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2라운드에서 한국의 K리그 클래식과 일본 J리그의 희비가 묘하게 엇갈렸다. 3승 1패를 거둔 K리그 클래식에 비해 J리그 클럽은 1승 3패에 그쳤기 때문이다. 1라운드에서 4전 전승의 기세를 올렸던 중국 슈퍼리그 클럽들은 2승 2패로 반타작에 그쳤다.

최용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서울(한국)이 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H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안방 경기에서 간판 수비수 김진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GK 김용대가 승점 3점 지켰다

지난 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원정 경기에서 아쉽게 0-1로 패하고 돌아온 FC 서울은 쌀쌀한 수요일 저녁, 홈 관중석에 찾아온 팬들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전반전에는 노련한 미드필더 오가사와라 미츠오가 중심을 잡고 그 앞에서 시바사키 가쿠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가시마에게 밀렸다.

하지만 후반전까지 막무가내로 원정 팀에게 공간을 내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결단을 내린 것이 에벨톤을 빼고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몰리나를 내세운 것이다. 여기서 1분 뒤 거짓말 같은 결승골이 나왔다.

66분, 왼쪽 미드필드 지역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FC 서울은 가시마 앤틀러스 수비수 쇼지의 다리에 맞고 흐른 공을 공격에 가담했던 가운데, 수비수 김진규가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결승골이었다.

이 귀중한 결승골을 지키기 위해 FC 서울 선수들은 남은 시간을 더욱 신중하게 보냈다. 하지만 가시마 앤틀러스의 날카로운 미드필드 플레이는 여전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 가시마 앤틀러스의 공격형 미드필더 카이오가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카이오는 왼쪽에서 넘어온 공을 잡지 않고 오른발 바깥쪽으로 반 박자 빠르게 찔러 넣으려 했다. 하지만 각도를 잘 잡은 FC 서울 문지기 김용대는 놀라운 감각으로 오른발을 쭉 내뻗어 그 공을 막아냈다. 승점 3점을 든든히 지켜낸 슈퍼 세이브였다.

수원 블루윙즈의 아쉬운 베이징 원정 경기 패배

FC 서울의 승전보까지 더해지자 K리그 클래식 팬들은 술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 1라운드에서 중국 슈퍼리그의 네 클럽이 보기 드물게 4전 전승을 거둔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로 하루 전,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부터 시작하여 성남 FC도 각각 산둥 루넝(중국)과 감바 오사카(일본)를 보기 좋게 이겼다. 팬들은 이번 2라운드 4전 전승의 위업을 K리그 클래식이 멋지게 누릴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FC 서울까지 3승을 거둔 이후, 베이징 원정 경기에 나선 수원 블루윙즈가 그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K리그 클래식 팀들 중에서 유일하게 1라운드 승리를 거둔 수원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 들어간 수원 선수들은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내고 후반전에 황당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61분에 페레라(스리랑카) 주심의 어이없는 판정에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에 1차례 경고를 받은 수비수 양상민이 상대 선수 장쳉동과 뜬 공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경고장을 받고 쫓겨난 것이다.

두 선수의 머리가 충돌하는 아찔한 장면이었지만 어느 한쪽이 고의적으로 들이받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수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열 명이 되어버린 수원은 당연히 수비면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양상민이 억울하게 쫓겨나고 4분 뒤,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FC 서울에서 골잡이로서 이름을 떨친 바 있는 데얀 다미아노비치에게 안타까운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요주의 인물 데얀을 제대로 밀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후에 수원 선수들은 왼발잡이 미드필더 염기훈을 앞세워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베이징 궈안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이제 수원 블루윙즈는 오는 8일 오후 2시, 안방 빅 버드에서 강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015 K리그 클래식 개막 경기를 펼치게 된다. 수원의 챔피언스리그 세 번째 경기는 18일 오후에 호주 원정 경기로 이어진다. 상대는 브리즈번 로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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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5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그룹 경기 결과(왼쪽이 홈 팀)

★ 산둥 루넝 1-4 전북 현대
★ 가시와 레이솔 5-1 빈 두엉 [이상 E조]

★ 성남 FC 2-0 감바 오사카
★ 광저우 R&F 1-2 부리람 유나이티드 [이상 F조]

★ 우라와 레즈 0-1 브리스번 로어
베이징 궈안 1-0 수원 블루윙즈 [이상 G조]

★ FC 서울 1-0 가시마 앤틀러스
★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 2-3 광저우 에버그란데 [이상 H조]
축구 FC 서울 가시마 앤틀러스 챔피언스리그 수원 블루윙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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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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