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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오묘해 지는 게 사람의 심신, 몸과 마음과의 관계입니다.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파 병원에 가면 별별 검사를 다 합니다. 발병 원인이 또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때, 의사들이 내리는 대다수 진단이나 처방은 '스트레스성'입니다.

스트레스는 마음으로 부닥뜨리는 갈등, 마음의 갈등을 이기지 못해서 오는 병입니다. 온전히 마음으로 겪는 스트레스가 신체 어느 부위나 장기를 아프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결론이라 생각됩니다.

몇 년 전, 어느 날부터 오른쪽 다리 정강이 근육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허리도 아팠습니다. 정강이 근육이 아프니 그 쪽 근육을 중심으로 온수찜질도 해 주고, 젤 형태의 약을 바르고 몇 시간씩이나 마사지도 했습니다. 허리에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열심히 치료해도 통증은 가라앉았습니다. 결국, 재활전문병원으로 갔습니다. 재활전문의가 내린 진단 결과는 필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엉뚱한 것이었습니다. 정강이 쪽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발바닥 근육에 생긴 염증으로 정강이 쪽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 것이라고 했습니다. 

허리가 견딜 수 아프고, 속이 메슥거려서 병원에 갔는데 요로결석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아 치료 받은 적도 있습니다. 아픈 곳과 통증을 유발시키는 곳, 통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전혀 엉뚱할 때가 적지 않으니 몸과 마음과의 관계는 떨어져 있는듯하지만 서로 연결돼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해부학으로 보여주고 심리학으로 설명하는 <몸의 심리학>

<몸의 심리학> (지은이 이병창 / 펴낸곳 정신세계사 / 2015년 1월 30일 / 값 2만 2000원)
 <몸의 심리학> (지은이 이병창 / 펴낸곳 정신세계사 / 2015년 1월 30일 / 값 2만 2000원)
ⓒ 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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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심리학>(지은이 이병창, 펴낸곳 정신세계사)은 몸과 마음, 마음과 몸과의 관계를 해부학적으로 보여주며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 행동과 마음 사이에 숨은 그림처럼 드리워 있는 상관관계를 연결고리를 이어가듯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의학이나 심리학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지만 누구나 경험하고, 누구나 주변에서 목견할 수 있는 상황들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어 읽다보면 '아! 그때 그런 일은 그것 때문 이었구나'하며 알게 되는 맞장구 이해가 연달아 이어지며 반복됩니다.

장난을 치던 아이가 선생님 앞에 불려 나가면 몸을 비비꼬고, 손이 엉덩이 쪽(치부)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헤벌쭉 웃으며 상대방 비위를 맞추는 사람을 가리켜 '쓸개 빠진 놈'이라고 합니다. 

비겁해 보이는 행동과 쓸개하고는 분면 무슨 상관이 있기에 그런 말 '쓸개 빠진 놈'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는 몸이나 맘과 관련된 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간담이 서늘해 졌다', '간뎅이가 부었다',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다', '기가 막혔다'는 등도 어떤 상황을 몸과 마음에 빗댄 말입니다.

세상이 어려워지고 혼탁해지는 것은 사람들이 그만큼 두려움에 눌려 있다는 증거이다. 두려움에 눌리면 인간 의식이 옹졸해지기 마련이다.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속이는 비참한 삶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조건반사에 길들게 된다. 바로 이런 사람들의 세상이 쓸개 빠진 세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쓸개 있는 인간, 쓸개가 건강한 사람들이 그리운 시대를 지금 살아가고 있다. -<몸의 심리학> 212쪽-

시신경이 눈에서 가장 먼 곳인 뒤통수에 자리한 것은 머리 앞쪽이 뒤쪽보다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여덟 조각의 머리뼈 중에서 가장 단단하고 충격에 강한 뼈가 뒤통수 뼈이다. 두뇌의 놀라운 신비 가운데 하나는 후두엽의 좌측 부분에 새 발톱 모양의 고랑, 즉 시력의 중심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뇌가 심하게 손상되더라도 시력만은 보전하려는 인체의 설계가 얼마나 오묘한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몸의 심리학> 372쪽-

몰라서 궁금했던 부분, 어림조차 해보지 않았던 신체 각 부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에 담긴 비밀과 장기 하나하나가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오묘함이 생활인의 눈높이에서 지식을 담은 지혜로 펼쳐집니다. 

몸 + 맘 = 뫔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궂은비 맞기를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길을 가다 예기치 않은 비라도 만나면 남의 집 처마 밑으로 들어가서라도 피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지만, 비가 온다는 걸을 미리 알면 외출을 삼가거나 미리 우산을 준비해 비를 피할 수는 있습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지입니다. 늙고 병드는 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병들고 아픈 원인을 미리 안다면 막무가내로 대책없이 당하는 고통은 피할 수 있습니다.

안심(安心)은 숨을 편안하게 하는 안식(安息)에서 나오고, 안식은 멈춤과 정지(停止)에서 나온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삶의 길에서, 안심과 안식을 얻고자 한다면 먼저 멈춰야 한다. 그리스어의 뜻으로 보면 멈춤과 안식(anapausis)은 동의어이다.-<몸의 심리학> 441쪽-

저자가 <몸의 심리학>을 통해서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 알려주고자 하는 지식은 바로 일기예보 같은 지혜, 우산 같은 지식입니다. 몸이 마음에 미치고, 마음이 몸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누구나 경험알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는 비법 같은 처방을 누구라도 새길 수 있는 방법으로 일러줍니다. '몸+맘=뫔'이 책에만 있는 방정식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게 되면 '뫔'이 곧 '몸'과 '맘'이라는 걸 공감하며 맘은 안심이 되고 몸은 건강해 질 수 있는 호기의 독서가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몸의 심리학> (지은이 이병창 / 펴낸곳 정신세계사 / 2015년 1월 30일 / 값 2만 2000원)



몸의 심리학 - 몸이 원하는 장기별 뫔 테라피

이병창 지음, 정신세계사(2015)


태그:#몸의 심리학, #이병창, #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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