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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차기 사장으로 지목된 박노황 내정자(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가 '콘텐츠 상무제'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아래 연합뉴스 노조)는 "편집권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즉각 반발했지만, 박 내정자는 "노조 측의 오해다, 대화로 잘 풀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12일 오후 7시께 "박 후보가 사장공모 지원시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에서 편집권에 개입할 개연성이 높은 '콘텐츠 상무제' 도입계획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제도는 2012년 사라진 편집 상무제의 부활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103일간의 파업 결과로 얻어낸 편집총국장 제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성명을 냈다.

오정훈 노조위원장은 13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파업 전에 '편집 상무제'라고 있었다, 이건 국장이나 상무가 매일 오전 임원회의에 올라가 편집방향에 대해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던 것"이라며 "파업 때 이를 없애고 '편집 총국장제'를 얻어냈는데, 박 내정자의 시도는 이런 편집권 독립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콘텐츠 상무제 도입계획을) 박 후보가 직무수행계획서와 면접에서 밝혔다고 내부 관계자 통해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 내정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노조의 오해이자 우려"라고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노조가 오해하고 있다, 일례로 특파원을 보낼 때 경영진과 협의하거나, (연합뉴스와) 연합인포맥스간의 콘텐츠 조절 등 임원진에서도 콘텐츠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는 무슨 지시를 받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이제 그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며 "제가 편집국장 할 때도 정부에서 전화 한 통 받지 않았다, 노조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언론과 더 얘기하면 분란만 일으키는 것 같다"며 "대화로 잘 풀겠다, 더 이상의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 "박노황, 파업의 원인 제공자"... 박 내정자 "대화로 잘 풀어가겠다"
 
연합뉴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공정보도의 실현은 조합원 근로조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박 내정자가) 일방적으로 콘텐츠 상무를 선임해 편집총국장 제도를 무력화하려고 시도한다면 결사적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이번 주 중 임원 후보를 정해 뉴스통신진흥회에 추천요청을 하며, 진흥회는 17일 면접을 거쳐 최종 임원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박 내정자는 뉴스통신진흥회를 거쳐 연합뉴스 차기 사장으로 지난 10일 내정됐다. 이를 놓고 '정권 편향적'이라며 언론단체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사내 커뮤니티에도 비판글이 올라오는 등 진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오 위원장은 박 내정자를 두고 "파업의 원인 제공자다, 불공정 보도로 인해 사내 갈등을 촉발시켰다"며 "모든 조직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사장 추인이 되기 때문에, 오는 18일 긴급하게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구체적 대응방안을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합뉴스 노조 홈페이지 커뮤니티에는 박 내정자에 대한 사내 직원들의 비판글도 올라오고 있다. 오 위원장은 "직원들이 '불공정 보도 시비에 대한 박노황 후보자 입장은 뭐냐, 사장 내정이 철회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며 "실망스러운 (사장 내정) 결과에 대해서 낙담하는 글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조에 따르면 오는 15일은 지난 2012년 연합뉴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지 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오 위원장은 "파업 3주년을 기념해서, 18일 대의원 대회 후에 맞춰 '편집권 독립 사수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연합뉴스 사장, #연합뉴스 박노황, #박노황 내정자, #연합뉴스 노조, #불공정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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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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