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리그 클래식, 챌린지의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 시즌에 대비하고 있는 K리그 팀들의 영입 상황, 전력 변화 등을 살펴보며 2015 시즌을 예상하기 위해 '2015 K리그 미리 보기' 시리즈를 작성합니다. 클래식 12개 팀과 챌린지 11개 팀은 어떻게 시즌을 대비하고 있을까요? '2015 K리그 미리 보기'와 함께하세요! - 기자 말

지난 시즌 포항의 축구는 후반기부터 스틸타카의 팀 컬로를 찾아내기 어려웠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엔진 이명주와 뜻하지 않게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음에도 엄청난 능력을 과시한 김승대의 콤비 플레이로 포항은 스틸타카의 팀 컬러를 유지함과 동시에 최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명주가 알 아인으로 이적하고 주전 선수들이 AG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의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포항의 팀 전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결국, 총체적 난국에 빠진 후반기부터 팀 컬러와 성적을 모두 내려놓게 된 포항은 눈앞에 있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놓치면서 4위로 뼈아픈 시즌을 마감했다.

그동안 포항은 1군 무대에 투자되는 자금의 규모가 성적 대비 적은 팀으로 유명했다. 많은 이들이 포항의 쇄국축구가 매력적인 팀 컬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팀을 지휘하는 황선홍 감독이 원하고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 '저비용 고효율'의 가치관으로 꿋꿋이 쇄국축구를 유지한 포항은 2013 시즌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이라는 더블을 이루어내며 한국 최고의 클럽팀으로 우뚝 올라설 수 있었지만, 쇄국축구는 1년 만에 한계에 봉착하고 말았다. 중심 선수의 이적과 부상 등의 이유로 팀이 대형 위기를 맞자 그토록 강함을 유지해오던 포항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결국, 지난 시즌을 지켜본 구단과 모기업도 '저비용 고효율'만을 바라보는 쇄국축구의 한계를 인지했는지 드디어 문호 개방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12 시즌 이후, 3년 만에 문호 개방을 선언한 포항은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받아들이며 2015 시즌을 준비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포항은 국내 선수 3인과 외국인 선수 3인 총 6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국내 선수 3인 방 중 두 명의 선수는 같은 제철 가인 전남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신광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오른쪽 풀백 박선용과 날개 공격수 심동운은 전남에서 기량을 인정받았으나 주전 경쟁자에 밀려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조연이었다. 이들이 팀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역할을 발견한 포항은 두 선수가 FA(계약만료)로 풀리게 되자 바로 영입을 시도했고, 양 날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한 명의 국내 선수는 2012년부터 2년 동안 포항 유니폼을 입은 바 있는 최전방 공격수 박성호다. 지난 시즌 J2리그의 요코하마 FC에서 활약하던 박성호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포항을 떠난 뒤에도 경기 감각을 이어갔다. 가을에 유독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가을 전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올 시즌 라자르의 백업 공격수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기대를 모으는 외국인 선수 3인방은 모두 공격 자원이었다. 가장 먼저 영입 소식이 밝혀진 선수는 작년 9월 중 팀에 합류한 안드레 모리츠다. 모리츠는 터키와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했던 경험이 있고, 1년간 이청용과 함께 볼턴 원더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국내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9월 말에 미리 계약을 마친 모리츠는 2014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 리그의 '뭄바이시티'로 임대되어 인도 슈퍼 리그(2014년 출범) 역사상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주인공이 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주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작은 체구의 민첩한 플레이를 즐기는 일반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와는 달리 좋은 체격 조건과 높이를 갖췄고, 몸싸움에도 능해 더욱 힘 있는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한 명의 선수인 라자르 베셀리노비치는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그의 볼 키핑 능력과 연계 능력을 주시한 포항은 그를 팀의 패스 플레이에 도움이 될 자원으로 여겨 1년 임대를 결심했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능숙하지 않은 라자르는 포항에 세르비아어가 가능한 팀 동료나 통역사가 없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까지 들려왔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선수 개인의 새로운 팀, 새로운 문화권에 대한 적응과 직결이 되는 문제이므로 시즌 내내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하다.

