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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의 삶과 메시지> 책표지. 언론인의 눈으로 본 간디의 모든 것.
 <간디의 삶과 메시지> 책표지. 언론인의 눈으로 본 간디의 모든 것.
ⓒ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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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게임을 국고로 지원한다고 한다. 새마을 운동은 실패한 운동이다. 단순하게 초가지붕을 원색의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꿔냈다고 농촌이 살기 좋아지거나 환경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관이 개입해 위로부터 밀어붙인 운동이기에 농민 스스로 의식이 변화되는 운동으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보여주기 사업은 관행주의를 낳았고 몇몇 재벌 기업을 성장시킨 경제개발 정책과 논리는 양극화를 심화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과 노동의 가치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굴뚝에 오르고 오체투지를 하는데 실패한 관주도 운동을 게임으로 만들어 국고를 지원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은 국가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 된다. 세금이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

도시인과 빈민을 하나로 묶고 농촌을 깨우려는 운동,  점령국 영국에 저항하는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암살당하기 전까지 물레질을 했던  인도의 지도자 간디의 삶과 메시지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간디의 삶과 메시지>는 기자 루이스 피셔가 간디를 만나 겪은 일, 간디의 탄생부터 암살당할 때까지의 주변 정세, 간디의 신념과 삶의 모든 것 한 눈에 보여주는 평전이다.

간디는 물레 잣기와 무명베(카디) 정책, 시민불복종, 비폭력 저항 운동으로 독립 운동을 했다. 간디는 평생 물레질에 천착했다. 사람들은 때론 간디가 '물레질을 너무 과장하는 것은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간디의 물레질은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간디는 옳았다. 독립인도 국기에 들어간 물레는 독립의 상징 이미지가 됐다. 간디는 왜 그렇게 물레질에 천착했을까.

물레에 대한 간디의 신념은 너무나 강한 나머지 국민회의파 깃발 중앙에 그것을 그려 넣게 할 정도였다. 그것은 독립 인도의 국기가 되었다. 그것은 정치의식이 강한 도시인들을 교육하는데 기여했다. 즉 간디는 도시인들이 가난하고 무식한 농부들을 의식하게 만들었다.

이는 지도층과 대중 사이에 일체감을 구축하려는 시도였다. 왜냐하면 인도에서는 금은보석에 코끼리를 가진 호화판 궁정생활 또는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산업계 거부들의 영광 같은 것이 전국의 오두막에 깔려있는 짐승의 삶보다 못한 빈곤을 은폐한다는 점을 간디는 알았기 때문이었다. -본문

간디는 물레질을 통해 저항 운동 주체인 도시인과 가난한 빈민을 하나로 묶는 작업, 농민과 빈민들이 1년에 4개월씩이나 하는 일 없이 놀 때 이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하는 두 가지 효과를 얻어낸다.

간디는 인도 전 지역에서 소비하기 충분한 면화를 재배하면서 원료를 영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면직물을 비싼 값에 재수입해야하는 하는 구조에 주목했다. 인도 전 지역에서 물레질을 통해 실을 잣고 직물을 짠다면 인도는 싼값에 원자재인 면화를 팔고 비싼 값에 면직물을 수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간디는 물레질과 카디 정책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정신적인 독립과 실질적인 독립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과학이나 기술의 발달이 더딘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의 자본 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자립을 이루려면 자국의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되 가능한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간디는 바로 그 점을 주목했던 것이다. 수억의 인도인 가운데 대다수는 농민과 빈민이었고 바로 그들이 저항운동과 독립 운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간디는 평생을 가난한 인도 민중, 가난한 실업자를 돕는 데 마음을 다했다. 간디는 빈곤이 도덕적 타락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굶주리는 대다수 민중이 함께 풍요롭고 행복한 인도를 원했다. 지도자라면 민중이 함께 행복한 사회와 공동체를 만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실 어떤 상황에서건 자신들의 기득권이 보장되는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독립이 절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진정한 개혁이나 혁명은 노동자 농민 민중이 하나가 되어 시작되는 운동이어야 한다.

빈부의 차이, 배움의 차이.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은 인간의 천부인권을 바탕으로 인류 공동체 삶을 지향할 때 더 나은 삶의 바탕이 만들어 진다. 때문에 모든 것을 기계로 대치하고 효율성과 최대이윤만을 따지는 자본가적 기업 논리나 신자유주의로는 지속가능한 인류공동체를 꿈꿀 수 없다.

정책과 협동조합을 통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유럽의 복지국가들은 어떠할까? 스웨덴 같은 나라는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불편하고 느리지만 고령화된 이들과 일자리 나눔을 위해서라고 한다.

복지가 시해라는 느낌이어선 안 된다. 인간은 정당한 평가를 통해 자기 존재를 인정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 갈 때 행복을 느끼는 사회적 존재다 한국처럼 기초노령연금 몇 푼을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일한 대가를 받으며 자존감을 훼손당하지 않고 당당한 개인으로 살아갈 터전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복지 국가의 길일 것이다. 인간은 모두 존중받아야 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덧붙이는 글 | 간디의 삶과 메시지/ 루이스 피셔 지음. 박홍구 옮김./ 문예출판사/ 14,000원



간디의 삶과 메시지 - 간디 자서전과 함께 읽을 세계적인 간디 평전

루이스 피셔 지음, 박홍규 옮김, 문예출판사(2015)


태그:#간디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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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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