 집은 비싸기 마련이고 가격이 저렴한 집 근처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동작구에 있는 중앙대학교는 이 두 가지 조건이 적절히 섞여 있는 곳이다. 정문과 인접한 흑석동은 음식점과 술집들이 빼곡하다. 반면 후문이 있는 상도 1동은 조용한 주택가다. 중앙대생 유아무개(25·남)씨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려면 흑석동과 상도1동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면서 "(두 지역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중앙대생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딜레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지난 6일, 직접 중앙대생들을 대상으로 방을 구하게 된다면 흑석동과 상도1동 둘 중 어디서 살고 싶은지 조사해봤다. 조사에 앞서 중앙대 인근 S공인중개사 대표 김아무개씨는 "흑석동이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편이어서 학생들이 더 선호할 것이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27대 87로 상도1동이 더 많은 표를 받았다. 심지어 흑석동에 살고 있다고 밝힌 학생들도 상도1동에 표를 줬다. 학생들이 상도1동을 살고 싶은 동네로 손꼽은 이유는 ▲ 편리한 이동 ▲ 좋은 치안 ▲ 청결하고 조용한 주거 환경 때문이었다. 흑석동을 선호한 학생들은 ▲ 상권이 발달해 있고 ▲ 집값이 상도1동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은 두 지역 모두 좋은 편이었다.

등록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학생들이 상도1동을 선호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공인중개사 김씨의 말처럼 학생들이 집을 구할 때 가격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었다. 앙케이트에 참여한 한 학생은 "6년째 학교를 다니다보니 상도1동이 더 살기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중앙대생에게 물었다, '흑석동 vs 상도1동'

중앙대생을 대상으로 흑석동과 상도1동 둘 중 어디서 살고 싶은지 앙케이트를 해봤다. 총 11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27대 87의 결과로 상도1동이 많은 표를 받았다.
 중앙대생을 대상으로 흑석동과 상도1동 둘 중 어디서 살고 싶은지 앙케이트를 해봤다. 총 11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27대 87의 결과로 상도1동이 많은 표를 받았다.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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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저렴한 가격(상도1동 < 흑석동)

보증금과 월세는 확실히 흑석동이 상도1동보다 저렴했다. 15평으로 평수가 같은 매물이 상도1동에선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60만이었다. 반면 흑석동은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인 아주 저렴한 방도 있었다.

중앙대 인근 L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상도1동이 신축 원룸이 많아서 흑석동보다 (집값이) 더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대략 15평 원룸이면 평균적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60만 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된다"면서 "그 이하(가격의 매물)도 있지만 매물이 적고 인기가 많아 금방 계약이 된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인근에 붙어있는 주택 정보 전단지.
 중앙대학교 인근에 붙어있는 주택 정보 전단지.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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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편리한 이동(상도1동 > 흑석동)

상도1동은 흑석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아 학교로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에서 중앙대생들의 선호를 받았다. 중앙대는 흑석동과 상도 1동 사이 언덕에 위치해 있어 학교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르막길 '등반'이 필수다.

실제로 언덕을 올라보니 경사가 가팔라 금방 숨이 찼다. 기자와 같이 언덕을 오르던 자취생들도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중앙대 정문부터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지 10분 정도가 지나서야 학교 위로 도착할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15층 중앙대학교병원 옥상이 같은 기자의 눈과 비슷한 높이에 있었다.

상도1동도 등교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언덕을 올라야 했다. 그러나 흑석동에서 오르는 것처럼 '등반' 수준은 아니었다. 상도1동에 사는 최아무개씨는 "동작구가 원래 언덕이 많다"면서 "그래도 흑석동보단 여기가 오르내리기 쉽다"고 말했다.

③ 치안(상도1동 > 흑석동)

오후 8시경 흑석동(왼쪽)과 상도1동(오른쪽)의 거리.
 오후 8시경 흑석동(왼쪽)과 상도1동(오른쪽)의 거리.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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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비교에서는 여학생들의 몰표가 상도 1동 쪽으로 쏟아졌다. 중앙대 학생인 C(21·여)씨는 "흑석동은 골목도 어둡고 집 가는 길이 무섭다"면서 "(상도1동에) 친구가 사는데 그 집 가는 길은 밤에도 환해서 덜 무섭다"고 설명했다.