마지막 선수인 티아고는 날개 공격수 자원이다. 한국 나이로 23세밖에 되지 않은 선수라 성장 가능성이 즐비하다. 브라질 선수답게 빠른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하고 있고, 왼발 킥력이 장기인 선수로 알려졌다.

오랜만의 문호 개방을 통해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포항이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한 공격 포인트만이 아니다. 개인이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건 스틸타카의 일원으로 팀의 패스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3인 방 이외에도 골과 도움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는 동료 중에 얼마든지 있다. 그렇기에 외국인 선수 3인 방을 영입할 때 기대했던 것은 단순한 공격 포인트만이 아니었다.

볼 키핑력과 연계 능력이 좋은 라자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니고 찬스 메이킹 능력이 뛰어난 모리츠, 빠른 스피드와 기술, 왼발의 날카로움을 무기로 삼는 티아고는 출전했을 때 팀의 패스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이바지해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영입이었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 구단과 구단의 팬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바라고 있는 것은 그들이 이른 시일 안에 팀 스타일에 녹아드는 것이다. 이는 수치상의 공격 포인트보다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다행히 비시즌 동안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포항은 외국인 선수 3인방이 출전했을 때 서서히 이전과 같은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스틸타카의 일원으로서 아직 완벽하지는 못하겠지만, 서서히 팀의 패스 플레이 속에서 역할을 찾아갈 외국인 선수 3인방의 활약을 기대한다.

◇ 영입 선수 : 박선용-심동운(전남 드래곤즈), 박성호(요코하마 FC[일본]), 안드레 모리츠(볼턴 원더러스[잉글랜드]), 티아고[산토스(브라질)], 라자르(보이보디나[세르비아])
◇ 신인 선수 : 오창현-최호주(단국대), 유강현(서해고), 이남규(한양대), 이준희(인천대)
◇ 주요 이적 선수 : 김다솔-윤준성-이광훈(대전 시티즌 行) 김형일-유창현(전북 현대 모터스 行) 김재성(서울 이랜드 行), 신영준(강원 FC 行), 배천석(부산 아이파크 行), 신광훈-박희철(입대 / 안산 경찰청 行)

포화와 부족, 포항 스쿼드의 양면성

포항은 2선 공격 자원이 즐비하다. 특히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포화 상태에 가깝다. 김승대, 심동운, 티아고, 고무열, 조찬호, 문창진, 이광혁, 강상우가 올 시즌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고, 여기에 새로 프로팀에 입단한 신인 선수들과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프로 2~3년 차의 선수들도 항시 대기 중이다.

