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말 드디어 2015 타이어뱅크 KBO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팀 당 14경기씩 배정된 시범경기는 지난 겨우내 야구에 목말라 있던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시범경기는 선수들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스프링캠프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팬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 컨디션 점검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이 가장 속 편하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후보들은 이 부담 없는 시범경기를 편안하게 맞을 수가 없다. 시범 경기를 통한 주전 경쟁을 거쳐, 2015 KBO 정규 시즌 개막전에 출전하게 될 주인공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주찬 이적 후 주인을 찾지 못한 롯데의 좌익수 자리

불과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강한 외야진을 자랑하던 팀이었다. 폭발적인 도루능력을 뽐내던 김주찬(KIA 타이거즈)과 호타준족의 전준우(경찰청), 그리고 롯데의 차세대 간판스타 손아섭의 조합은 공수에서 모두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하지만 2012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김주찬이 KIA로 이적하면서 막강하던 롯데의 외야진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아섭, 전준우에 비해 잔부상이 많았던 김주찬의 백업 요원을 미리 발굴하지 못한 결과였다.

롯데의 김시진 전 감독은 뛰어난 장타력을 가진 김대우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투수출신 김대우에게 좌익수 수비는 익숙하지 않았고, 타격에서도 변화구 대처능력에 약점을 보이며 곧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작년 시즌에는 덕수고 재학시절 '타격기계' 김현수(두산 베어스)의 라이벌이었던 김문호에게 많은 기회가 갔다. 김문호는 시즌 초반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주는 듯 했지만 6월 월간 타율이 1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큰 슬럼프를 겪으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수비가 좋은 이우민(개명 전 이승화)은 방망이의 약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루이스 히메네스와 최준석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한 박종윤의 좌익수 변신도 묘수가 되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1년 내내 좌익수 고민에 시달리다가 시즌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주전 중견수 전준우마저 군에 입대하면서 롯데의 외야진은 더욱 약해졌다. 하지만 롯데는 전준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선수 짐 아두치를 영입한 것 말고는 눈에 띄는 보강을 하지 않았다.

불혹의 임재철부터 투수 출신 하준호까지, 외야 주전 경쟁률 6:1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동료였던 외국인 선수 아두치는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자원이다. 기본적으로는 전준우의 자리였던 중견수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좌익수로의 이동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롯데의 외야수 후보들은 특정 포지션에 대한 구분 없이 이종운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면 얼마든지 주전 선수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주전 외야수를 따내기 위한 경쟁률은 무려 6:1에 달한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우타 외야수 김민하였다. 신고선수 출신의 김민하는 작년 시즌 1군에서 55경기에 출전해 타율 .266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지나치게 적극적인 스윙을 한 탓에 3개의 사사구를 얻는 동안 무려 34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 점은 김민하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좌완 강속구 유망주에서 외야수로 변신한 하준호도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경남고 재학시절 이종운 감독의 지도를 받기도 했던 하준호는 새로 부임한 장종훈 타격코치가 가장 눈 여겨 보고 있는 외야수 후보다.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친정팀 롯데로 컴백한 임재철도 있다. 불혹에 접어든 나이를 고려했을 때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뛰어난 수비와 강한 어깨, 날카로운 선구안은 여전히 살아있어 기존 선수들을 긴장시키기엔 부족함이 없다.

이 밖에도 지난 2년 동안 주전 기회를 잡았다가 2% 부족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김대우와 김문호도 경쟁에 뛰어 들었다. 지난 1월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이승화라는 이름을 바꾼 이우민도 박종윤, 문규현,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개명 성공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오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롯데의 외야를 지키게 될 선수는 누가 될까. 그 주인공은 오는 7일 개막되는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 롯데의 외야수 후보들에서 시즌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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