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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앞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이 선명하다. 1층 입구 회전문부터 책 읽는 중년 신사의 동상까지 약 7미터 거리를 피를 흘리며 이동한 흔적이 남아있다.
▲ 세종문화회관 앞 핏자국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이 선명하다. 1층 입구 회전문부터 책 읽는 중년 신사의 동상까지 약 7미터 거리를 피를 흘리며 이동한 흔적이 남아있다.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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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주한 미 대사에게 '과도 테러'를 가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에게 살인미수와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적용을 검토 중이다. 정확한 혐의는 조사가 끝난 뒤에 발표할 예정이다.

5일 오후 윤명성 종로경찰서장은 서울 종로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에게 살인미수와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 등 여러 가지 혐의로 접근하고 있다"며 "구체적 행위를 확인한 뒤에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이날 중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송수신 기록을 들여다보기 위한 통신영장도 신청한다.

"김씨, 주최측이 현장에서 명찰 만들어줘서 들어갔다"

경찰이 정문 CCTV를 분석한 결과 이날 마크 리퍼트 대사는 오전 7시 33분께 수행원과 입장했다. 이어 7시 36분께 같은 입구로 김씨가 들어갔고, 약 4분 뒤인 7시 40분께 미 대사가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밖으로 나갔다.

초청자 명단에 없었던 김씨가 강연장에 들어 갈 수 있었던 것은 행사관계자가 입장을 허락해줬기 때문이다. 관계자가 현장에서 손으로 써준 명찰을 달고 들어간 그는 직접 가져온 25cm 길이의 과도로 테러를 가했다. 곧바로 참석자들에게 제지당한 김씨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경찰관이 합세하면서 검거됐다.

또한 커터칼도 소지했으나 범행을 위해 준비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가 어떻게 미 대사에게 접근했는지 또한 아직 모른다. 경찰은 미 대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참석자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김씨는 '전쟁훈련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유인물 30장도 가져와 참석자인 노아무개 교수의 가방에 넣었다. 경찰은 "김씨가 대사 쪽으로 접근하면서 노 교수의 가방이 마침 열려있어 넣었다"고 설명했다. A4용기 크기의 유인물에는 "남북 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 "우리나라에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하라",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의장으로 조찬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현재 김씨는 변호사와 함께 조사를 받는 중이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가로막는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공범이 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발표하기로 했다.

경찰 "오전 6시30분부터 지켜... 김씨 온다는 사전 정보 없었어"

한편 이날 경찰은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6시 30분쯤부터 세종문화회관 근처를 지켰다. 윤 서장에 따르면 세종홀(행사장) 입구에는 경찰관 3명이 대기 중이었으며, 근처에는 1개 중대 25명이 출동대기 상태로 있었다. 또한 김씨가 세종홀로 입장할 때는 종로서 정보관이 명단에 없는 인물이라며 문제제기를 했고 관계자로부터 "참여단체 관계자이기에 괜찮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관련기사:'피습 현장'에 있던 경찰, '김기종' 알고도 조치 안해).

하지만 정보관이 김씨의 얼굴과 신상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안찬수 종로서 형사과장은 취재진과 한 질의응답에서 "김씨가 참석한다는 사전 정보는 없었다"며 "해당 정보관은 김씨의 복장이 특이해서 지켜봤다고 진술했는데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정보관이 김씨의 출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후에 예의주시 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의주시를 했기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는 사건 직후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오른쪽 발목 통증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응급차로 옮겨지는 도중에도 "전쟁훈련 반대한다", "이산가족이 못 만나는 이유가 전쟁 훈련 때문이라 그랬다"라고 외쳤다. 적십자 병원에서 오른쪽 발에 깁스를 하는 등 간단한 치료를 받은 김씨는 오전 11시 40분께 들것에 실려 돌아왔다.


태그:#과도 테러, #미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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