얼핏 측면 자원이 너무 포화 상태라 오히려 이것이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손해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두꺼운 측면 자원의 선수층은 오히려 포항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랜 B의 위력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포항의 측면 자원 중 대부분은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거나 아예 중앙에서의 포지션이 주 포지션인 멀티 자원들이다. 포항의 대표 스타인 김승대만 보더라도 날개 공격수와 처진 스트라이커, 최전방 공격수까지 공격 진영의 전 지역에서 활약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포항이 소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측면 자원들은 측면에만 국한돼서 기용되는 선수들이 아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여러 선수의 위치에 변화를 주면서 공격 전술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중심 선수가 이탈하더라도 가용할 수 있는 플랜 B의 범위가 넓어져 지난 시즌과 같은 아픔을 사전에 조금이나마 방지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타깃형 스트라이커 유형인 라자르와 박성호가 주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황에 따라 김승대를 최전방으로 올리는 제로톱 전술을 가동할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안드레 모리츠가 중심을 잡겠지만, 이 위치에는 문창진과 이광혁, 김승대 등 중앙이 주 포지션이기도 한 선수들이 역할을 대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측면에서의 활약이 능숙한 고무열, 강상우, 티아고, 조찬호, 심동운 등의 선수들은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하다. 상대의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따라 선발 명단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 2선 공격 자원이 포화상태인 것은 맞지만, 이는 오히려 포항에 이로운 효과를 준다. 다양한 공격 조합을 꺼내 들 수 있게 함으로써 상황에 따라 전술의 변화를 줄 수 있는 폭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술 변화에 능숙한 '전술가'로 유명한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어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비진으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러 조합을 기용 가능한 공격진과는 달리 수비진은 선수층이 얇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준성, 신광훈, 박희철, 김형일이 팀을 떠났지만, 그에 대한 선수 보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선수의 폭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됐다. 물론 포항의 선수 중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많은 특징은 공격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연습 경기 중에는 왼쪽 풀백 김대호가 중앙 수비수로 출전하기도 했고, 그 외 풀백과 중앙 수비수를 보는 것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아 다양한 멀티 자원들이 팀의 얇은 선수층 문제를 책임져주는 모양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현존하는 포항의 수비수 중 김광석을 제외하면 마땅히 수비진을 리드해 줄 만한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김광석 없이 출전한 연습 경기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리더가 빠진 수비진은 중심이 무너지며 안정을 찾지 못했다. 해당 연습 경기들을 지켜본 많은 포항 팬들은 올 시즌 가장 걱정되는 요소로 수비진의 얇은 선수층과 그로 인한 리더의 부족함을 꼽았다. 가뜩이나 김광석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1개월 가까이 결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것이 포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상당한 불안요소다.

만일 주전으로 기용되는 수비수들이 대표팀 차출이나 부상으로 오랜 시간 팀을 떠나게 되면, 포항은 해당 선수의 공백을 절실히 느낄 여지가 현재로써는 굉장히 크다. 여러 조합을 구상해 볼 정도로 자원이 풍부한 공격진과는 달리 수비진은 선수층이 얇은 상황인 만큼 우리는 이 부분을 2015년 포항 스쿼드의 양면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5 베스트 일레븐 예상

 2015 시즌 포항의 예상 스쿼드

2015 시즌 포항의 예상 스쿼드 ⓒ 임형철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포항의 넘버원 골키퍼는 신화용이다. 매년 계약을 연장해가고 있는 그는 늘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오랜 시간 골문을 비워두기도 했는데, 서브 골키퍼인 김진영과 강현무의 활약도 그래서 중요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백업 골키퍼인 김다솔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던 수원 원정 경기를 떠올려보면, 백업 골키퍼의 역할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할 수 있다.

백포 수비진은 김대호, 김광석, 김원일, 박선용의 출전을 예상했다. 새로운 얼굴 '박선용'은 입대로 자리를 비운 신광훈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수비진의 얇은 선수층 문제는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할 듯하지만, 주전 수비수가 빠질 경우 불안한 구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므로 가능한 한 주전 수비수 4명이 시즌 마지막까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치길 바라야 한다.

중앙 미드필더 손준호는 올 시즌 포항 중원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파트너로 김태수와 황지수가 번갈아가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의 백업 자원으로는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한 오창현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단국대의 마에스트로로 불렸던 오창현은 정확한 왼발 패스를 통한 볼 배급과 기회 창출에 재능이 있는 선수다.

포항에는 낯설기만 한 외국인 선수의 이름은 공격진에서 목격된다. 일단 외국인 선수 3인 방 중 주전으로의 출격이 예상되는 선수는 스트라이커 라자르와 공격형 미드필더 모리츠다. 그리고 지난 시즌 뜻하지 않게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았던 김승대는 본래 주 포지션 중 하나였던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이 전망된다. 왼쪽에서 공격을 이끌 날개 공격수는 심동운을 예상했다. 비시즌 동안 열린 포항의 연습 경기에서 심동운은 자신을 위한 무대를 만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날아다녔기 때문이다.

전남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심동운은 포항에서 재능을 입증하기 위해 굉장한 활약을 펼쳤다. 경기 감각, 자신감이 모두 올라있는 상태인 만큼 시즌 초반부터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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