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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마지막 5일>은 인간이 과연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존재들인지, 외계인들의 결정이 나오기 전 5일을 그린 이야기다.

무분별한 개발로 지구를 파괴시키고 있는 인간들과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뒀다간 자신들의 휴양지인 지구에 아무런 생물도 살 수 없게 돼버리겠다고 판단한 외계인. 외계인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치료할 수 없는 전염병을 이용해 인간의 수를 지금의 3분의 1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방법을 실행하기 전, 사람이 정말 사라져도 되는지 평가원 7명을 지구로 내려보내 확인하고자 하는데... 마지막 평가위원의 결정만이 남은 상황에서 인간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웹툰<마지막 5일>은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결말로 우리들의 몰입을 최고조로 높인다.

 마지막 5일
ⓒ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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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일>은 외계인을 평가원으로 설정했다는 것만으로도 특이한 스토리다. 더불어 기억이 지워진 채 입양되어 17년간 지구에 살면서 우주선으로 소환되기 전까지 자신이 외계인이며 평가원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는 등장인물 또한 독특한 설정이다.

웹툰에 나오는 주요 인물로는 '오덕후(오타쿠)'이자 '빵셔틀'을 담당하는 고등학생 고진석과 그의 둘도 없는 오덕후 단짝, 그리고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잠입한 국정원 소속 요원 이용준이 있다.

웹툰은 고진석이 외계인 평가원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려주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불우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학교에서도 괴롭힘 당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인간의 명운을 결정한다니. 마지막까지 인간들은 다 없어져야 할 존재들이라고 읊조리는 빵셔틀 학생의 모습에서 어두운 미래를 점치게 된다.

예상치 못한 반전 스토리. 재미를 배가시키다

웹툰 <마지막 5일>은 진석의 단짝을 통해 인간은 따뜻하고 아름다우며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린다. 독자들은 만화 속 외계인 평가원 즉, 고진석이란 고등학생에 집중하게 되는데, 인간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와 정보요원 용준에게 감정이입한다. '좋아. 고진석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어. 이제 조금만 더!' 극이 마지막을 향해 가면 갈수록 절로 드는 생각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충분하다.

평가가 내려지는 당일까지 광기 어린 눈빛의 진석은 '인간들이란 사라져야 하는 존재다'라는 입장을 고수하여 우리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그의 곁에서 우정과 형제애를 증명하려고 애썼던 진석의 친구가 마지막 평가원으로 밝혀지며 웹툰 <마지막 5일>은 짜릿한 반전 결말을 선사한다.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

진석에게 온 신경을 쏟으며 만화에 집중했던 사람들은 슬픈 결말로 끝나지 않을까 마음 졸였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외계인 평가원은 인간의 수를 축소하는 것에 반대표를 던지고, 안건은 찬성 3명, 반대 3명으로 부결되어 웹툰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작가가 <마지막 5일>에서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진석을 설득하는 친구의 말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스스로 노력도 안 하고 숨어만 있지 않았냐는 물음이 그것이다. 그저 현실에 순응하고, 수동적으로 불행을 온전히 받아들이던 모습.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말 한 마디 못하고, 가족들에게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으며, 배신한 친구에게 왜 그랬냐고 따져 묻지 않았던 소극적인 진석에게 던진 질문. 그것이 작가 강산이 우리들에게 주려는 전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작가는 진석이 인간들을 나쁘다고 규정하는 것, 그래서 사람을 없애려는 결정권을 갖는 걸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 삶에서 일어나는 불행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것은 아닌지, 불평할 때만 자발적인 모습을 보였던 건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고 반성하게 된다. 결국 <마지막 5일>은 독자들에게 인생을 운영하는 것은 자신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노력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마지막 5일>은 작가 강산이 3D모델링 프로그램인 스케치업으로 처음 그린 작품이다. 각 장면을 페이드인 기법을 이용해 몰입하기 쉽게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인물을 유달리 못생기게 그린 것 또한 재밌는 부분이다. 또한, 작화에서 빨간 비상등을 등장인물의 눈과 겹쳐지게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충혈된 것 같은 착각 혹은 비정상적인 시선을 연출해 독자들에게 극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소개
강산은 2008년에 데뷔한 웹툰작가다. 일간스포츠에 <텔미펀씽>, 엠디자인 모바일 만화를 연재했고, 2008년 LGT 모바일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지막 5일>은 포털 다음에 입성해 그가 제일 먼저 그린 만화로 9.5점이란 높은 평점을 얻었다. 작가는 연이어 웹툰<마음을 주세요>, 2012년 <펀치로드>, 2013년 <지구 전세냈냐> 그리고 현재 <괴담 콜렉터>까지 연재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리뷰 기사는 위드인 뉴스에도 송고되었습니다.



태그:#마지막 5일, #웹툰, #웹툰리뷰, #강산, #다음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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