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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이 일제고사 1등을 기념해 돌탑을 세워놓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충북교육청이 일제고사 1등을 기념해 돌탑을 세워놓아 논란이 된 바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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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오는 5일 실시하는 초등 4∼6학년 대상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초등기초학력 진단검사지)를 직접 만들어 시도교육청에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공동 제작하던 이 문제지를 국가 차원으로 탈바꿈한 것이어서 '초등 일제고사 부활'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초등 진단 일제고사, 국가 수준으로 탈바꿈... 왜?

3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오는 5일 실시하는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를 직접 만들어 지난 2월 말 17개 시도교육청에 CD형태로 보냈다. 시험 대상은 초등 4∼6학년이고, 과목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진단 일제고사 문제를 대표 출제하기로 되어 있는 충남교육청이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면서 "이에 따라 교육부가 기존에 기초학력신장을 위해 만들어 놓은 문제들을 모아 이번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행동은 지난해까지 시도교육청이 돌아가며 만들던 '진단 일제고사' 문제 출제 관행을 깬 것이다.

당장 올해 대표 출제를 맡기로 했던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똑같은 시험지로 치르는 한 차례의 지필평가로는 학생들에 대한 (학력) 진단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 교육계의 의견"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 교육청이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은 이 같은 의사를 이미 지난해 9월 다른 시도교육청에 알렸다. 일제고사에 부정적인 다른 진보교육감들의 정책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진단 일제고사는 2008년쯤 '학력신장'을 내세운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제안으로 시도교육청이 돌아가며 대표 출제했던 시험인데, 이 또한 과잉 경쟁 논란을 빚어왔다. 그동안 시험출제 비용 7억여 원은 시도교육청이 나눠 내왔다.

이번 진단 일제고사 사업과 관련한 예산의 변칙 사용 또한 논란거리다. 문제지 제작에 드는 비용은 2억∼3억 원 정도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문제지 제작 비용은 지난해 2015년 교육부 예산안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다른 예산을 돌려 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 진단 문제지 제작 사업은 예산안에 없었기 때문에 기초학력지원사업으로 편성된 예산을 특별교부금 형태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노미경 전교조 초등위원장은 "과잉 경쟁 유발 때문에 사실상 사라진 초등 일제고사를 교육부가 부활시키려는 모습이 눈물겹다"면서 "이번에 교육부가 진단 일제고사를 국가 수준으로 출제한 것은 사교육업자들에게만 좋은 시대착오적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 "봉사 차원에서 문제 출제... 국가 수준 일제고사 아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를 제공한 것은 시도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봉사 차원에서 진행한 일이며 진단 평가 결과도 교육부가 수합하지 않는다"라면서 "따라서 이것을 기존에 있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동일선상에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전교조 초등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오는 5일 교육부가 제공한 초등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로 시험을 치르기로 한 시도교육청은 대구·경북·울산·대전·제주 등 5곳뿐이었다. 나머지 12개 교육청은 일주일간 관찰 평가 등을 진행하거나 교육부의 '진단 일제고사' 문제지를 통한 시험 시행 여부와 시기 결정은 학교 자율에 맡겼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초등 일제고사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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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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