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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엔 초등학교 동창생의 아들이 결혼한다. 그날 고향인 천안에 갈 참인데 지난 주 토요일엔 처조카가 결혼했다. 때문에 가뜩이나 박봉인 경비원 아저씨의 주머니 사정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더욱이 얼마 전 친구 부친 상(喪)때 또 다른 동창에게 부탁해 조의금을 대납한 금액까지 그날 갚아야 하는 까닭에 야근을 하는 오늘 역시 나는 '투잡 알바'에 더욱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나의 두 아이는 결혼 적령기임에도 아직 미혼이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젊은 층 절반이 이른바 '5포 세대'라는 것과 무관치 않다. 주지하듯 '5포 세대'란 연애와 결혼은 물론이거니와 출산과 내 집 마련에 이어 심지어는 대인 관계까지를 포기하는 계층을 이르는 우울한 표현이다.

비뚫어진 결혼관, 왜?
 비뚫어진 결혼관, 왜?
ⓒ 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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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자제 결혼식을 치르면서 며느릿감에게 결혼 전 명품 가방을 사줬다고 했다. 근데 가방 하나의 가격이 무려 3백만 원에 육박했단다. 벌어진 내 입은 쉬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상에 무슨 가방이 그리도 비싼겨! 그처럼 비싼 가방을 들고 다니면 돈이 저절로 들어와서 붙나?"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자녀의 결혼 비용은 우리 같은 50대 후반의 베이비 부머 세대 노후 자금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수입이 줄거나 사라지는 50대 중반부터 자녀의 결혼이 닥치기 때문이다. 최근 모 웨딩 업체가 조사한 결과 최근 2년간 신혼 부부 한 쌍의 평균 결혼비용은 2억 3798만 원이었다고 한다.

이 중 64%인 1억 5231만 원을 신랑 쪽에서, 또한 36%인 8567만 원은 신부 쪽에서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는데... 나는 솔직히 그럴만한 돈도 없거니와 아예 그러한 경제적 깜냥조차 없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요즘처럼 거액이 들어가는 자녀의 결혼 비용은 솔직히 기성 세대들이 '저질러 놓은' 결혼 불허(不許) '카르텔'이라는 부메랑의 덫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요즘도 마찬가지이듯 우리 사회의 결혼식 문화는 그 '보여주기 식'의 과시 성향이 지나쳐 불필요한 허례허식이 너무 많다.

내가 아내와 결혼하던 지난 34년 전만 하더라도 하객을 위한 음식 접대는 국수 내지 갈비탕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객의 밥값만 3만 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노후 준비는 안 해도 괜찮을지 몰라도 자녀의 결혼은 그럴 수 없는 게 우리나라의 나와 같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심각한 고민이다.

결론적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5포 세대'로 전락해 결혼 자체를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 하게 된 것은 기성세대의 비뚤어진 과시 결혼 문화가 불러들인 필연적 부작용이다.


태그:#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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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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