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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청음색소폰동호회원들이 요양전문 보호시설인 하얀연꽃에서 대보름 맞이 어르신 위안잔치를 펼치고 있다.
 4일 청음색소폰동호회원들이 요양전문 보호시설인 하얀연꽃에서 대보름 맞이 어르신 위안잔치를 펼치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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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더위~"

정월 대보름날 더위를 팔기 위해 오가는 말이다. 오늘(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대보름은 풍년을 기약하는 농사에서 유래되었다. 이날은 질병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기도 하다.

도시인은 오곡밥과 나물, 부럼을 챙겨먹고 한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리는 날로 인식되는 요즘이다. 하지만 내 어릴적은 볏짚태우기와 쥐불놀이, 집집마다 돌며 매굿행사가 펼쳐져 동네가 떠들썩한 추억이 아련하다.

청춘을 돌려다오!

섹소폰 동호회원들의 어르신 위안잔치.
 섹소폰 동호회원들의 어르신 위안잔치.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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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맞아 어르신을 위한 위안잔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4일, 청음색소폰동호회원들이 요양전문 보호시설인 '하얀연꽃'에서 흥겨운 풍악이 울려 퍼졌다. 풍성한 음악 속에 무대에 오른 어르신들과 휠체어에 기대어 박수를 치는 어르신들로 나뉘었다. 이들은 음악을 통해 즐기는 동안 한결 젊어졌다. 흥에 겨운 어르신들은 아트 풍선으로 만든 왕관을 쓰고 춤을 췄다. 음악을 들으며 잠시 가족 생각에도 빠졌다. 노래를 흥얼대는 김욱자(75)씨의 말이다.

"청춘을 놀려다오~♬ 이못난 내 청춘을♪... 노래를 부르니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배일호도 함께 왔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들으니 별생각이 다나요. 오늘 우리 형제들이 가장 많이 생각납니다."

이날 재능기부 봉사에 동호회원을 비롯 1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색소폰, 트럼본 등 다양한 악기를 통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로했다. 십시일반 회비를 거출해 수면양말 등 선물도 안겨줬다. 회원들은 자영업을 비롯해 여천공단, 경찰서, 소방서 그리고 택시기사들로 구성된 다양한 직장인들이 모인 클럽이다.

색소폰 통해 하나된 정월대보름

4일 청음색소폰동호회원들이 요양전문 보호시설인 하얀연꽃에서 대보름 맞이 어르신 위안잔치를 펼쳐 많은 어르신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4일 청음색소폰동호회원들이 요양전문 보호시설인 하얀연꽃에서 대보름 맞이 어르신 위안잔치를 펼쳐 많은 어르신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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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풍선을 들고 즐거워하는 할머니의 모습
 아트풍선을 들고 즐거워하는 할머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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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맡고 있는 강대성(64)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헌신하는 도우미 선생님들께 감명을 많이 받았다"면서 "오늘 초청행사지만, 저희들도 이 기회를 통해 더 자주 왔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10여년 이상 색소폰을 연주해온 김종의(45·여수소방서 근무)씨는 "예전에는 음악을 통한 재능봉사를 많이 해왔는데 요즘은 자주 못 왔다"면서 "음악을 통해 우리도 즐기고 어르신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여수시 돌산 계동에 위치한 하얀연꽃은 전문요양보호 시설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해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58명 정원을 꽉 채웠다. 이곳의 자랑은 저녁이면 쑥물을 우려낸 족욕이란다. 정월대보름날 가족면회가 있어 하루 전날 행사를 잡았다.

하얀연꽃 요양원 김나옥 팀장은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여기 계신 동안 어르신들이 한가족이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면서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부모님을 맡긴 보호자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성심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하얀연꽃, #정월대보름, #청음섹소폰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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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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