흑석동 역시 곳곳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상도1동에 비해서는 빈도가 낮았다. 밤 9시에 실제로 양쪽 주택가를 걸어보니 확연히 체감이 됐다. 걸으면서도 연신 주변을 살펴야 했던 흑석동과 달리 상도동은 밝아서 걱정이 없었다. 상도1동의 일부 주택가에는 LED 바닥조명도 설치돼 있어 길이 환했다.

대학원생 D(26·여)씨는 "상도동 근처에 김영삼 전 대통령 사저가 있어서 경찰이 자주 돌아다니니 안심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 사저 길목에 가니 모자를 푹 눌러쓴 경찰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비상등을 킨 순찰차도 자주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사저가 이 지역 치안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상도지구대 관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 사저 근처에 의경과 경찰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정해진 횟수는 없지만 상도1동은 순찰을 수시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구대 관계자는 "흑석동도 순찰을 한다"고 말했지만 흑석동 주택가는 골목이 좁아 순찰차가 통행하기 어려워보였다.

④ 주택가 환경(상도1동 > 흑석동)

흑석동(왼쪽)과 상도1동(오른쪽)거리의 다른 모습들.
 흑석동(왼쪽)과 상도1동(오른쪽)거리의 다른 모습들.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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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1동은 주택가 환경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학생 E(23·남)씨는 "후문(상도1동)은 거리도 깔끔하고 쓰레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F(21·여)씨는 "흑석동은 음식점이랑 술집이 많아서 쓰레기나 토한 흔적이 너무 많다"면서 "(또한) 자취방이 많다보니 쓰레기가 길거리에 많이 쌓여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둘러보니 흑석동은 무단투기 단속구역이라는 표지판을 무색케 할 정도로 쓰레기가 많았다. 쓰레기도 집 앞마다 무질서하게 버려져 있었다. 반면 상도1동은 분리수거와 배출이 한 곳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었다. 음식점이나 술집이 거의 없어 거리도 청결했다.

또한 학생들은 상도1동이 조용해서 살기 좋다고 했다. 학생 G(23·여)씨는 "정문은 술집도 많고 워낙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 시끄럽다"면서 "상도1동은 집 아니면 카페밖에 없어 조용하다"고 말했다. 흑석동에 거주하는 손아무개(25·남)씨는 "(흑석동은) 근처에 술집이 많아 밤에는 (취객 때문에) 특히 더 시끄럽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학기 흑석동에서 상도1동으로 이사한 공아무개(27·남)씨는 "(지난 학기에) 살던 방보다 훨씬 조용해서 좋다"고 말했다.

상도1동은 낮이나 밤을 구분할 필요 없이 항상 조용했다. 후문을 경유하는 버스와 차량들이 많았지만 도로가 주택가와는 멀어 소음이 적었다. 반면 오후 12시경의 흑석동은 통행하는 학생과 차량들로, 밤 9시경에는 취객들로 시끄러웠다.

⑤ 상권 및 편의시설(상도1동 < 흑석동)

흑석동은 상권이 발달해있다(왼쪽). 중앙대학교병원도 흑석동에 있다(오른쪽).
 흑석동은 상권이 발달해있다(왼쪽). 중앙대학교병원도 흑석동에 있다(오른쪽).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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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들은 음식점과 술집 등 상권이 발달해 있어 흑석동을 더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중앙대 학생 H(20·남)씨는 "음식점이 많아 집 근처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 I(21·여)씨는 "정문에는 술집이 많아 놀데가 많다"면서 "맛집도 많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상도1동에는 카페와 마트 정도가 상업 시설의 전부였다. 흑석동에서 출발한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상도1동 주택가를 지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마트 등 생필품 수급과 관련된 편의시설은 두 곳 모두 적었다. 상도1동에서 20여 년째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장아무개씨는 "근처에 재래시장이 없기 때문에 여기 사는 사람들은 슈퍼나 작은 마트에서 주로 장을 본다"고 설명했다. 동작구에 사는 허용석(27·남)씨는 "(동작구에) 홈플러스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마트가 없어 불편하다"면서 "슈퍼마켓이나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자취생 혹은 1~2인 가구를 위한 편의시설은 흑석동에 조금 더 많은 편이었다. 세탁소의 경우 흑석동에는 정문 기준 도보 10분 거리 이내에 3곳이 있었다. 상도1동엔 7호선 상도역 부근(주거 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2곳이 있었다. 특히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올리브영이나 GS왓슨스는 흑석동에(정문 기준 도보 5분 거리 이내) 2곳이 있는 반면 상도1동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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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실전 셋방찾기, #동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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