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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미국인 작가 파멜라 드러커맨은 영국인 남자와 결혼해 프랑스에 사는 독특한 첫 출발을 한다. 그러나 그녀를 더 놀랍게 한 것은 프랑스 아이들의 아이답지 않은(?) 예의바른 모습이었다.

부모 앞에서 버릇없이 울며 떼쓰는 미국인 아이와 달리 프랑스의 3~4살 아이들은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를 얌전히 지나간다. 심지어 식사 때도 포크로 밥을 먹는다. 그녀는 기자출신답게 세밀한 취재를 통해 왜 프랑스 아이들은 이토록 다른지를 밝혀 나간다.

똘레랑스(관용)로 유명한 프랑스이지만, 아이들의 예의범절에서 만큼은 관용적이지 않다.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어릴 때부터 용납하지 않고 엄하게 교육시킨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예의문제의 차원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엄마들은 대체로 아이와 상당히 밀착적이고 보호적인 반면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와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모유수유에 대한 집착도 없으며 아이를 어릴때부터 직접 키워야 한다는 강박도 적다. 아이엄마가 된다고 해서 정신적, 육체적인 여성성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인으로서 경력도 유지한다.

이러한 아이에 대한 태도는 갓난아기때부터 시작된다. 아이가 운다고 무조건 안아주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로 인해 우는 것인지, 그저 떼쓰는 것인지 관찰한 이후에 엄마는 다가간다.

밤에도 수없이 깨는 아이 때문에 피곤한 한국 엄마들과 달리 프랑스 엄마들은 그런 태도 덕분에 아이가 밤에 잘 깨지 않는다. 아이를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는 인격체로 대함과 동시에 교육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 프랑스 엄마들의 다른 점이다.

아이의 정서에 해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때로 과잉보호처럼 느껴지는 우리의 육아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로 인해 육아가 스트레스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프랑스 엄마들은 육아 때문에 개인의 행복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육아와 개인의 삶을 구분하는 요령을 안다.

또한 프랑스는 이러한 삶이 가능하도록 사회적인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 프랑스의 어린이집은 사회화를 위한 첫 걸음이다. 질 높은 식단, 엄정한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 체계적인 시스템 등은 프랑스 엄마들이 아이를 믿고 맡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얼마 전 향간을 시끄럽게 한 어린이집 사태와 같은 일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프랑스의 출산율이 제일 낮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느새 내가 아이를 낳고 보니 우리나라가 프랑스보다도 출산율이 낮다고 한다. 육아를 위해서 직장을 그만둬야 하고 집안에서 아이와 단 둘이 홀로 고립된 채 사는 아내를 보면 비단 우리집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에는 아이를 셋 낳겠다고 계획했지만 지금은 둘째 가지기도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 되었다. 굳이 출산율 문제를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육아를 위해서 개인의 의식과 사회의 노력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는 길이 아닐까.


프랑스 아이처럼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 북하이브(타임북스)(2013)


태그:#프랑스육아, #육아, #워킹맘, #프랑스아이처럼, #프랑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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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사회에 평범한 신입아빠, 직장인인 연응찬이라고 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바라보는 사회가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이 느끼고 공감하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평범한 눈과 자세로 세상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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