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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혁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오피스 파트너(오른쪽)와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 성장' 보고서 결과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다.
 최인혁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오피스 파트너(오른쪽)와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 성장' 보고서 결과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다.
ⓒ 구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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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4명 중 3명은 스마트폰 이용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신문이나 초콜릿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이나 커피를 끊겠다는 사람도 60%에 달했다.

구글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의 성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구글이 지난해 글로벌 전략 컨설팅업체인 BCG에 의뢰해 전세계 국민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등 13개국의 모바일 인터넷 산업을 조사한 결과다.  

"신문-커피 끊어도 스마트폰 포기 못해"... 비용 대비 7배 가치

BCG는 13개국 국민이 생각하는 모바일 인터넷 가치를 비교하려고 각 나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이용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포기하는 대가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금액에서 서비스 구입 비용을 뺀 '소비자 잉여'를 측정했더니 연간 3조 5천억 달러(약 3850조 원)에 달했다.

1년간 모바일 인터넷을 포기하는 대가로 1인당 평균 4566달러(약 500만 원)를 요구한 반면 평균 서비스 구입 비용은 연간 556달러(약 61만 원) 정도로 그 차이에 해당하는 '소비자 잉여'(1인당 약 4000달러)가 서비스 구입 비용보다 7배 더 많았다. 특히 응답자 14%는 돈이 얼마라도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인혁 BCG 서울오피스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잉여'가 비용의 2배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7배는 지금까지 조사에서 가장 높게 나온 것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느끼는 만족과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국의 총 소비자 잉여는 연간 1270억 달러(약 141조 원)로 1인당 연간 4400달러(약 488만 원)로 13개국 평균보다는 높았지만, 연간 6000달러가 넘는 일본,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는 못 미쳤다.

한국인 77%는 일주일 정도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포기하는 대신 신문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책을 포기했다는 응답도 61%에 달한 반면 TV는 44%로 절반에 못 미쳤다. 또 패스트푸드(78%), 초콜릿(73%), 술(60%), 커피(57%) 등을 포기하겠다는 응답은 높았지만 샤워는 20%에 그쳤고 성생활과 자동차도 각각 3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편 BCG가 한국, 중국, 미국, 독일, 브라질 등 5개국 대상으로 진행한 다른 조사에서는 6개월이나 1년 정도 스마트폰 이용을 포기하는 대신 외식을 끊겠다는 한국인이 68%에 달했고 성생활을 포기하겠다는 응답도 62%로 5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사는 집의 규모를 20% 줄이겠다는 응답은 42%에 그쳤고, 임금을 20% 줄이겠다는 응답도 34%에 불과했다.

구글 의뢰를 받아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진행한 한국 모바일 경제 관련 조사 결과를 요약한 인포그래픽
 구글 의뢰를 받아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진행한 한국 모바일 경제 관련 조사 결과를 요약한 인포그래픽
ⓒ 구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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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덕에 큰 한국 모바일, 규제 탓에 성장세 둔화"

BCG는 지난 2013년 한국의 모바일 인터넷 경제 규모가 280억 달러(약 31조 700억 원)로 한국 GDP의 2% 수준에 이르고, 오는 2017년에는 400억 달러(약 44조 3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13개국 평균(32%) 두 배가 넘는 74%에 이르고, 2013년 말 기준 국민 절반 이상이 4G(LTE)에 연결되는 등 탄탄한 IT 인프라에 따른 것이다. 덕분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도 세계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다. 다만 한국은 이미 모바일 인터넷 성숙기에 접어든 탓에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 비해 성장률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인혁 파트너는 이날 "앞으로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이 강한 스마트폰 시장도 줄고 IoT(사물인터넷)와 웨어러블 기기 분야의 다양한 벤처 기업이나 소비재 기업들로 시장이 분산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규제가 강하고 소비자들이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 가치에 돈을 지불하는데 인색해 모바일 인터넷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도 "기존 산업이 변해야 모바일 인터넷 혁신이 가능한데 한국은 거의 모든 산업에 이익집단이 형성돼 있고 규제도 지나치다"면서 "혁신 과정에서 기존 산업 파괴가 일어날 수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아 새로운 블루오션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그:#스마트폰, #모바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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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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