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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와 시장·군수들이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지원 예산을 끊고 대신에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끈다.

새누리당 하선영 경남도의원(김해)과 이홍희 거창군의원은 공개적으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비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와 시·군의회에서 이같은 목소리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는 도·시·군비 643억 원을 들여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예산은 경남도·시·군청이 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끊으면서 투입한 것이다.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 중단 위기인 가운데, 12일 오후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나란히 나오고 있다.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 중단 위기인 가운데, 12일 오후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나란히 나오고 있다.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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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는 12일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기획행정위 표결 결과 위원 9명 중 새누리당 소속 8명이 모두 찬성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김지수 의원만 반대했다.

이 조례안은 오는 19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는데 통과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 조례안은 이갑재 의원이 대표발의했는데, 전체 55명 의원 가운데 40명이 서명했다. 이와 비슷한 조례안이 시·군의회에도 논의되고 있다.

하선영 경남도 의원 "새누리당, 다음 선거에서 힘들어진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 구성원 모두가 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도 무상급식 중단을 우려하고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이 졸속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선영 경남도의원은 12일 경남도의회 본회의 때 5분발언하려다 취소하는 대신, 그 내용을 공개했다.

하 의원은 "도의회는 당익·사익을 모두 떠나 가치중립적인 차원에서 더 심사숙고해 무상급식 관련 건을 처리했어야 한다"며 "같은 도의원으로서 책임을 느끼며 입을 다물었지만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과 관련, (이갑재) 의원님께 지독한 실망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조례안을 보면, 잘못 그린 것을 감추고자 검은색을 마구 칠해버린 실패한 그림이 떠오른다"며 "어떤 책임감·당위성과 비전도 느낄 수 없다. 바로 땜질 조례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그는 "특히 새누리당 소속 도지사나 시장·군수도 다수가 무상급식을 확대했으면 했지 경남처럼 이런 예는 없었다,  새누리당 당론이나 박근혜 대통령 생각도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제라도 무상급식이 이뤄지도록 생각을 되돌려야 한다. 이 조례안 때문에 그간 이룬 아동·청소년 건강과 복지인 무상급식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하선영 의원은 "이 문제가 아킬레스건이 돼 다음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경남에서 힘든 선거를 하리라는 걱정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도교육청과 경남도 수장이 만나 대국적으로 이 문제를 타협하고 도의회는 무상급식 주도권을 잡아 그간의 뒷걸음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도와 도교육청의 정치 대타협, '서민 자녀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 폐지를 의원께 간절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홍희 거창군 의원 "무상급식 무력화 안 돼"

이홍희 거창군의원은 지난 9일 임시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학교 무상급식을 무력화하는 서민자녀교육비조례 제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경남도는 도의회를 통해 그간 지자체에 지원해 온 학교급식 지원비를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비로 돌린 바 있다"며 "급히 진행하다 보니 졸속으로 진행됐으며, 조례가 통과하면 학교급식지원 중단은 불 보듯 뻔하고 더는 요구하기도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자체로부터 급식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곳은 경남이 유일하며,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밥값을 이용하는 그 어떤 정치적 논리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교급식은 단순한 한 끼 밥보다 교육적 의미가 더 깊다"고 밝혔다.

이홍희 의원은 "초·중·고 자녀 2명이면 연간 최소 120만 원에서 200만 원의 학부모 부담이 예상된다"며 "무상급식 대신 서민 자녀교육비 조례로 맞서는 경남도지사에게 거창지역과 군민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라"고 요구했다.

무상급식 중단에 학부모 항의 이어져

경남도·시·군청이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끊자, 경남도교육청은 4월 1일부터 '무상급식 중단'이 된다고 알리고, 급식비를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무상급식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은 지역은 경남이 유일하다.

무상급식 중단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오는 19일 경남도의회 앞에서 '경남도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폐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12일 양산시청 앞에서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기도 했다. 거창, 하동 등 지역 곳곳에서 학부모들이 1인시위와 선전전 등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2012년 12월 보궐선거 당선 뒤 취임사를 통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지금의 재정 상태로는 복지예산 확보는 물론이고 시급한 현안사업을 해결할 최소한의 예산확보도 어렵다"며 "무상급식과 노인틀니사업 같은 복지예산이 삭감되는 일이 없도록 재정건전화 특별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홍 지사는 2015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끊었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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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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