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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인천고 정문 모습.
 2일 서인천고 정문 모습.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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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소속 서인천고가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따로 뽑아 오전 7시 30분까지 학교에 등교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립학교인 이 학교는 지난 2월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보낸 공문에서는 "등교 시각을 8시 40분으로 늦췄다"고 보고한 바 있어 '허위 보고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적우수학생 7시 30분 등교... 교육청엔 '허위보고'

2일 서인천고 복수의 관계자들과 이 학교 한 부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 학교는 개학일인 2일에도 지난해처럼 학교 안 2곳에 면학실을 따로 차려놓고 성적 우수 학생들을 오전 7시 30분에 등교하도록 했다. 일반 학생들이 등교토록 한 시각은 오전 8시 10분부터였다.

면학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성적 우수 학생은 130여 명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성적순에 따라 학생 130명을 끊어놓고, 올해도 이 학생들을 면학실로 조기 등교시키고 방과후에도 이곳에서 따로 공부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성적이 우수하지 못한 학생은 아무리 면학실에서 공부하고 싶어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교무부장은 이날 성적 우수 학생들의 면학실 조기 등교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몇 명이 등교했는지는 숫자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8년 2월 국가인권위는 "고교에서 독서실 이용 자격을 학업 성적으로만 정함으로써 입실하지 못한 학생에게 열등감과 소외감을 심어준다"면서 "이런 행위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서인천고는 성적우수자를 위한 면학실을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성적순으로 등교 시각까지 차별한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적 차별 등교 반교육적" 지적에 학교 "자기주도적 학습 차원"

윤재균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서인천고의 행위야말로 학교가 해서는 안 될 반교육적 차별행위"라면서 "교육청에 오전 8시 40분 등교시각을 늦췄다고 보고한 것 또한 허위 보고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무부장은 "자기주도적 학습차원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미리 등교하는 것일 뿐 강제로 등교토록 한 것이 아니다"면서 "성적 우수 학생을 따로 자율학습토록 하는 것이 인권침해인 줄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 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2일 오전 ‘학생의 인권·건강권을 염려하는 어른들’ 모임 소속 회원들이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일 오전 ‘학생의 인권·건강권을 염려하는 어른들’ 모임 소속 회원들이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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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월 초중고에 공문을 보내 '오전 8시 40분에서 9시까지를 학교 등교시간'으로 권고한 바 있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지역 고교 121개교 가운데 18개교가 해당 권고를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보고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권고를 수용한 학교 가운데서도 10여 개교가 허위 보고를 했다"고 자체 조사결과를 내놨다. 반면, 인천시교육청이 허위보고한 학교로 잠정 집계한 학교는 3개교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조기 등교를 시키는 20여 개 고교를 대상으로 3월 중에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의 인권·건강권을 염려하는 어른들' 모임 소속 10여 명의 회원은 이날 오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들에게 아침 수면과 아침 식사는 학생 건강과 학업 효율에 좋은 영향을 준다"면서 "고교들은 9시 등교제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9시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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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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